개인
2023-03-14 ~ 2023-04-02
손정은
무료
070-7543-3767
주택가 골목에 숨겨져 있는 좁은 문을 통과하면, 아름다운 정원을 가진 소박한 집 한 채가 나온다. 나는 이 장소가 대도심 속에 은밀하게 숨겨진 동굴 같은 여성적 공간으로 변모하는 것을 상상한다. 생명을 잉태하고 탄생시키는,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집, 자궁, 무덤.
혹은 알 수 없는 신비로움에 둘러싸인 채, 불가사의한 것들을 탐색하고자 하는 고요한 사원.
집이 여성의 몸을 은유하고, 무덤이 자궁이라고 하는 이야기는 상징이나 신화의 세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는 것이다. 고대 신화 속의 의례나 비의는, 검은 바위로 입구를 막은 동굴 속 무덤에 사흘 밤을 있었던 예수 부활과 같은 구원 종교의 원형이 된다. 나는 나의 창작행위가 영적 변환을 시도하는 연금술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나의 몸, 집, 자궁, 무덤 속에서, 자가수정(Self-fertilization)을 한다는 기이한 상상을 한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나의 작품, 즉 달의 정원(2000), 명명할 수 없는 풍경(2011), 후주곡(2016) 등을 참조하였다. 집 안을 점령하고 있는 여자들은 자가 복제(autoreproduction)를 하듯이 끊임없이 분열한다. 마네킹 머리, 젖가슴, 물어뜯는 이빨을 연상시키는 조각들과 일상의 오브제들은 나의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 기호들이다. 공간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 되는 설치미술의 제목은 전시제목과 동일한 Three Days, Three Night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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