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23-03-23 ~ 2023-04-04
고은주, 김정옥, 남빛, 송지은, 안종임
무료
02-379-4648
지금 우리들 세상-불안.5인5색 展 2023.3.23 THU - 2023.4.4 TUE
<지금, 우리들 세상-불안, 오인오색五人五色> 3.23.∼4.4.
지난 3년, 세계는 코로나로 인해, 인류사이래 처음으로 지구인들은 정보매체를 통해 시시각각 전해지는 지구인들의 고통, 죽음을 보면서 죽음의 공포에 떨면서, 주거와 이동의 제한하에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익명으로 살았고, 르네상스에 이르러 중세의 신본神本대신 인본人本을 택하면서, 중세와 달리 예술가들은 과학자의 길과 명예를 택한 결과, 산업혁명, 현대과학의 발달로 지구인들이 누린 편리함, 이익을 추구한 풍요는 거대한 자연재해와 전쟁, 기아로 돌아와 지구인들을 괴롭혔다.
서구에서는 다빈치가 ‘회화는 자연의 일각一角이라고 했고, 중국회화 미학은 예술을 ‘기획의 산물’과 ‘열정의 산물’로 나누었듯이, 동서를 막론하고 예술가는 천재가 아닌 이상, 자연의 일각, 일각을 쌓아갈 수밖에 없어, 사승師承관계가 중시되고, 박물관이 중시되는가 하면, 명말의 동기창은, 회화작업의 어려움을, 황공망처럼 화가에게 즐겨[樂] 그림으로써 80여 세까지 장수長壽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장수로 인한 오랜 작업도,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하듯이 ’신이 부여하는 영감‘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전통 문인화를 계승했던 명말의 동기창은 이미二米, 즉 미불米芾과 미우인米友仁을 고금지변古今之變으로 인정하면서도, 미불이나 원사가元四家처럼 동원董源의 평담천진平淡天眞을 지향하지 않고, 화의畫意에 의해 그렸기에 만력제萬曆帝시기의 혼란기 상황이 반영된 결과, 자신의 그림을 ‘추상’이라고 평가했는가 하면, 조선 후기, 추사 김정희(金正喜, 1786~1856)는 바람 많고 황량한 제주도, 모슬포에서의 9년간 귀양살이를 생명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초묵焦墨에 가까운 수묵으로 허리 잘린 소나무 등 나무 4그루와 몇 개의 필선에 의해 인적없는 집을 그린 <세한도歲寒圖>(1844년)를 남겼듯이, 작가는 시대 상황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이번 전시의 다섯 한국화 여성 작가들은 한국에서의 여성으로서, 그리고 어려운 현 상황을 반영하여 ‘나’ ‘우리에 시각이 집중되어 있다. 이들의 작품도, 전통 문인들처럼 화의畫意에 의했지만, 시대적 불안은 오인오색으로, 내용도, 표현 방법도 다르다. 남빛과 김정옥은 전통 수묵화로, 고은주와 안종임은 채색화로, 송지은은 채색벽화로 그리면서도, 자신의 화의인, 강한 불안의 표현 방법은 모두 동양의 수묵화, 채색화 전통, 즉 여전히 ‘전통적인 형形에 의한 전신傳神’ 방법으로 색과 형에 의거하고 있다. 고래로 동북아 수묵화의 특징은 명말明末까지 전승된, 당唐, 장언원張彦遠의 ‘서화용필동원書畫用筆同源과 왕유의 ‘수묵선염’이요, 중첩이다, 수묵 용필은 농담과 속도, 비수(肥瘦), 힘, 선염으로 작가의 대상의 인식상 중시하는 점과 입체감의 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수묵화의 경우, 수묵의 특징인, 중요한 인식을 용필의 속도, 비수, 힘을 가진 선線보다 대상의 질감 표현과 그것에 필요한 농담, 배채, 중첩이 사용되고 있다. 남빛은, 뒤에서 배채를 한 후, 앞에서 먹의 흔적이 표피의 세계로 표현되는 농묵濃墨의 중첩을 통해, 잎새 하나 달리지 않은 어지러운 줄기만의 거대한 겨울 나목 한 그루를 극화極化함으로써, 현 상황하에서의 40대, 여성작가로서의 미래와 모성과의 힘든 경계를 강렬한 흑백 대비로 나타내는데, 그 엄중함은 여백조차 그 긴장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김정옥은, 예를 들어, 지상의 모든 존재는 빛과 타자가 없으면, 자신을 볼 수 없고, 물, 유리, 물에 비친 모습을 보고 자신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므로, 존재와 존재를 보게 하는 것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존재를 알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여백의 바다나 강물 대신, 물에 수묵이 가미되어, 비유로 현 상황의 위중함을 전하고, 일렁이는 바다나 강, 즉 ‘물’에서 하나 하나가 자유로이 노닐어야 할 물고기들이 곧 죽음을 예고하는 ‘유리’ 수족관 속에 쌓여 있으면서, 죽음을 앞둔 물고기를 선염渲染과 정세한 표현으로 대상을 알아가는 한편, 생명성을 강조함으로써 생사(生死)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현 상황을 극화함으로써, ‘그 생사生死에 대해 어쩔 수 없음’이, ‘마치 우리같음’이 우리의 불안을 가증시키고 있다. 송지은은, 일찌기 플라톤이 인생을 ‘죽음에로의 길’이라고 했고, 부처님은 인간의 가장 큰 고통을 사고(四苦, 생노병사生老病死)라고 했듯이, 죽음[死]은, 예정된 것임에도, 특히 부모, 자식의 경우는, 인간에게 가장 큰 슬픔이다. 작가는 자신이 진도에서 본 화려한 장례 형식에서의 꽃상여와 상여의 부속물인 저승길로의 인도자인 인물상, 혹은 동물과 식물의 형상인, 극채의 목우木偶 꼭두를 보고, 전통 산수화나 화조화에서 장엄으로(금벽金碧산수화), 또는 아름다운 화조화의 구륵전채鉤勒塡彩로 우리를 위로하던 채색을, 역설적으로 사용하여 붓질 하나, 색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정성스러운 극채색의 장례 행렬을 준비한 결과, 망자亡者에 대한 위무와 좋은 곳으로의 천도를 기원하는 ‘어머니의 죽음의 마지막 여정’을 창안하였다. 그러나 이들 요소는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크기와 배열이다. 위태위태한 큰 버섯 위에 장대한, 아름다운 궁전들처럼 우리가 그 앞길을 알 수 없지만, 실제보다 훨씬 큰 물고기가 자유로이 선도하고, 질서있게 그 길을 따라가며 호위하는 오리들, 주위의 의인화된 동식물 등을 통해 극락으로의 길이 안전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염원과 망자의 이승에서의 고단함에 대한 미안함과 위로, 안전과의 긴장감이 오히려 관자觀者와 작가에게 위로와 평안을 가져다준다. 고은주는, 현대의 발달된 과학 시대에도 해결할 수 없는 자녀의 안녕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우리 전통 무속의 기원祈願문화요 우리 조상들의 해결방식이었던 다채로운 부적, 설위설경設位說經, 지화紙花를 보고, 그리고 오리면서 그 의미를 이해하고 그 집중적인 제작 시간에, 또 채색의 독특한 이상세계로 잠시 피신해 행복을 맛보면서, 행복과 평안을 살아간 조상들의 방법을 다시 생각해 보고, 안종임은 북송, 동원董源의 점자준點字皴에서 유래한 미불과 미우인의 미씨운산米氏雲山의 미점米點을 차용한 다양한 크기의 나무의 녹색과 땅의 황색의 점자준으로 상상력에 의한 주위의 산수, 인간의 형상을 닮은 산수를 그린다. 전통 산수화같이 세勢를 주로 하기에, 우리는 땅을 덮은 층차가 있는 숲의 녹색의 춤추는 산수의 세勢의 흐름의 유희 속으로 들어가 산수가, 자연이 됨으로써 우리의 불안은 사라진다. 간혹 그 속에 바위와 왜소한 집, 인간의 등장은 산수가 우리에게 북송 곽희에서 이어진 경계인 거유居遊의 산수이기에, 대大인 자연에 대한 인간의 왜소함을 상기시켜, 자연과의 조화 속에서의 존재가 평안임을 설득하고, 그것이 어긋났을 때, 우리에게 다가오는 불안,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2023.3.23 김 기주(金基珠, 미학·미술사, 철학박사)
고은주
나비부, 45x45cm,비단에 석채, 2022
부귀부, 비단에 석채, 24K금박, 115x84cm,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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