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개요
■ 전 시 명 : 2023 기억공작소Ⅰ 김미련展 안개의 그림자 Ⅱ
■ 관람일정 : 2023. 5. 3.(수) ~ 7. 9.(일) ※매주 월요일 전시 없음
■ 관람시간 : 10:00~19:00
■ 작가만남 : 2023. 5. 3.(수) 18:00
■ 장 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 기 획 : 봉산문화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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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소개
기억 공작소Ⅱ『김미련』展
전시장 입구 네온 불빛이 야릇하게 반짝이고 내부에 “화이트 크리스마스”음악이 작게 귓가를 맴돌아 70년대 할리우드 영화 같은 익숙한 분위기를 마주한다. 핑크빛 네온의 ‘america’는 우리 근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나라 미국의 스펠링 대문자 A를 소문자 a로 고쳐 고유명사가 아닌 대명사로 변환해 네온 불빛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라이트 아트가 흥미롭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서면 높이 5m에서 내려오는 황마 끈이 커튼처럼 S자 형태로 전시장을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시켜 가상과 현실, 과거와 현재로 이어지는 인식의 경계를 지어 놓았다. 커튼 안쪽에서 체험하는 360도 VR 체험은 과거의 세계 어느 속 우리가 겪어보지 못한 곳으로 인도하며 평범하고 익숙한 아버지의 목소리로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데올로기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작가의 할아버지가 동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월북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불안함이 엄습한 안갯속 철책선속에서 할아버지의 시간에 몰입한다. 커튼에서 나오면 맞은편 현실의 공간으로 들어서게 된다. 그러나 현실 속에도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난한 삶이 묻어나는 아카이브 작품들이 나타난다. 할아버지의 월북했던 좌표를 따라 식물 생태계를 기록한 스캐노그래피 작업, 공소장과 작가의 얼굴 이미지를 풀로 두껍게 제본하고 사포로 갈아낸 새하얗게 빛나는 입체작업, 그 이후로 힘든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남은 할머니들의 시간들을 고스란히 표현한 영상작업을 보여준다. 작가의 고향인 안동 내앞마을에서 내려오는 내방가사 “피란가”가 영상에서 한 서린 삶의 애환을 노래하고 있다. 이 모든 동선에 나타난 수많은 메타포 속에서 작가는 질문한다. 우리 민족에게 정치적 이데올로기는 무엇이며, 특정한 집단의 이익과 편향성이 사회적 삶 전체에 스며들어 어떠한 오해와 갈등의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다시 한 번 초지향성 스피커 아래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 음악에 귀 기울이며 상상해본다. 바닥에 침묵을 강요하는 “still here”를 수놓은 카펫 위에 서서 다시 눈을 뜬다.
역사와 장소, 그리고 사건을 기억하는 우리들의 자세까지 김미련 작가의 독특하고 날카로운 시선이 돋보이는 2023 기억공작소 두 번째 전시 “안개의 그림자 Ⅱ”이다. 작가는 과거를 소환해 현재의 삶과 미래까지 생각토록 한 섬세한 관람 동선으로 기존 역사적 서사를 개인의 서사가 주가 되어 비춰보고 이것이 누구나의 서사에도 포함되는 보편성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동양철학가인 류승완 박사와의 협업으로 개인 서사를 기록학적 측면에서 무명의 개인 서사와 역사적 사실과의 관계를 조명했으며, 애니메이터 손영득 교수와의 협업으로 서사의 초현실적 영상 구현을 통해 시지각적 몰입을 확장시켰다. 이렇게 인문학자와 3D 애니메이션 작가와의 학제간 협업으로 학문적 예술적 지평과 공감의 영역을 입체화시킴으로 작가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명확하고 짜임새 있게 구현했다.
작가 김미련은 ‘역사성과 장소성’을 기반으로 우리가 당장 현실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을 다원적으로 탐구하는 작가이다. 동인아파트 재개발을 둘러싼 이야기<나의 살던 고향은>, <동인동인 東仁同人>, 문화비축기지의 <기억을 걷는 시간들>, <녹색게릴라 자연>, 생명예술제 <DMZ 인제 서화 DMZ 평화> 등의 국내 전시부터 독일에서 펼친 <SPOOKY MENTAL>, <Return>, <nomansland. academy> 등의 다양한 전시까지 사회, 문화, 정치, 생태를 역사 속의 한 맥락 안에 특정한 장소의 관계성을 연결하는 작업을 펼쳐왔다. 또한 사회 속 가려진 비가시적인 면을 가시화하는 일관된 시선으로 그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최적화된 매체를 이용하기 위해 일정한 패턴을 구축하지 않는 다매체 작가이다. 이렇게 우리 주변의 삶과 세계의 흐름을 익숙한 시선이 아닌 깨어있는 시선으로 마주하기 위해, 작가는 자신의 신념을 실현하고 행동하는 태도로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역설하고 있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에릭 호퍼(Eric Hoffer)는 “권력은 부패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나약함 역시 부패한다. 권력은 소수만을 부패시키지만 나약함은 다수를 부패시킨다.”라고 말하며 권력에는 침묵하면서 약자를 향해서 내뱉는 증오나 악의는 당사자가 나약하고 깨어있지 못하기 때문에 힘 있는 자의 부당함에 눈을 돌리고 약한 자에게 필요이상으로 분노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면에서 김미련 작가는 예술이 삶과 이반되는 것을 경계하고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삶으로서의 예술’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사회적 문화적 배경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수용을 통해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정형화된 예술에 무리지어 편승하는 나약함을 버리고 불합리에 대한 사회적 질문들을 쏟아내는 특별한 작가이다.
이번 전시가 다소 무겁고 우리의 삶과 관계없는 과거의 이야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금도 일상 속에서 겪고 있는 내용들이다. 우리민족이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냉전시절 이데올로기 갈등, 전쟁을 겪은 부모 세대에서 파생되는 아픔, 그리고 가까이 우리 주변 생활 속 불합리한 일들에 침묵하는 나약함까지... 익숙한 습관에서 머물지 않고 깨어있는 시선으로 나 아닌 타인에 대한 공감의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단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조동오
안개의 그림자, 2022, VR 3D 영상설치, 4분 (협업 3D애니메이션:손영득)
모든 경계, 2023, 370x445x104cm, 황마실 커텐
still here, 2023, ø 90cm, 사운드 설치, 반복재생
Grandmother’s period, 2023 단채널영상, HD video, 1분
오역(mistranslation)의 피부, 2023, 29.7x42x5cm, 혼합재료
▢ 작가노트
‘그 숲에도 난대림과 온대림과 냉대림은 섞여 있었고 내 마음의 점이지대에도 상록활엽수와 낙엽 침엽수가 혼재해서 자라고 있다.
모든 경계는 가시거리 제로의 허상이고 모든 한계선은 충돌선이자 오리무중의 안개였다.’
황진혁 시인의 ‘線을 지우다’中에서
경상도 안동의 유교 걸로 성장해 10여 년을 독일에서 예술인으로 활동하다 귀국해서 다시 대구와 서울, 해외 활동을 병행하며 지나온 지 15여 년이 되었다.
독일 생활 동안에 생긴 습관이 항상 아침마다 일기예보와 뉴스를 듣는 것이다.
햇빛 쨍한 날이 너무 귀한 날씨 탓과 독일어 학습에 대한 습관 탓이리라.
내 삶의 경험에서 인지되는 상황을 여러 겹의 차원에서 바라보고 통찰하는 방법으로 기억과 시간, 장소를 키워드로 삼았다. 일상의 비가시적인 표면의 속살을 가시화하는 나의 방법은 여러 가지 매체를 활용하면서 기록과 협업의 형태가 주를 이루게 된다. 특히 개인적인 가족의 서사를 통해 안개처럼 뿌옇게 실체가 묘연하면서도 무겁게 드리워진 불안의 정서와 무의식의 세계를 VR영상을 통해 탐험하고 엿보며 심리적 공감 혹은 다른 감정 또는 질문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역사와 장소, 기억, 그리고 몸의 시 지각적, 다각적인 체험을 통해 <안개의 그림자 II>에서 우리가 당장 인지하지 못하는 일상을 다원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존재와 부재의 공존, 과거와 현재의 교차점에서 미래의 기억으로서의 한 단면을 이 전시장을 찾은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
작가 김미련
기억공작소-김미련_안개의 그림자, 모든 경계
▢ 참여작가 프로필
김미련 金美蓮 Kim, Miryeon
경북대학교 디지털미디어아트 박사수료
독일 뒤셀도르프국립미대 학사, 석사과정졸업, A.R.Penck 마이스터슐러 사사
경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 졸업
주요 개인전
2023 기억공작소-김미련,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9 Return, Raum für Raum, 뒤셀도르프, 독일
2018 랜덤 그리드, 랜덤 대구, 향촌문화관, 대구
2016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기획전, 서울
2014 moving scape, 웃는얼굴아트센터, 대구
2012 하정웅 청년작가초대전 <빛 2012>,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1 The spatial Plants, 주)독일한국문화원 코리아갤러리, 베를린, 독일
2010 유리상자-아트스타 김미련, 봉산문화회관, 대구
2009 올해의 청년작가초대전,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8 before-after, 숙명여대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서울
2007 moving Image, 야누어 갤러리, 보쿰, 독일
Remapping Worringerplatz, 글라스하우스, 뒤셀도르프, 독일
주요 단체전
2022 리카(RICA 이상춘현대미술학교) <대안길을 나서다>, 쎄라비 음악다방, 대구
nomansland.academy 2. <Raum für Kunst>, 뒤셀도르프, 독일
nomansland.academy 1. <사람없는 땅, 땅없는 사람>,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기억을 걷는 시간들>, 문화비축기지 T5 기획, 서울
23회 대구단편영화제 <파동>,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대구
<TOGETHER / A LESSON WITH PENCK!>, Colener Zimmer, 뒤셀도르프, 독일
수성아트오딧세이 #4시간의 피부, 수성아트피아&소나무갤러리, 대구
Hidden_Messages, Galeria Cenzontle, 멕시코시티, 멕시코
2021 양가성은 이제 새로운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Gallery Lachenmann Art, 프랑크푸르트, 독일
월간 인미공 8월호 <점멸하는 집>, 인사미술공간, 서울
HIDDEN Messages, AllArtNOW, 스톡홀름, 스웨덴
2020-21 '예술밥' 전환의 시대:예술노동, 밥에 관한 새로운 상상,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2020 새로운 연대 New Communion 릴레이 드로잉, 대구미술관, 대구
2019 20회 대구단편영화제 <비욘드더라인>, 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대구
Die Grosse 2019, 쿤스트팔라스트 미술관, 뒤셀도르프, 독일
대구 아트레전드 이상춘,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도입시더 Do it Theater 2019-디지털지신밟기,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Cube&Boxes, Raum für Raum, 뒤셀도르프, 독일
또 다른 가능성-드로잉,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8 사루비아 20주년 기념전<프리퀄 1999–2018>,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일상생활비판,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칼라풀 컨버젼스, 경북대미술관, 대구
아티스트 북 <I-Message>,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 대구
2017 미디어아트 상영회 29.97, 부산 영화의 전당 인디플러스, 부산
Deagu in Tact,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우리 우상, 아트스페이스 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도시의 산책자-공통도시, 기억, 생태, 범어아트스트리트, 대구
2016 KUNSTPOSTSTELLE예술우체국, Gallery GEDOK, 베를린, 독일
2015 무심, 소마미술관, 서울
내가 부른 노래가 고래가 되고, 파도가 되어, 문화아카이브 봄, 서울
삼평리에 평화를, 대구독립영화전용극장 오오극장, 대구
Discussion Exhibition#1 예술가들의 '썰', 아트스페이스 펄, 대구
2014 다원예술프로젝트 <내용증명>,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무빙트리엔날레, 부산일대
저항예술제,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Kunst Punkte 2014, 아틀리에 오픈 하우스, 뒤셀도르프, 독일
옥상의 정치_지역연계프로젝트 <옥상민국>, 문래동 일대 옥상/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메이드 인 코리아, 유진 유토픽 국제아트비디오 페스티벌, 노르망디, 프랑스
도입시더Do it Theater-산책퍼포먼스파티,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2013 전람회의 그림-전시예술과 공연예술의 만남, 아양아트센터 블랙박스극장, 대구
Daegu Media Art ZKM 2013 <Better Than Universe>,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Videoabend, 야뉴어 갤러리, 보쿰, 독일
2013 Glassbox Artist Project, 봉산문화회관, 대구
2012 삶+소통, 영상예술의 도시, 국립대구박물관, 대구
유목적 상상, 컨티넨탈 갤러리/CAI 02 갤러리, 사포르, 일본
Asia Contemporary Art Show, 홍콩2012, 홍콩
Kunstfilmtag 2012 <language is the House we live in>, Malkasten, Dusseldorf, 독일
<D Artist>, 대구미술관, 대구
2011 영상예술의 도시-대구, 국립대구박물관, 대구
Now in Daegu 2011 <예술의 이익>,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특설전시장, 대구
2010 2010 청년작가미술프로젝트 <Fragmented Paysage>,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Artfilmday 2010, Malkasten, 뒤셀도르프, 독일
CIGE 2010 베이징아트페어, 중국
Vision&Reflection 2부: 사물-일상에 말을 걸다, 경북대미술관, 대구
2009 GoStop, 쿨투어반호프엘러, 뒤셀도르프, 독일
포토코리아 2009-슈팅이미지, 코엑스, 서울
Struggle-미술적 이상을 향한 6인의 고투, 시안미술관, 영천
2008 <ASTADKAD: ZKF: IKBB.34> - Kurzfilmabend, 블랙박스, 뒤셀도르프, 독일
Farbe Licht Raum, St. Marien, 라데폰발트, 독일
2007 Kunstfilmtag, Malkasten, 뒤셀도르프, 독일
2006 sound of Mu, Kunstplattform, 오슬로, 노르웨이
2005 The Cartesian Corridor, 쿤스트라움 인스부룩, 인스부룩, 오스트리아
Palette Project 미디어 퍼포먼스의 밤, 쿤스트라움, 뒤셀도르프, 독일
현대미술에서의 일루젼, 우퍼 슬레지안 스테이트 뮤지엄, 라팅엔 훼젤, 뒤셀도르프, 독일
2004 Movienight <Urzula>, 판코갤러리, 베를린, 독일
1994 민중미술 15년, 과천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전시기획 및 프로젝트
2022 <nomansland academy 사람없는 땅, 땅없는 사람> 공동 기획,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2020-21 <Hi, A new Home> 전시기획, 수창청춘맨숀, 대구
2020 <이야기;가치 잇다> 기획 및 증강현실마을지도 제작, 대학문화예술키움, 행복북구문화재단, 대구
2019 <‘동인동인 東仁同人’ - linked> 프로젝트 기획, 봉산문화회관/동인아파트, 대구
2018 <THAAD BREAKER> 전시&상영 기획,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삼삼다방, 대구
2017 <In-Daegu 미디어파사드 - VISIBLE, INVISIBLE CITY> 예술감독,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5 2015 강정 대구현대미술제-로컬포스트의 전체작품 디렉팅, 강정보 일대, 대구
작품소장
대구미술관,독일 한국문화원, 국립 과천현대미술관,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팔레스트 뮤지엄, 대구문화예술회관,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용인 근현대사미술관, 독일 프랑크푸르트 라헨만아트갤러리 등
레지던스
가창창작스튜디오 4기, 대구예술발전소 텐토픽프로젝트 1기
현) 프로젝트 그룹 <local post> 대표
edukimi@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