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미재미술관 개관 10주년기념전
○ 기획의도
자연 그리고 마을과 함께한 산촌의 미술관, 그 10년의 여정
2013년 창작스튜디오 개설과 함께 경기도 사립미술관 등록 인가를 받은 설미재미술관은 2007년 설립 이 후 가평 지역의 미술가를 발굴, 조명하고 지역 내 활동기반을 제공해왔으며, 지역민을 대상으로 자연미술 체험교육을 꾸준히 진행해 지역 특성화 미술관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였다. 2013년 설미재미술관 공식 개관전 <서울 방법 작가회 기획초대전>을 시작으로 매년 꾸준히 가평 지역에 기반을 둔 작가를 조명하는 전시를 이어왔으며 오는 5월 개관 10주년 특별기획전을 통해 설미재미술관의 역사와 함께한 13인의 지역작가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9인의 타지역 작가를 초청하여 지역 작가의 작품 창작과 교류, 담론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온 설미재미술관의 10년 여정을 되짚어 본다.
1. 지역 공공미술관의 역할 제시
설미재미술관은 작가 레지던시 시설을 완비한 창작스튜디오 및 자연미술 체험장, 야외 조각공원 등 다양한 기반 시설을 갖추고 매년 신진작가 초대전을 지원해 왔다. 농촌 지역 미술관의 특수성을 고민하는 <아트팜 프로젝트>를 통해 국공립미술관의 대안을 도모하고자 한 부분에서 지역 사립미술관의 공공적 역할에 대한 미술관의 섬세한 고민은 높게 평가된다. 지역 미술가들의 창작 및 발표장으로서의 미술관 기능을 넘어 교류를 통한 연대와 공공성 생산에 방향을 두고 지역 내 공공미술 확대에 목소리를 높여 지역 미술문화의 활성화에도 앞장서왔다. 지역 미술가들의 사랑방으로, 든든한 조력자로 자리매김한 설미재미술관은 지역 공공미술관의 이상적 모델로 소개된다. 산간지역이지만 풍족한 휴양시설과 지역민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가 높은 수도권에 근접한 지리적 특성은 지역 특성화 미술관의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했다. 또한 가평은 스마트팜의 실험지역으로 농업 선진화와 문화관광 양방향 성장을 도모하는 지역 행정정책에 발맞춰 그 역할을 제시한다.
2. 포스트 코로나 시대 기후변화를 화두로 ‘자연미술관’의 역할론 제시
지리적, 환경적 위치로서의 자연 친화적 공간을 가진 미술관 혹은 자연을 주제로 다양한 미술관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제시하는 미술관으로서 ‘자연미술관’이라는 수식을 사용했다면, 설미재미술관은 ‘자연미술’을 더욱 실용적이고 다양한 장르에 적용 가능한 개념으로 접근해 지역의 환경과 생태, 산업까지 현대미술과 연결지어 대안적이며 실천적인 미술관을 제시한다.
팬데믹과 기후변화로 인한 미술관 문화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험한 도시의 미술관과 반대로 인구밀도가 낮은 산중에 위치하여 야외전시 중심의 운영이 가능해 코로나 등 사회적 재난상황에서도 오프라인 전시에 자유로운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체험적이고 참여적인 전시 기획을 지속해왔다. 농업과 산림휴양산업 중심인 가평지역 맞춤 미술관 문화형성을 목표로 농예문화와 현대미술의 접점을 고민하고 지역 문화관광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힘쓰고 있으며, 지역 특성화 미술관으로서 농업과 융복합을 시도하여 한국 현대미술과 미술관 문화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아트팜으로 제시하는 新농경문화
가평지역 농업문화에 근간을 둔 <아트팜>은 농경지의 환경미화 및 조경예술에 머무르지 않고 21세기형 농업과 농경문화의 변화에 발맞춘 농업의 가치를 재조명함으로서 인류가 직면한 위기에 대한 해답을 구하고 다시 공생관계로서의 자연을 바라보는 태도로서 그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농업기술 발전으로 인한 생산성 증진에 치중한 현대 농업 뒤에 가려진 자연에 의존한 농부의 철학과 이제는 그 의미를 상실한 자연을 추앙하고 풍요를 비는 과거 농경문화의 제의적 가치를 현대미술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그 의미를 상기시켜 자연 친화적 정서를 일상과 연결시키는 것이다.
<아트팜>을 통해 주목하는 21세기형 농경문화공동체 의식은 오늘날의 도시에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이며, 농업문화 예술의 접점을 만드는 거점지역으로서의 미술관의 역할을 완수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또한 <아트팜>이 말하는 도농문화는 도시와 농촌의 긴밀한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지 영농문화의 계승을 위함인 것인지, 그리고 농촌은 도시의 대안인지 회귀인지, 많은 질문으로 시작하지만 하나의 분명한 목적은 소멸되어가는 향토문화의 복원이 아닌 농경문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오늘날의 농부를 소개하고 그들의 자연철학을 도시에 반영함으로써 도시의 대안이 아닌 진보한 문화로서의 도농세계관을 소개한다.
다시 시작하는 여정, 자연과 농부의 삶을 기록하는 미술관
농촌문화를 기반으로 한 가평 지역문화를 현대미술로 읽고 쓰기를 시도해 온 설미재미술관은 지역을 기록하는 공공미술관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해 왔다. 하지만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지역 특성화 미술관으로서 지역을 재발견하고 기록하는 방법론에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 위해 향토문화와의 융복합을 시도하여 문화의 대안성과 상호성을 중시하는 현대미술관의 방향성에 집중하고자 한다.
미술관의 전통적 기록 범주를 작가와 작품, 미술사에서 공동체와 장르 융복합 실험의 기록물, 지역사로 확대해 미술관의 탈중심화를 이루고 상호작용의 장으로서 미술관을 재구성하고자 한다. 기성 미술문화의 보존적, 계승적 기능의 미술관에서 벗어나 지역의 이슈를 더 중점적으로 다루는 탈미술관을 시도해 공간적, 기능적 미술관의 고정관념을 깨고 지역 특성화 미술관의 미래를 전망하는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한다.
설미재미술관 10주년 특별 기념전 2부_ Boundary of Contemporary Art
전 시:2023. 6.1-6.30
오프닝: 6.1(목) 오후 4시
참여작가: 강경구, 김명진, 김중식, 노재승, 박시현, 염기현, 최인호, 추 경, 황성준
세미나: 2023년 6월 1일 오후 3시
장 소: 설미재미술관 세미나실
현대미술 그 경계를 넘어(발제.김수정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