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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수영 전: 보물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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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관이 2023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오랫동안 한국의 전통적 미감을 새롭게 재해석해온 서수영 작가의 신작 30여 점으로 개인전 ‘보물의 정원’을 4월 11일부터 6월 11일까지 경기도 용인시의 한국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지난 30여 년 동안 서수영에게 가장 큰 과제는 ‘한국 전통회화에 담긴 특유의 감성미를 어떻게 현대미술로 재해석할 것인가’였다. 단순히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을 잇는 과정을 넘어, 동시대의 감성적 코드와도 교감할 수 있는 ‘현재 진행형의 한국미’를 찾기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이러한 서수영 작가의 행보는 우리 현대인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요구하며, 새로운 미적 경험들을 통해 한국 회화의 자긍심을 다시 전하고 싶은 바람의 실천이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개관 40주년을 맞은 대표적인 사립미술관 한국미술관(관장 안연민ㆍ장은재)의 초대전으로 진행된다. 이미 10년 전 ‘황실의 품위’전으로 서수영 작가와 인연을 맺은 한국미술관은 “한국이 지닌 무한한 전통적 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우리의 가슴에 숭고한 아름다움으로 새로운 울림을 전해주는 작품”이란 점을 높이 평가해 초대전을 기획했다고 전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조선의 백자와 달항아리 모티브를 한지 부조 작업으로 되살린 ‘보물의 정원’ 시리즈이며, 전시의 제목도 같다.

서수영은 조선백자의 형상 안에 지금까지 실험해온 ‘한국적 미감의 다양한 해석’을 구현해냈다. 오랜 기간 채색화에 매진했던 노하우를 살려 고도의 세밀함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금채화 기법을 더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만들어내고 있다. 흔히 조선시대 백자 혹은 청화백자는 문인 정신의 표상으로 담백한 미학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는데, 여기에 서수영만의 절제된 화려함을 더했다. 이러한 서 작가의 지향점을 좀 더 깊이 있게 조명하기 위해 이진명, 안현정 두 명의 미술평론가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작품을 분석했다.

미술평론가 이진명은 “서수영 작가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인물을 다루었다. 승무와 꽃과 여래와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를 다루었다. 그것은 철저한 자기훈련으로부터 내면의 문을 열고자 했던 지난한 과정이었다. 작가는 드디어 의식의 흐름, 이물관물, 명징한 의식으로서의 연못(내면)의 깊이를 체득한 것 같다.”고 이번 전시의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미술평론가 안현정은 “서수영의 최근작들은 한국화나 동양화라기보다 회화적 마티에르가 스미는 독특한 구조에서 ‘K-Fine Art’로 읽어야 하지 않을까. 작품 사이에 보이는 태극 문양들은 ‘근대화가로서의 정체성’을 다시 묻기 위함이고, 17~19세기 국보(國寶) 위주의 백자가 눈에 띄는 것은 ‘최고 미감을 향한 최선의 과정’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작가는 조선왕조의 왕실 그림으로 출발했지만, 2015년 영은미술관의 ‘태극기 전시’ 이후 작품 주제에 대한 관심사가 전환되었다. 한국 전통미의 관심을 잇되, ‘한국의 마음을 담아낸 진짜 미감을 어떤 표상으로 담을 것인가’에 대한 답을 구하게 된 것이다. 그 긴 고민의 끝이 바로 ‘조선의 청화백자’였다.

서수영의 이번 ‘보물의 정원’ 전시의 메인 모티브는 ‘화면 전체를 차지한 달항아리’이다. 그 안에 매화를 비롯한 여러 문학적인 요소를 가미했지만, 그 항아리 형상 주변으로 바람에 목도리를 휘날리는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를 그려 넣은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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