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갤러리 도스 기획 윤서영 ‘파라노말 페스타’
2023. 5. 3 (수) ~ 5. 9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윤서영 ‘파라노말 페스타’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3. 5. 3 (수) ~ 5. 9 (화)
2. 전시서문
환상과 현실의 순환
김민영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인간은 현실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꿈과 상상의 세계를 바라며 공상을 통해 욕망을 충족시키곤 한다. 공상이란 이성의 지배를 받지 않는 비현실적인 사색의 꿈으로, 심층에 드러난 사실로써 표출된다. 이렇듯 공상의 실체가 진실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현실을 넘어선 존귀한 행동으로 나타나 예술가에 있어서 창조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에 윤서영 작가는 심연으로부터 떠오르는 미지의 감각 또는 직관이 공상의 의지를 실행케 하여 자신이 사고하는 삶의 주관적인 해석을 통해 외적인 형식과 형태를 갖춘 예술작품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이런 욕구는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하고도 기묘한 인물들의 세계로 풀어낸다.
작업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매우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마력을 가진 세이렌을 모티브로 새로운 인물들로 재창조시켜 서사를 대변한다. 이는 단순한 대상이 아닌 의식이 내재된 현재를 살고 있는 물리적 주체로서 공상의 세계와의 매개체가 된다. 수분을 머금은 얇게 깔린 아크릴의 표현은 작가의 과감하고도 섬세한 붓의 터치를 잘 보여주며 마치 생동하는 듯 보는 이로 하여금 화면 속 세계로 깊이 끌어들인다. 깊은 심해인지 광활한 우주인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 안에서 인물 저마다 각자의 욕망을 드러낸 채 고요하고도 잔인한 전투를 준비한다. 가면을 쓴 인물들은 경쟁적이고 비인간적인 요소로 팽배해진 현대 사회를 살아가며 인간성을 상실한 본능과 욕망만 남아있는 듯한 시선으로 어딘가 응시하고 있다. 작가는 작품 속 인물의 보석처럼 빛나는 큰 눈과 보는 이의 시선이 마주하도록 의도하여 시선 너머에 숨겨진 진실 된 모습과 의미를 유추하는 과정을 이끌어 주며 작품과 끊임없이 소통하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눈이라는 소재는 효과적인 내면세계의 표출과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언어적 역할과 서사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작품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인물 위 또는 아래로 도형 형태의 레이어가 한 겹 덧입혀 보이는 점인데, 각각의 도형은 표면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우주와 영혼, 현실세계, 인간의 삶 등을 상징하는 밑바탕이 되어 심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켜 감상에 재미를 더한다. 전반적인 작품을 구성하는 색채는 환상 속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자연에서 가장 드물다할 수 있는 청색이 아우르는 파랑, 군청, 남색, 남보라 등의 색으로 채택하여 신앙적이고 고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청색 계열의 색 조합은 섬세한 아름다움과 환희를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슬픔, 혐오 등 심리적인 동요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촛불의 푸른 부분이 가장 온도가 높은 것처럼 실재에 있어서 가장 높은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는 색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에 따라 인물표현은 타의로 통제될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의 상징과 불멸의 상징으로 나타나 이상을 갈망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공상에서 출발한 이미지가 현실이 되고 다시 작품 속에서 환상이 되는 순환을 보여준다. 작품의 토대가 되는 욕망하는 자아와 타자, 욕망이 반영된 현실세계를 인식하여 작가가 창조한 세계에서 욕망이 충족된다. 작품 하나하나가 단조롭지 않고 개성적으로 표현되어 응시하는 쾌감을 준다. 그 결과 시선을 집중시켜 어느 순간 낯설고 오묘한 기운에 빠져 마치 꿈꾸듯 새로운 현실을 찾아 나서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무한한 공상의 세계에서 환상과 현실을 오고 가며 더 다양한 경험을 떠올려보고 그 경험을 통해 고통, 슬픔, 기쁨 등 여러 감정들을 공유하고 위로받기를 바란다.
에고이스트, 162.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3
위버스테일, 162.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3
파라노말 페스타, 162.2x130.3cm, acrylic on canvas, 2023
호스트 필의 룰 카테르와 나메티, 60.6x72.7cm, acrylic on canvas, 2022
세이렌의 전쟁 시리즈, 72.7x90.9cm each, acrylic on canvas, 2022
Gaze, 72.7x60.6cm, acrylic on canvas, 2022
3. 작가노트
세이렌은 거듭되는 침탈 속 날개와 목소리를 잃은 채 자신만의 싸움을 준비한다. 맨티스가 사랑과 죽음을 함께 직면해야 하는 것은 그들 종족의 숙명이다. 화성의 새로운 입법체계는 사람들에게 책임과 의무가 아닌 권력을 쥐여 준다. 이는 모두 내가 엮고 있는 서사 속 인물들이 마주한 상황이다.
뉴스나 만화, 라디오와 같은 매체는 현실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이해관계와 사건 사고를 알려준다. 세계 곳곳의 일들이 매체를 거쳐 건조한 정보로 전달되면, 나는 이 단초들에서 공상을 시작한다. 그 안에서 새로운 인물들이 탄생하고, 이들은 기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하며 저마다의 욕망을 드러내기도 한다. 공상을 거치며 건조했던 정보는 축축하고 꿈틀거리는 감각을 얻는다.
어색한 전쟁을 꾸려나가는 세이렌의 장면들은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두고 온 러시아 군인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성관계 후 여성이 남성의 머리를 먹는 기괴한 종족은 같은 문제를 남녀 모두에게 적용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괴리감을 사마귀의 특성과 연결 지어 탄생했으며, 화성에서의 새로운 사회구조와 입법체계는 특히나 요즘의 경제와 사회 전반에 걸친 위기감에서 나온다.
비현실적인 공상의 상황 앞에서 인물들은 여러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들은 분투하고 싸우고 슬프고 아파한다. 인물들의 감정과 욕망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그들은 이미 어떤 세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주체처럼 보인다.
작업 또한 인물처럼 공상 속 상황과 물리적 환경에 맞물려 흘러간다. 미디움이 뿌려진 질감에서 안테모사 섬의 보석수가 나타나거나, 우연히 맘에 들지 않는 밑칠을 뒤집었더니 <맨티스러브> 시리즈에 나오는 인물들의 인상착의가 그려졌다. 이렇듯 내 서사와 회화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로가 뻗어 나가는 것을 도와준다.
4. 작가약력
윤서영(Youn Seo young)
Email: youngclover@naver.com
Insta: @black_hongci
2022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개인전
2023 파라노말 페스타, 갤러리도스, 서울
단체전
2019 아시아프, DDP, 서울
2021 펼쳐눌러접은, HOMA, 서울
2022 Waiting Room, 수치, 서울
2023 씨실과 날실 위에서 마음껏 휘청이기로 해요, DIVE,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