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손 개인전 《인왕목욕도》
■ 자하미술관 1,2,3관과 좌우 숲에서 펼쳐지는 대지미술가 지나손의 인왕상상도
■ 숲 길을 거닐며 지름 5미터의 ‘여름에 피는 색’과 다양한 상상도를 만난다
■ 인왕산 산불이 났던 곳에 욕조 오브제 <황금연못>설치, 새 생명과 정화 메시지
■ 개념으로 풀어 낸 <허공을 그리다> 드로잉 퍼포먼스
■ <빗질하다> 퍼포먼스와 염소똥 드로잉 등 야외에서 관람객과 함께하는 다양한 즐길거리 및 예술체험
전시 안내
○ 전 시 명 : 《인왕목욕도》
○ 전시 기간 : 2023년 6월 1일(목) ~ 6월 11일(일)
○ 전시 장소 : 자하미술관 1, 2,3관 및 좌우 숲 3천여평
○ 전시 장르 : 대지미술에 기반을 둔 설치, 회화, 사진, 비디오, 조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임
대지미술가 지나손 자하미술관 <인왕목욕도 仁王沐浴圖 > 작업내용 살펴보기
글 기획 / 키미킴 Kimmie Kim
대지미술 (land Art)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지나 손 작가가 이번에는 미술관 내부는 물론이고, 인접한 인왕산 숲 자락에서 예술적 상상을 확장, 다채로운 작업을 선 보인다.
본래는 자하미술관을 기준으로 동쪽의 숲을 이용하여 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설치 미술을 계획 했다. 하지만 지난 4월 2일, 인왕산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일어나면서 타버린 서쪽 숲 까지 전시 공간으로 포함시켰다. 아름답고 의로운 자연에 대한 칭송으로 시작한 작업에서 위로와 용서를 통한 숲의 새 생명 탄생 기원까지 감당하기로 한 것이다.
몸이 아팠던 작가는 목욕을 할 때마다 몹쓸 병이 같이 씻겨 나가길 바랐고, 인왕산의 좋은 기운이 개인은 물론 혼돈의 시대를 맑게 치유하길 바라면서 ‘인왕목욕도’라는 주제를 들고 나왔다. 작품에 자연을 개입시켜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큰 맥락인 지나 손의 이번 전시는 미술관의 동쪽과 서쪽 숲에서 대지의 노래들이 펼쳐진다. <인왕 상상도>, <여름에 피는 색>, <떠도는 동그라미>의 설치 작품들이 동쪽에 위치할 예정이고, <황금연못>제목을 지닌 작품은 서쪽에 자리할 것이다. 미술관 내부에는 <허공에 그리다>와 <지나의 상상 속으로>라는 제목의 작품이 공개 된다. 대지미술은 자연에 미술이 잠시 머물다 사라지는 특성에 따라 전시는 비교적 짧게 진행 할 예정이다.
작가는 대지미술을 기반으로 주제에 따라 회화, 퍼포먼스, 사진, 비디오, 설치, 판화 등 다채로운 매체를 선보여왔다. 서해안에 1천개의 튜브를 띄워 코비드에 대한 인류의 저항을 다룬 국제 프로젝트 ‘PLAY BUOY’, 안동 밀밭 3만평에서 펼쳐진 ‘허공을 드로잉하다’ 시리즈와 조선시대 기와 집 한채 분량을 해변으로 이동시켜 자연의 맥동에 의해 작가의 의지가 해체되거나 변이되는 과정을 지켜본 대지미술 작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이번 자하미술관 전시 이후 ‘2023 키아프’에 단독부스를 배정받아 자연에서 기인한 드로잉과 일부 영상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하미술관 제1관 :
오프닝 날 ‘허공을 그리다’ 드로잉 퍼포먼스는 150호 사이즈 캔버스 앞에서 진행되며, 작가는 에너지로 ‘허공에 흔적이 있으나 흔적 없는 그림’을 그리게 되고 작가사인을 하면서 마무리. 입구 쪽에 300호 <월하만물도>가 배치된다. 이 그림은 자하미술관 중앙을 기점으로 동화(東畫)와 서화(西畫)의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만물도다. 작가는 이 시기 자연에서 낯선 사회적 컬러 핑크색을 주조로 정해 드로잉선으로 만물도를 그려냈다. 모든 것이 보이지 않는, 혹은 달빛 아래서 나타날 수 있는 침묵적이고 명상적인 사물의 기운을 가상의 컬러를 설정해 몽유적이고 생동감있게 그려냈다.
자하미술관 제2관-3관 : 지나손의 상상속으로
대지미술을 기반으로 사진, 설치, 영상, 페인팅, 판화, 퍼포먼스, 조각 등 모든 매체를 넘나들며 개념성 짙은 작업을 진행해 온 지나손 작가의 상상 생성법. 드로잉에서 오브제, 판화까지 다양한 작업들이 등장하며 이 모든 작업들은 충분한 텍스트를 통해 이해를 돕는다.
동화(東畫): 미술관 왼쪽 숲 공터(야외)를 중심으로 작가가 천착해 온 기하학적(동그라미) 상상도가 펼쳐진다.
1. <여름에 피는 색> : 천을 촘촘히 세워 색으로 피워낸 5미터 조형물. 작가는 이 설치물을 마치 꽃을 심듯 호미로 흙을 돋워 심었으며, 이 행위는 드론으로 촬영됐다. 문명의 피부인 천을 자르고 감아 마치 꽃송이를 심듯 숭고한 식재 행위를 통해 지구의 모든 사물은 같은 에너지를 공유한다고 말하고 싶어한다.
“무엇이 가상이고 무엇이 실제인지 답은 없다. 이 허튼 질문에서 문명은 새 싹이 나고 촉수가 흔들리는 것이다” 지나손
2. <인왕상상도> : 500호 캔버스, 300호 캔버스, 150호 캔버스, 100호 원형 캔버스 등이 숲의 특정 장소에 설치되어 상상도를 그려낸다. 뚫어 놓은 구멍을 통해 나무가 들어오고, 그림 위로 그림자가 얹어지고, 바람은 캔버스를 흔든다.
“나의 의지와 자연과의 합작을 보고 싶다. 실내에 있어야할 캔버스를 밖으로 꺼내 와 이슬을 맞히고 자연이 간섭하게 하는 이유다. 대자연 속에 문명의 캔버스가 개입, 수평 수직적 시간이 합해진 신화적 인왕상상도로 끌어내 졌으면 한다”
지나손
서화(西畫) : 4월2일 화재가 있었던 미술관 서쪽에 작가는 <황금연못>을 설치했다. 그리고 작가의 정체성이 묻는 안면도서 신던 운동화 한 켤레를 나무에 걸어 놨다. 이 황금 욕조는 이번 프로젝트의 큰 제목 <인왕목욕도>를 나오게 한 오브제다. 인간의 실수로 서울의 우백호 인왕산일부는 숯덩이가 되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시커멓게 타서 죽어가고 숲은 검게 변했다.
1. <황금연못> : 검게 그을린 숲에 인왕목욕도의 오브제인 황금 욕조를 놓았다. 몇 개의 샤워 커튼이 나부낀다. 불에 타 메마른 산에 물의 기운을 옮겨 놓은 것이다. 생명은 물에서 시작되었다고 믿는 작가는 이 검은 산은 물의 신화로 인해 소생의 길이 있다고 믿는다. 이 설정에서 신라의 수행자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의 설화를 끌어냈다. 목욕도의 근간 욕조는 황금물에 목욕을 하여 성불한 신화를 불러들인 것이나 그 속에는 새 생명과 탄생에 대한 기표를 담고 있다.
‘사월초파일날 노힐부득에게 한 여인이 찾아와 하룻밤 묵어갈 것을 청했다. 여인은 바로 아이를 낳았고 목욕하기를 원했다. 노힐부득이 여인을 씻기자 물이 황금색으로 변했다. 여인은 노힐부득에게 함께 목욕할 것을 청했고, 그 물에 몸을 담그는 순간 ‘정신이 상쾌해지고 살갗이 금빛으로 변했다’고 한다. 달달박박이도 남은 물에 몸을 담갔고, 이 둘은 성불하여 미륵불과 아미타불이 되었다.’
지나손은 1년 전 힘든 수술을 했다. 항암 고통을 견뎌내면서 작가는 하루 두 번 이상 뜨거운 물에 몸을 씻어내는 목욕행위에 집착했었다. 독한 약물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정화 행위 이었을 것이다. 해서 욕조를 숲에 놓으면서 작가는 씻김과 정화, 치유의 행위로 연결되기를 바랐다. 본인이 건강을 회복했듯이 이 불에 탄 숲도 새롭게 태어나기를, 신화적 행위를 통해 풀어내고자 한 것이다.
“설화 속 두 수행자가 목욕을 하고 붓다가 되었듯이 이 욕조는 아프고 고통을 겪는, 혹은 검게 타버린 이 숲의 생명들에게 치유와 정화의 행위가 되었으면 한다. 이 목욕도의 목적은 어쩌면 메마른 현대인들에게 휴식과 아름다움, 좋은 기운, 위로를 건네는 시원한 약수물 한 잔 같은 것이다”
지나손
관람객과 함께하는 염소똥 드로잉 ‘염소똥에서 탄생한 콩싹’ : 2회 실시. 염소똥에 먹물을 묻혀 전면에 걸어 놓은 광목천에 던져 ‘허공을 드로잉’하게 되는 순환 퍼포먼스. 이 똥은 콩과 함께 그 자리에 심어져 늦가을 콩을 거두는 순간까지 지켜보게 된다.
관람객과 함께하는 <비질하다> 퍼포먼스 : 빗자루를 들고 온 30여명 관람객들이 지나손작가를 따라 5미터 원형 <여름에 피는 색>을 돌며 마치 비질하듯 ‘허공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한다. 이 퍼포먼스가 끝난 후 큰 천에 참가자들이 공동 먹물 드로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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