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예술실험공간 스페이스유닛4(SPACEUNIT4)에서 김성현 개인전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가오는 7일부터 24일까지 열린다.
스페이스유닛4는 작가들과 평론가가 협업해 운영하는 예술 공간으로 다양한 예술적,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2023 작가공모 선정 작가인 김성현은 내면에 우울을 안고 살아가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이번 선정 전시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없는 존재》에서는 렌티큘러와 피그먼트 프린트 매체를 이용한 평면 작품 총 9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성현의 작업은 심한 우울증으로 오랫동안 폐쇄병동에 입원한 일로부터 시작됐다. 작가는 교사에게 성폭행당하여 자살 시도를 한 중학생, 하루 종일 “병옥아”를 외치다가 지쳐서 잠이 드는 할머니, 그리고 작전 수행 중에 사고를 당해서 한쪽 다리가 망가졌지만 돌아온건, 동료들의 조롱과 배신뿐이었다던 군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작가는 폐쇄병동에서 만난 여러 사람을 비롯하여 주변인의 ‘우울’을 목도하며, 작품은 더 넓은 세계로 확장됐다.
작가는 인터넷에서 불특정 인물들을 선택한 뒤 서사적 개입을 통해 이들 이미지를 결합하여 단일 이미지로 완성한다. 인터넷에서 이미지를 선택할 때, 명확하고 특정한 기준은 없다. 단지 ‘사람‘, ‘人間‘, ‘Human’등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를 검색하고 눈에 보이는 이미지를 선택할 뿐이다. 우울에도 다양한 원인과 관점이 존재하며, 우울증에 걸린 사람과 아닌 사람을 표면상에서 쉽게 특정하고 구분 지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작품의 제목 또한 ‘무제’로 통일되며, 색상이나 채도 없이 명도의 차이만을 가진 작업 방식을 가진다.
김성현은 이번 전시에서 ‘렌티큘러’를 주 매체로 사용한다. 렌티큘러란 양안시차에 의한 착시효과 원리를 활용하여, 평면적인 2D 이미지를 3차원적인 영상물로 재구성한 인쇄 매체다. 작가는 “우리는 사회적 상황과 관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겪게 되는데, 이로부터 감정적, 심리적인 개개인의 특성이 함께 공존한다“라고 말한다. “단 하나로 정의 내릴 수 없는 존재, 즉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를 복수의 이미지들로 결합하여 렌티큘러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부합된다고 느꼈다“라며 렌티큘러를 매체로 선택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관객들은 작가의 작품을 통하여 이러한 존재들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전시는 6월 7일부터 24일까지 매주 수요일에서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무제_pigment print_29.7 x 21cm_2020
무제_pigment print_29.7 x 21cm_2020
무제_lenticular_80.3 x 100cm_2021
무제_lenticular_145.5 x 112.1cm_2021
무제_lenticular_53.0 x 45.5cm, 90.9 x 72.7cm, 116.8 x 91cm_2022
전시전경
전시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