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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타지를 소요(逍遙)하다: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3-08-30 ~ 2023-10-14

  • 참여작가

    이숙자, 김인옥, 유혜경, 이영지, 이진주, 김민주

  • 전시 장소

    선화랑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2.734.0458

  • 홈페이지

    http://www.sungallery.co.kr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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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제목:  현실과 환타지를 소요(逍遙)하다: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 
전시 기간:  2023. 8. 30 - 10. 14, 일요일 휴관
전시 장소: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5길8, 선화랑 1-3층 전시실
참여 작가:  이숙자, 김인옥, 유혜경, 이영지, 이진주, 김민주 
출  품 작:  총 45점 
전시 기획:  김이순 (미술평론/홍익대교수) 
문     의:  02 734-0458, sungallery@hanmail.net




선화랑은 8월 30일부터 10월 14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에서 “현실과 환타지를 소요(逍遙)하다: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 주제아래 6인의 그룹전을 개최한다. 



전시 개요 

현대 한국 화단에서 여성 채색화가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근대기에 안중식과 조석진의 제자였던 이당 김은호가 근대 채색화가로 일가를 이루었고 김기창, 장우성 같은 대가를 양성했다. 하지만 해방 직후에 채색화는 ‘왜색화풍’이라고 폄하되면서 현대 동양화단에서 채색화가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그러한 가운데도 굳건히 채색화를 지속하며 한국 현대화단에서 채색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작가는 천경자(1924-2015)다. 남성화가들이 수묵중심의 산수화나 문인화를 추구하고 있을 때, 천경자는 색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근대 채색화에서 보인 사실 묘사적인 표현을 넘어서 다양한 표현을 구사하며 수묵 중심으로 기운 한국의 동양화단의 균형을 잡았다. 다행히 그는 대중의 사랑을 받았으며, 이후 채색화가 수묵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는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흥미롭게도 현재 여성 채색화가들이 화단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세대별로 채색화를 구사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비교적 원로작가들은 전통 채색화의 재료와 기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는가 하면 신세대 작가들은 전통 채색화의 경계를 넘어 독자적 방식으로 채색화를 구사하고 있다. 주제에 있어서는 자신들이 경험하고 상상하는 다양한 세상을 표현한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자연 풍경을 즐겨 그리는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한국 화단에서 자연을 다루는 작가는 많지만, 이번 전시에 초대되는 여성 작가들은 자연을 따뜻하면서도 내밀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 군이다. 자신의 주변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느낀 감정을 세련된 감각과 상상력으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는 80대 원로작가에서부터 30-40대 젊은 작가들까지 초대하여, 이들이 바라본 자연 풍경을 한자리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고대부터 자연은 화가들의 중요한 표현 소재였다. 그러면서도 그 표현의 폭은 매우 넓다. 동양화에서 자연이라면 으레 수묵산수화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 현대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채색화가들이 자연을 바라본 다양한 시선과 감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 방향과 의의

풍경들 사이를 소요(逍遙)하는 즐거움 :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

김이순 | 미술비평/미술사

최근 한국 화단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진 현상은 채색화의 약진이다. 채색화의 역사는 매우 길지만, 현대 한국 화단에서 채색화는 수묵화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채색화의 붐이 일고 있는데, 그 가운데 흥미로운 지점이 발견되어 《풍경들 사이를 소요(逍遙)하는 즐거움 :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라는 타이틀의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는데, 요컨대, 여성 채색화가의 약진과 자연 풍경화의 부상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에는 이숙자(1942년생), 김인옥(1955년생), 유혜경(1969년생), 이영지(1975년생), 이진주(1980년생), 김민주(1982년생)를 초대하게 되었으며, 다음과 같은 내용에 주안점을 두었다.

첫째, 초대된 채색화가들이 채색화에 대한 인식이 어떠한가, 즉 왜 채색화를 그리는가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러한 면모는 이번 전시 작품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한국 채색화 논의에서 중요한 지점이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채색화는 왜색으로 폄훼되었는가 하면 ‘민족의 얼’이 담긴 그림이라는 평가가 있다. 이러한 상반된 평가는 연구자에 따라 각각 다른 시각으로 채색화를 접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채색화에 대한 작가 자신들의 인식이다. 
그러면 이번에 초대된 채색화가들은 채색화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흥미롭게도 이들 간에 채색화에 대한 개념과 인식이 조금씩 다르다. 이숙자나 김인옥처럼 1960-70년대에 미술교육을 받은 세대는 채색화를 수묵화의 상대개념으로 인식한 상태에서 전통 채색화의 재료와 기법을 충실하게 따른다. 말하자면, 채색화가 지닌 역사성이나 상징성을 의식하면서 채색화를 그리는 작가들이다. 특히 이숙자는 일찍이 ‘한국화’ 정립을 위한 연구를 시작했고, 채색화를 통해 한국성을 모색하는 데 심혈을 기울인 작가이다. 이에 비해, 김인옥의 경우는 채색화에서 한국적인 정체성을 찾으려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표출하지는 않는다. 다만 전통 채색 안료와 기법을 고집하면서 정통 채색화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작가이다. 반면, 2000년대에 미술교육을 받은 세대의 작가들은 한국 현대화단에서 채색화라는 장르가 함의하는 역사성이나 정체성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의 심상과 감정을 표현하기에 여타의 매체보다 더 적합하다는 판단하에 전통적인 채색 안료를 선택한다. 채색화 제작 과정이 매우 수고스럽기는 하지만, 효과 면에서 그런 어려움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전통적 재료와 기법을 고수하는 것이다. 유혜경과 이영지가 그러한 경우다. 이번 초대 작가 중에서 가장 젊은 작가인 김민주는 한발 더 나아가, 표현 재료를 굳이 전통 안료로 한정하지 않는다. 수채화 물감이나 과슈, 아크릴 물감, 파스텔 등 여러 재료를 사용하면서 채색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또 이진주는 전통 안료에 아크릴 물감을 혼합하여 만든 자신만의 고유한 수제 물감인 ‘검은 색(JBblack)’을 사용하기도 한다. 
둘째, 여성 채색화가들의 약진에 주목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은 이숙자 화백처럼 원로 작가가 있다. 이 작가는 한국 채색화가로는 처음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어준 작가로, 한국 채색화의 중심에 있는 작가다. 김인옥은 올해만 해도 초대 개인전이 여러 차례 열었으며, 그 외의 작가들 역시 개인전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또한 굵직한 채색화 기획전에 초대되는 작가들이다. 현재 파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에서 열리고 있는 《아아! 동양화 : 이미·항상·변화》(7.14~10.9) 전시에 이진주 작가가 포함되어 있는가 하면,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요괴백과도》(8.3~10.8) 전시에는 유혜경 작가와 김민주 작가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면 이 여성작가들이 관심 있게 다루는 주제는 무엇일까. 채색화라면 흔히 인물화나 민화 등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자연 풍경을 즐겨 다루고 있는데, 그 내용은 ‘소요유(逍遙遊)’로 읽힌다. ‘소요유’는 전통 수묵산수화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조선 시대뿐 아니라 근대 수묵산수화를 살펴보면, 그림을 그린 화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 감상자들은 대부분 남성이었다. 이번 전시에 초대된 여성 채색화가들의 자연 풍경화는 이러한 전통을 비틀기라도 하듯이 여성적 시각이 내재되어 있다. 
‘소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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