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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PAP7

  • 전시분류

    미술제

  • 전시기간

    2023-08-25 ~ 2023-11-02

  • 전시 장소

    안양파빌리온, (구)농림축산 검역본부,안양예술공원

  • 문의처

    031-687-0548

  • 홈페이지

    http://www.apap.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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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APAP7 서문


7구역 - 당신의 상상공간


김성호 | APAP7 예술감독


I. 프롤로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는 안양시가 주최하고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주관해서 3년마다 개최하는 아시아 최대 공공예술 축제입니다. 《제7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PAP7)》는 안양시 승격 50주년과 발맞추어 2023년 8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총 70일간의 일정으로 국내외 24개국 48팀, 88인의 출품 작가 작품과 함께 안양예술공원 및 (구)농림축산검역본부 일대에서 개최됩니다. 

APAP7은 이전 행사에서 제기되었던 공과에 대한 다양한 평가를 반성적으로 성찰하고 비판적으로 계승합니다. 공원 환경 속 통합형 공공예술(APAP1, 2005, 이영철 감독), 도심 공간에 침투한 공공예술(APAP2, 2007. 김성원 감독), 시민과의 소통을 도모하는 커뮤니티 아트 유형의 공공예술(APAP3, 2010, 박경 감독), 기존 작품의 보수와 재점검을 도모한 아카이브형 공공예술(APAP4, 2013/14, 백지숙 감독), 복합 및 다 장르의 공공예술(APAP5, 2016, 주은지 감독), 그리고 인간, 테크놀로지, 도시의 공생을 도모하는 공공예술(APAP6, 2019 김윤섭 감독)을 비판적으로 점검, 계승합니다. 

이 글은 올해 APAP7가 선보이고자 하는 주제는 무엇이고 프로젝트 구성은 어떠한지 그리고 그것의 의미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봅니다.  






II. 주제 해설
APAP7은 ‘7구역 - 당신의 상상공간(ZONE 7 – Your Imaginary Space)’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시의 공공예술을 상상 공간의 개념 위에 구축하고자 합니다. 주제에서 추출되는 ‘7구역, 당신(의), 상상공간’이라고 하는 세 개의 주제어를 중심으로 그 핵심 내용을 정리해 보면 다음의 표와 같습니다. 


7구역 / 상징
 현실(1~6구역)에서 꿈꾸는 상상(7구역)의 공공예술
행운, 희망의 포지티브 공공예술 
‘상상공간’의 상징과 메타포

당신의 / 공공의
당신 → 여러분 → 우리 → 공공
공공예술의 창작 주체를 관객과 시민으로 확장하는 공공예술
문화민주화로부터 문화민주주의로 확장하는 예술공론장

상상공간 / 생산적 상상
상상의 공간, 상상력의 공간
헤테로토피아 - 현실에 존재하되 다른 공간인 ‘현실화된 유토피아’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생산적 상상’의 공간
안양예술공원과 (구)농림축산검역본부

〔fig. 1〕 주제 해설 

주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 이 글에서는 세 개의 주제어를 역순으로 살펴봅니다. 




먼저 제1 주제어 ‘상상공간’에 관한 것입니다. 

대개 “외부 자극에 의하지 않고 기억된 생각이나 새로운 심상을 떠올리는 일”로 풀이되는 ‘상상’은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보는 힘”으로 풀이되는 ‘상상력’이라는 의미를 포함합니다. 다만 상상과 상상력 모두 “과거의 경험으로 얻어진 심상(心像)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하는 정신작용”으로 해석되면서 현실의 지평에서 출발하되, 상상의 영어 이매지네이션(imagination)의 의미처럼 ‘현실 너머의 어떠한 무엇을 이미지화하는 것’으로 정의됩니다. 누구나 간접 경험으로만 접근할 수밖에 없는 죽음에 대한 상상이나,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불로장생에 대한 상상 혹은 금을 만들고자 했던 연금술처럼 ‘현실의 지평에서 지금, 여기에 없는 것을 이미지화’하는 상상, 상상력은 창의성과 종종 연관되면서 오늘날에도 시각예술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는 키워드가 됩니다.  

상상은 현실의 지평에서 발아됩니다. 공상이 현실과 별리된 것이라고 할 때, 공상이라는 상상은 현실을 만나 상상으로 발전하고 결국 현실이 됩니다. 물론 현실화되지 못한 채 공상으로 오랫동안 남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현실이 됩니다.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상상이 비행기를 만들고, 세상의 모든 사람과 소통하는 상상이 인터넷으로 현실화된 것처럼 말이지요. 

이처럼 상상은 현실이 되는 가능성을 잉태한다는 점에서, 안양이란 도시를 무대로 공공예술을 전개하려는 ‘상상공간’이라는 주제어는 상상으로 잉태한 공공예술 기획이 현실 속에 뿌리내리는 것을 지향합니다.  

생각해 볼 것은, 이 주제어는 마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를 현실 속에서 발견하고자 했던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헤테로토피아(Hétérotopie)의 공간과 연동된다는 것입니다. 이 용어는 ‘다른(hétéros)’과 ‘장소(topos)’가 결합한 용어로, 푸코에 의하면 ‘현실에 분명히 존재하는 장소이지만, 기존의 공간들에 이의 제기를 하고 그것들을 전도시키는 장소’로서, 개념적으로 다른 곳을 가리키거나 모든 장소의 바깥을 지칭합니다. 달리 말해 헤테로토피아는 현실에 있지만, 실재하는 장소의 바깥에 있는 ‘또 다른 공간’, ‘온갖 장소들 가운데 절대적으로 다른 공간’ 또는 ‘반공간(contre-espace)’으로 표상됩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푸코는 헤테로토피아를 ‘실제의 유토피아’ 혹은 ‘국지화된 유토피아(utopies localisées)’로 더 간단히 ‘현실화된 유토피아’로 풀이합니다. 

그런데, ‘현실 반, 상상 반’인 이러한 헤테로토피아가 도대체 세상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푸코는 시간과 공간의 관점에서 몇 가지를 예시합니다. 

먼저 시간의 관점입니다. 푸코는 헤테로토피아의 존재 양태와 방식은 역사적으로 변화했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삶과 죽음 사이 경계에 있는 ‘(공동) 묘지’도 그러했고, 모든 과거의 시간을 한 장소에 축적하여 아카이브를 만든 ‘박물관이나 도서관’도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실의 시간을 망각하게 만든 ‘휴양지’처럼 전통적인 시간과 단절하고 헤테로크로니아(hétérochronie)로 불리는 ‘새로운 시간대 출현’을 이끈 모든 것을 헤테로토피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둘째로 공간의 관점입니다. 헤테로토피아는 마치 여행자를 위해 안과 밖이 수시로 열리고 닫히는 ‘미국식 모텔’처럼 열려 있는 동시에 닫혀 있는 체계를 지칭합니다. 또한 무대와 객석이 하나의 장에 마주하고 있는 ‘극장’이나 인공과 자연의 대립적 양식과 요소들이 혼성된 ‘페르시아 정원’도 헤테로토피아의 예시가 됩니다. 

APAP7는 헤테로토피아 개념을 차용한 ‘상상공간’을 안양예술공원과 (구)농림축산검역본부에 구축하는 것을 제안합니다. 현실의 시간을 망각하게 만든 휴양지로만 기능하다가 현재는 공공예술과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안양예술공원과 더불어 폐쇄된 채 유휴 공간으로 남아 안양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가 이번에 새로운 예술 공간으로 변주되어 공개되는 (구)농림축산검역본부는 ‘상상공간’의 훌륭한 장소성으로 거듭납니다. 

이처럼 APAP7는 ‘당연하게 실존하는 공간의 질서에 이의 제기하고 그것을 이탈하여 새로운 질서의 장소로 재조직하는 헤테로토피아, 즉 ’현실화된 유토피아‘의 개념을 실천적 관점에서 ‘상상공간’으로 수용합니다. 우리는 ‘순차적인 연대기가 와해된 헤테로크로니아의 시간, 전통적인 시간의 단절과 중첩, 열림과 닫힘의 체계 그리고 예술, 건축, 자연, 환경이 함께 하는 복수의 겹쳐진 공간’의 개념을 이 두 공간에서 실천하고자 합니다. 공공예술을 화두로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것을 만드는 ‘생산적 상상’의 공간으로서 말입니다. 이를 통해 APAP7은 두 곳의 익숙한 현실 공간을 다르게 보는 방식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제, 제2 주제어 ‘당신(의)’을 살펴봅니다. 

이 주제어는 ‘당신 → 여러분 → 우리 → 공공’으로 확장하는 개념적 전환을 내포합니다. 즉 당신이라는 주제어가 확장하는 ‘우리 혹은 공공’이라는 의미는 순수한 고급 예술의 향유가 어느 지역, 연령에서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문화 예술 수용의 문제’에서 제기된 문화민주화(démocratisation culturelle)를 넘어서 일반 대중 혹은 시민을 문화, 예술의 단순 수용자가 아니라 문화 예술 생산에 적극 참여하는 생산 주체로 바라보려는 문화민주주의(démocratie culturelle)’를 지향합니다. 문화민주주의는 프랑스에서 1981년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한 ‘자크 랑(Jack Lang) 시대’(1981~1993)에서 추진했던 문화 개발과 관련한 새로운 정책 방향을 견지하는 주요 개념이었습니다. 이 개념은 문화, 예술을 통해 사회 발전을 도모하려는 정책 기조에서 문화의 다양성을 수용하고 예술이 사회적 통합을 이루는 일에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이전에 문화 예술 생산에서 소외되었던 수용자를 능동적 주체로 등극시킨 개념입니다. 

APAP7은 공공예술의 향유에서 모두가 소외되지 않는 ‘모든 사람을 위한 공공예술(Public Art for everybody)’을 통해 ‘예술민주화(Artistic democratization)’를 실현하려는 관점 자체를 방기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관람객과 시민이 예술 콘텐츠 생산의 주체로 참여하는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서 ‘모든 사람에 의한 공공미술(Public Art by everybody)’이라고 하는 예술민주주의(Artistic democracy)를 성취하는 것을 동시에 지향합니다. 구체적으로 APAP7은 예술가와 관람객, 전문가와 비전문가가 예술 생산의 공동 주체가 되어 함께 만들어 가는 메인 프로젝트의 다양한 커뮤니티 아트뿐만 아니라 프레-프로젝트, 포스트-프로젝트에서 펼쳐지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문화민주주의, 예술민주주의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한편 제2 주제어, ‘당신’은 ‘우리, 공공’으로 확장되면서 ‘예술공론장(public sphere of art)’을 지향합니다. 독일 철학자 하버마스(Jürgen Habermas)가 18세기 프랑스의 살롱이나 영국의 커피하우스를 모델로 공론장(Öffentlichkeit, public sphere) 개념을 제시했듯이, 공론장은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구별 없이, 모두가 함께 소통하는 장이자, 메시지의 일방 전달이 아닌 메시지의 쌍방 소통이 펼쳐지는 공간입니다. 이제 오늘의 공론장은 라디오, TV, 신문과 같은 미디어의 질서를 재생산하는 ‘재현적 공론장’으로부터 벗어나 인터넷, SNS, 가상현실과 같은 뉴미디어 시스템을 통해서 차별성과 독창성이 경쟁적으로 드러나는 ‘표현적 공론장’이라는 ‘새로운 공론장’의 시대를 펼쳐놓고 있습니다. 

APAP7은 야외 전시, 실내 전시, 온라인 전시 등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을 구축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아트뿐만 아니라 아트 살롱과 아트 라이브러리 등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표현적 공론장’을 ‘지금, 여기’의 물리적인 두 곳의 장소와 온라인의 비물리적 공간에서 함께 선보이고자 합니다.  




그렇다면, 제3 주제어 ‘7구역’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종종 숫자 7을 ‘행운의 메타포와 상징’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서구에서는 창조주가 6일간 만물을 창조한 이후 7일째 안식했다는 기독교 전승에 따라 7을 행복과 안식을 위한 숫자로 여겼다고 하는데요. 그 외에도 속설에 따르면, 숫자 7은 하늘의 완전수인 3에 지상의 완전수인 4를 더해 만들어진 숫자라는 의미에서 최대 완전수로 꼽기도 합니다. 

APAP7에서 제시하는 제3의 주제어 7구역은 이러한 행운, 희망, 완전수와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함유합니다. 물론 7구역은 무엇보다 7회째에 이른 APAP7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또한 7구역은 1~6구역을 현실적 공간으로 전제하면서 ‘현실에서 꿈꾸는 새로운 상상의 공간’이라는 점에서, ‘상상공간’의 상징이자 메타포로 자리합니다. 즉 7구역이라는 주제어는 곧 ‘당신의 상상공간이자, 우리의, 공공의 상상공간’이 됩니다. 

한편 이 주제어 7구역은 이전의 공공예술 현장에서 제기된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APAP7에서 요청하는 ‘과거의 경험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것으로 만드는 생산적 상상’이라는 개념과 연동합니다. 현실의 문제적 담론을 해결하기 위해 현실화된 유토피아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능동적인 상상으로서 말입니다.  





III. 프로젝트 구성 
 APAP7은 위에서 제시한 주제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 전체 프로젝트를 시간과 공간의 차원이라는 종적, 횡적 구성을 시도하고 프로젝트의 콘텐츠를 다 장르의 공공예술과 더불어 관객이 함께하는 문화민주주의 혹은 예술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내용들로 구성했습니다. 이와 같은 프로젝트 구성을 일별해 볼 수 있도록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습니다. 


프레 프로젝트 
커뮤니티 프로그램
        - 아트 캠프
        - 아트 펜스
        - 비주얼 아카이브

시민/전문가 사전 간담회

메인 프로젝트 
야외 전시
실내 전시
온라인 전시


포스트 프로젝트 
커뮤니티 프로그램 - APAP7 프렌즈
시민/전문가 사후 평가회 

〔fig. 2〕 프로젝트 구성
 

위의 구성을 간략히 소개합니다.  


첫째, 시간을 고려한 종적 구성에 관한 것입니다. 

APAP7은 전체 프로젝트를 시간대별로 ‘프레-프로젝트 – 메인 프로젝트 – 포스트-프로젝트’로 구성했는데, 여기서 프레-프로젝트, 포스트-프로젝트는 역대 APAP와 달리, 행사 기간 이전과 이후에도 공개적으로 진행됩니다.   

2022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진행된 ‘프레-프로젝트’는 성공적 행사를 위해 2회에 걸쳐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민/전문가 사전 간담회’와 더불어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구성했습니다. ‘시민/전문가 사전 간담회’를 통해서 많은 분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메인 프로젝트의 계획을 일부 수정하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 작가 참여를 위한 공모제와 비미술인의 많은 참여를 열어 두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안양의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인 ‘아트 캠프’, 안양 재개발 지역의 이야기를 담은 가림막 미술로 기획한 ‘아트 펜스’, 안양 예술 생태계를 아카이빙하고 시각화한 ‘비주얼 아카이브’로 구성했는데, 여기에도 ‘시민/전문가 사전 간담회’을 통해서 주신 많은 분의 의견을 수용, 적용한 바 있습니다. 특히 커뮤니티 프로그램은 8월 25일 개막하는 메인 프로젝트에 전시 형태로 재공개함으로써 프로젝트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2023년 12월까지 진행되는 포스트 프로젝트는 APAP7의 결과를 평가하고 향후 발전적 행사를 도모하는 ‘시민/전문가 사후 평가회’와 청년 활동가들의 비평적 장인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APAP7 프렌즈’로 구성됩니다. 전자는 메인 프로젝트가 종료한 이후 많은 분의 엄중한 평가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만들어 향후 APAP를 발전적으로 모색하는 평가회 자리입니다. 후자는 문화 예술 분야의 청년들을 공모, 선발해서 APAP7의 프로그램들을 직접 참여함으로써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서포터즈’와 ‘비평적 정신을 함양한 청년 예술 활동가’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포스트-프로젝트와 프레-프로젝트 사이에 공식 행사 일정 동안 진행되는 메인 프로젝트를 마련했습니다. 





둘째, 공간을 고려한 횡적 구성에 관한 것입니다. 

APAP는 안양의 “도시 자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들어 가는 프로젝트”입니다. 도시의 물리적 공간을 공공예술의 단계별 프로젝트를 통해서 오픈-갤러리로 만들어 가는 APAP는 그동안 야외에서 펼쳐지는 공공예술에 집중해 왔습니다. 
APAP7 또한 건축형 모뉴멘트와 대형 조각 중심의 APAP의 야외 전시 전통을 계승하는 건축형 파빌리온, 설치적 조각, 하천변 부조형 조각, 무대와 혼성된 공공예술, 임시적 구조물 등도 선보입니다. 

APAP7은 이러한 야외 전시를 도모하면서도, 야외 중심의 공공예술 담론과 실천의 중심축을 APA7 역사상 처음으로 거대 규모의 실내 전시로 이동합니다. 오랫동안 유휴공간으로 남아있던 (구)농림축산검역본부 건물을 활용해 거대 규모의 실내전을 도입한 것이 그것입니다. 이것은 ‘도시 재생을 통한 유휴 공간 활성화’를 도모하는 최근의 공공예술의 지향점을 극대화한 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전까지 야외에서 펼치기에는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던 공공예술의 담론을 실내 공간에서 다양하게 펼쳐 보이고자 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서랍, 박스, 장롱, 구석, 집’과 같은 ‘감쌈의 공간’을 요나 콤플렉스(Jonah Complex)의 공간으로 해설하는데, 이것은 구약성서의 등장인물인 요나가 거주했던 고래의 배 속처럼 안온함과 평화로움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의미합니다. (구)농림축산검역본부를 예술 공간화한 실내 전시장은 요나 콤플렉스와 같은 긍정적인 메타포를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선보이는 장이자 대중에게 공공예술을 친근하게 접근하게 만드는 새로운 장이 될 것입니다. 

실내 공간에서는, 공공예술 아카이브, 시민의 적극적 참여를 견인하는 커뮤니티 아트, 공론장 개념을 실천하는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 그리고 작은 규모의 작품이나 개념미술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유형의 전시를 함께 펼쳐 보입니다. 특히 실내 전시는 지속 가능한 미래형 도시의 담론은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전시 공간을 ‘휴먼 스페이스 – 에코 스페이스 – 스마트 스페이스’로 범주화하고 인간, 생태, 테크놀로지가 함께 공생하는 오늘날 도시의 공공예술 담론을, 그동안 야외 공공예술로 소개하기 어려웠던 퍼포먼스,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아트, 커뮤니티 아트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출품작들로 추적하고 성찰합니다.   

한편, APAP7은 APAP 전체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도 APAP7만을 위한 홈페이지를 처음으로 개설하고 APAP7의 모든 출품작을 실제로 현장에서 보는 것처럼 실감 나는 동영상과 함께 상세한 콘텐츠를 아카이브로 구축한 온라인 전시를 대대적으로 펼쳐 보입니다. 

따라서 APAP7은 야외 전시에 덧붙여 대규모 실내 전시와 온라인 전시를 병행하는, ‘야외 – 실내 - 온라인’의 트라이앵글 형식의 공공예술 프로젝트를 지향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셋째, 다 장르 예술 구성에 관한 것입니다. 

APAP7은 1회부터 6회에 이르기까지 모색해 왔던 건축형 파빌리온, 구조적 모뉴멘트, 공공 조각, 커뮤니티 아트, 무형의 콘텐츠 예술 등 다양한 공공예술 경험과 노하우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오늘날 융합과 통섭이 교차하는 ‘다 장르’ 또는 ‘다원주의 예술’의 유형을 공공예술에 반영합니다. 즉 기존의 ‘장소로서의 미술 또는 장소 속 미술’이라는 공공예술의 익숙한 개념뿐만 아니라 1991년 수잔 레이시(Suzanne Lacy)가 주장한 ‘뉴 장르 공공예술(New Genre Public Art)’로 표방되는 퍼포먼스, 설치, 개념미술 등 관객이 주체가 되는 콘텐츠 중심의 커뮤니티 아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공예술을 야외와 실내의 공간에서 선보입니다. 

이처럼 APAP7은 장소에 놓이는 하드웨어 형 공공예술뿐만 아니라 장소에서 펼쳐지는 소프트웨어 형 공공예술의 모든 유형을 두루 포함하면서, 시민을 위한 공공예술뿐만 아니라 시민이 함께 만드는 공공예술의 이상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넷째, 문화민주주의, 예술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콘텐츠 구성에 관한 것입니다. 

이러한 구성에 관해서는, 이 글의 ‘II장 주제 해설’에서 살펴본 ‘제2 주제어, 당신’과 더불어 ‘III장 프로젝트 구성’에서 살펴본 ‘시간을 고려한 종적 구성’에서 이미 개괄적으로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특히 메인 프로젝트 전후에 진행되는 프레-프로젝트, 포스트-프로젝트에서 많은 부분 문화민주주의, 예술민주주의를 실천하려는 콘텐츠 구성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메인 프로젝트에서도 관객이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참여 작가와 함께 작품을 완성해 가는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했습니다. 독서, 휴식, 프로그램 참여가 함께 어우러진 프로그램인 ‘아트 라이브러리’와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연합한 ‘아트 살롱’이 그러한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습니다.  

아울러 APAP7은 부대행사로 ‘국내외 학술 프로그램, 강연 프로그램, 투어 프로그램,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 이 부대행사 또한 많은 부분 시민 관객이 단순한 수용자로 머물지 않고 능동적인 참여자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계획했습니다. 특히 ‘강연 프로그램’을 위해서는 청중을 초청하는 방식이 아니라 강연자가 지역의 대학을 찾아가는 맞춤 강연 형식을 제공함으로써 대중의 자발적 참여도를 높이고자 했고, ‘투어 프로그램’에서는 예술감독과 전문 도슨트가 가이드로 나서서 대중과 소통하는 다양한 형식의 관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IV. 에필로그 
글을 마칩니다. 1967년 존 윌레트(John Willett)의 ‘도시 속 예술(Art in a City)’에서 논의된 이래, 1991년 수잔 레이시의 ‘뉴 장르 공공예술’을 거쳐 오늘날 ‘도시 디자인, 콘텐츠 예술, 전유와 지역 재생’에 이르기까지 공공예술의 담론과 그 지형은 다양한 실천적 노력과 함께 확장되어 오고 있습니다. 

올해 APAP7는 지금까지의 많은 공공예술 담론을 연구할 뿐만 아니라, 역대 APAP의 성과를 계승하고 그 공과를 반성적으로 성찰하면서, 개선과 지속 가능성을 실험하는 미래 지향적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지향합니다. 이를 위해서 APAP7은 안양의 역사와 문화를 재해석하는 공공예술뿐만 아니라 주제 ‘7구역 - 당신의 상상공간’을 통해서 도시의 물리적 공간을 넘어선 ‘도시 속 새로운 상상공간’을 탐구하는 공공예술을 제시합니다. 즉 APAP7은 야외, 실내, 온라인에서 상상공간과 관련한 주제를 선보이면서 이전의 것에 기초하되 ‘새로운 무엇’을 만들고자 하는 ‘생산적 상상’을 시도합니다. 

APAP7의 대표적 특징을 몇 가지 꼽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오랫동안 개방하지 않았던 유휴공간인 (구)농림축산검역본부을 개조하여 대규모 실내 전시를 처음으로 도입하여 논쟁적 공공예술 담론을 실험하고 확장, ② ‘프레-프로젝트 - 메인 프로젝트 – 포스트-프로젝트’의 순차적 구성을 통해 행사 기간 전후에 걸쳐, 지속적인 대중 참여와 공개적 행사 도모, ③ 지역 작가의 활발한 참여를 통해 다양한 공공예술을 실험하고 지역 예술을 활성화, ④ 시민 참여 확대와 배리어 프리, 취약 계층의 적극적 참여를 견인하는 ‘문화예술민주주의’와 ‘모두를 위한 모두의 공공예술프로젝트’ 지향, ⑤ 국내외 기관과의 다양한 유형의 MOU 체결과 후원, 협찬을 통해 APAP7의 외연 확장, ⑥ 온오프라인의 홍보 다각화를 통해 APAP의 인지도 고취.

물론, 위에서 기술한 몇 가지 특징이 APAP7만의 성과라고 자평할 순 없습니다. APAP가 그동안 선보여 온 공공예술의 많은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도출된 몇 가지 특징이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공공예술의 이상적 담론을 현실의 장에서 올곧게 실천하는 일이란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이상을 현실화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반성적 성찰을 매번 곱씹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구성원이 APAP7을 열심히 만들었으니 이제 잘 진행하고 또 잘 마무리하는 일이 남겨져 있습니다. ‘7구역 - 당신의 상상공간’이라는 주제 아래 열심히 준비하고 선보인 APAP7은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나름의 공과에 대한 많은 분의 엄중한 평가를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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