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6일부터 11월11일까지 반포에 위치한 샘터화랑(Wellside Gallery)에서 허황(1946~)의 “생성과 소멸” 개인전이 열린다. 40여 년간 지속된 ‘가변의식’ 시리즈의 새로운 장을 연 ‘의식의 빛’ 시리즈의 최신작을 공개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사물의 사유체계에 대한 작가의 회화적 접근법과 그간의 탐구를 보여준다.
허황은 캔버스에 칠하고 지우고, 지웠다가 다시 칠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하얗게 비어있는 캔버스 같지만, 수많은 작용의 결과물인 것이다. 여기에 마티에르가 더해지면 표면은 입체성을 획득하며 살아 움직인다. 화면 안의 입체적 층이 빛에 따라 만들어 내는 그림자와 질감은 고정된 바탕과 미묘하게 충돌하며 작가의 내면 흐름을 보여 준다. 이는 보는 이의 심리변화로 이어져 결국 작가와 감상자의 교감을 끌어 낸다.
허황의 작품에는 흰색이 지배적으로, 이는 단순히 안료의 색이 아니라 작가가 표출하는 정신의 색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수많이 생성되며 동시에 덮여 소멸한 흔적들의 미세한 변화가 만들어 내는 화면을 통해 ‘심리적 표상’을 상징적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신작에서는 색이 이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되어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자아낸다.
허황은 ‘석소’라는 천연 돌가루 재료를 사용한다. 석소를 물에 풀어 담가놓은 시간에 따라 점성이 달려져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원반의 다양한 모습이 나온다. 이렇게 만들어진 석소 반죽을 캔버스에 부어 퍼뜨리고 말리고, 그 위에 색을 입히고 말리고를 반복한다. 이러한 반복으로 인해 작품이 지닌 색채와 형태는 처음과 달라지기도 한다. 고요한 물에 이루는 파문과 같이 캔버스에 부어지는 석소의 흐름은 때때로 작가의 예상을 비껴가기도 하는데, 마치 작가 자신도 이러한 자연스러운 흐름에 작품의 운명을 맡겨 두는 듯 보인다.
“색의 3원색을 합하면 검정이 되고, 빛의 3원색은 합하면 무색 또는 흰색이 됩니다.
한국인에게는 묘한 느낌의 흰색이 있습니다. 뽀얀 달항아리에서 보듯이 말이죠.
우리의 흰색이 이런 것은 아닐까. 그저 내어 보이는 것입니다.”
허황(b.1946)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의 대학원에서 미술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2년 《제1회 앙데팡당》전에 ‘가변의식(可變意識)’을 처음 선보인 이후 1974년 프랑스 까뉴쉬르메르에서 열린 《제6회 까뉴국제회화제》, 1975년 동경화랑에서 열린 《한국 5인의 작가-다섯 가지의 흰색〉전 등 국내외 주요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작가는 1970년대부터 흰색을 주조로 한 단색화 경향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고, 한국 단색화의 선두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부산시립미술관 관장, 부산 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을 역임하였으며,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참고자료 : <한국미술의 산책 II:단색화> 뮤지엄산 , <‘텅 빈 충만’과 <의식의 빛>> 윤진섭
샘터화랑
(TEL:02-514-5122)
의식의 빛 10120M-3, 2010, Acrylic and Mixed media on canvas, 193.9x97cm
의식의 빛 1050M-2, 2010, Acrylic and Mixed media on canvas, 116.8x80.3cm
가변의식 22100F-4, 2022, Acrylic and Mixed media on canvas, 162x130.3cm
허 황 (1946 - )
1946 대한민국 부산 출생
1968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1975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졸업
SELECTED SOLO EXHIBITION
2010 가나아트센터, 부산
2009 자포갤러리, 교토
2007 시몬갤러리, 도쿄
2003 상갤러리
2002 포갤러리, 부산
2001 마로니에화랑 / 박영덕 화랑
2000 조현화랑, 부산
1998 표화랑 / 서울시립미술관
1997 시공갤러리, 대구
1994 보쿠신화랑, 도쿄
1993 공간화랑, 부산
1992 무구화랑, 히로시마
1982 무라마츠화랑, 도쿄
1978 원화랑 / 견지화랑
1975 목마화랑
SELECTED GROUP EXHIBITION
2017 한국미술의 산책 Ⅱ:단색화, 뮤지엄SAN, 원주
2012 한국의 단색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07 여백에 대한 사색, 가나아트센터, 부산
2002 LA 한국 현대미술전, 로스앤젤레스
2002년 한·일 현대미술, 진화랑
한국 국제 아트페어, 벡스코, 부산
자연과 표현과 정신의 회색전, 몽마르뜨갤러리, 부산
2002-2003 사유와 감정의 시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01 파리 아트페어, 도발화랑, 파리
2000 한국 한지작가전, 상 갤러리
광주 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시립미술관
1999 NICAF 아트페어
한국 한지작가협회전, 상갤러리
한국 단색회화의 이념과 정신, 부산시립미술관
어제와 오늘전, 상갤러리
가변의식전, 표갤러리
1998 한지-조형전 해석, 워커힐미술관, 부산
한국 단색회화의 이념과 정신, 부산시립미술관
인도 국제회화제, 뉴델리
부산미술 재조명전, 부산시립미술관
1997 한지-조형전 해석, 워커힐미술관, 부산
한·일 합류전 : 종이전, 다케오시민홀, 후쿠이현
한지-그 이후, 워커힐미술관, 부산
1996 현재와 미래, 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평택 국제아트페스티벌-96 동방의 등불, 평택문화예술회관
부산 현대미술의 구도, 수양갤러리, 부산
대구 아시아 미술전, 대구문화예술회관
1995 To Asia From Asia, 부산, 가나가와
직관과 사유 그리고 행위, 전경숙화랑, 부산
부산미술의단면전, 현대아트홀, 부산
21세기에의 서장, 구미노이에갤러리, 나가사키
1994 르누보 64전, 누보갤러리, 부산
1993 제3회 가나가회겐오 미술협회전
에꼴 드 서울, 관훈미술관
부산미술의 동향, 월드화랑
1992 광안리 아트타운 이벤트, 월드화랑
1991 서울아트페어, 예술의전당
부산작가 5인전, 누보갤러리, 부산
1990-1992 ‘90, ’92 현대미술 초대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9 한국 현대미술 80년대 정황, 동숭미술관
평면 입체의 구도, 다다갤러리
1988 한국 현대미술,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87 서울·요꼬하마 현대미술 87전, 나라 川縣民홀
부산 작가 10인, 누보갤러리, 부산
부산·동경 평면입체의 단면, 누보갤러리, 긴자아트홀
1985 한·일 현대미술회전, Ai화랑, 도쿄
1983-1984 현대미술 초대전, 전후화랑
1982 임팩트 국제 미술전, 교토
상황과 의식, 현대화랑
1981 부산 청년비엔날레전
1978 한국 현대미술 20년의 동향,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77 4인 작품전, 수로화랑, 부산
1977-1978 포인트-77전, 원화랑, 부산
1976 서울-현대미술 7인전, 한화랑
1975 한국 5인의 작가-5가지 흰색, 동경화랑
1974 한국 실험작가전, 대구백화점화랑
서울-현대미술 13인전, 시그넘화랑, 교토
부산 혁동인전, 탑화랑, 부산
대구 현대미술제, 계명대학교
까뉴 국제회화제, 프랑스 까뉴
개관기념전, 탑화랑, 부산
개관기념전, 수로화랑, 부산
20대 현대작가전, 국립현대미술관
1973 현대미술 73전, 명동화랑
현대미술 51전, 명동화랑
현대 판화가 초대전, 서울예술화랑
한국 현대미술 조형과 반조형, 명동화랑
한국 현대미술 연립, 미도파화랑
1972 제1회 앙데팡당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971 한국미술대상전
1970-1975 오리진회화전
1968 신인예술상전, 경복궁미술관, 서울
MUSEUM, COLLECTION
국립현대미술관, 한국
서울시립미술관, 한국
부산시립미술관, 한국
수상내역
2003 제6회 일맥문화대상 문화예술상
1974 까뉴 국제 회화 부문 특별상
1968 제17회 대한민국 신인예술대상, 공보부
경력사항
2001 아시아 예술학회 운영자문위원
문화관광부 21세기 문화정책위원
부산시립미술관장
부산 비엔날레 운영위원장
1999 신라대학교 예술대학 예술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