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23-08-30 ~ 2023-09-10
이진경, 공혜진
무료
070-8095-3899
세 가지 색: 그린
-마주 보며
2023. 8.30 - 9.10 / 개나리미술관
참여작가 : 공혜진, 이진경
-부대행사
작가와의 대화 9월 2일 토요일 오후 3시 / 초대공연- 준킴 감성주의 트리오
북토크 9월 9일 토요일 오후 2시 / <사회적응 거부선언> 이하루 감독
개나리미술관에서는 세 가지 색 연작 전시의 마지막 대미를 찍을 전시인, <세 가지 색: 그린-마주 보며>를 개최한다. 《세 가지 색》은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댈 곳 없이 방황하며, 필사적으로 가야 할 방향을 찾아 헤매는 단색의 존재인 인간에 관한 화두를 블랙(Black), 레드(Red), 그린(Green) 세 가지의 색으로 풀어가고자 한 기획이다. 지난 5월 “블랙”을 시작으로, 7월 “레드”에 이어, 자연과 사람, 만물의 공존을 주제로 하는 공혜진, 이진경작가의 작품들이 관객을 맞는다.
공헤진 작가는 시간을 들여 대상을 바라보고, 그리고, 만들고, 기록하며 살고 있다. 특히 화려하고 잘 가꿔진 것들보다는 작고 거친 것들, 사소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는 것들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공혜진 작가는 잎그림 시리즈와 채집한 식물들을 재료로 꼴라쥬 하여 상상한 식물도감 시리즈, 틈새에 난 풀들을 지켜주는 수호인형 등의 작품들을 전시한다. 춘천에서는 처음으로 작품을 선보이는 이진경 작가는 쌈지길 아트디렉터와 이진경체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으며, 홍천에서 20년째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페인트붓으로 쓴 옛 간판에서 영감을 얻은 서체를 화폭 속으로 들여와 서예와 회화의 영역을 아우르며, 일상과 예술이 구분되지 않은 삶을 살아간다. 여러 점의 작품들을 벽 전면에 병치하고, 관계를 맺으며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형식은 이진경 작가만의 독특한 전시형태로 이번 전시에서도 회화와 한지 꼴라쥬, 디지털프린팅 등 총 80여점의 작품들을 벽면 가득히 펼쳐놓았다.
이번 전시는 <마주 보며>를 키워드로 두 작가의 작품이 메인 중앙을 가운데 두고 마주보는 형태로 배치되었다. 특히 안쪽 구석의 작은 공간을 “골방” 컨셉으로 구성하여, 작가가 실제 쓰는 방석, 향초 등을 배치해 놓아, 관객이 편히 쉬어가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은정 감독이 제작한 두 사람의 작가노트와 모습을 담은 아카이브영상 작품도 전시 내내 재생된다. 먼 훗날을 예측하기 힘들어진 인류세의 시대에, 세상 만물과의 소통과 공존을 삶과 예술로 실천하는 두 예술가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작가노트
여름이 다 가고 있다.
풀벌레 소리가 가득하다.
지난 비로 계곡의 물 소리가 커졌다.
이 계절은 서늘한 풀벌레 소리가 가장 빛난다. 드문드문 어두운 소식이 들려 온다.
모든 색이 가신 어둠 속에 가만히 앉았다. 저 흐르는 개울과 변함없는 수 많은 초록과 그 사이 곁하여 사는 작은 생명들이 끝없이 가득하다.
난, 해야 할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잠시 잊고, 떨어지고 흐르고 여전히 꿋꿋이 살아가는 것과 잠시 마주 본다. 그저 고맙다.
이진경
생전 처음 보는 문양으로 집을 짜며 흔들리는 거미를 보거나, 강아지풀 끝자락에 매달려 탈피하고 있는 방아깨비를 보거나, 제비꽃이 봄부터 키워온 씨앗을 튕겨내는 순간을 보거나, 그 씨앗을 서로 더 많이 가지려고 개미와 경쟁하는 순간을 보내거나, 뽕나무 열매를 야무지게 발로 잡고 먹고 있는 딱새를 숨어서 볼때 같은 비밀스러운 순간들을 보내면, 자연과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된다.
대문을 지날때마다 마당의 블럭 틈 사이에서 자란 작은 식물들과 눈을 맞춘다.
처음엔 개미자리와 괭이밥 뿐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질경이와 민들레 제비꽃 망초 땅빈대 명아주까지 틈사이에서 점점더 많은 수의 식물 식구들이 자랐다. 내가 꽃에 감탄하거나 벌레먹은 잎에 반응할때 나또한 그들에게 가볍거나 무거운 내 매일의 걸음걸이를 들켰다.
우리에게 시간이 쌓일수록 우리는 서로의 매일매일을 순간순간을 들켰다.
내가 있는 자리에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을 그대로 보이는 것이 서로에게 응원이 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공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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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혜진 프로필
2003-2006 국립수목원 생물표본관 세밀화실 식물세밀화 제작
2007 광릉수목원 사진일기 /안그라픽스
2011 감성에 물주기 /북하우스
2012 내가 좋아하는 겨울열매 /호박꽃
2015 어쩐지 근사한 나를 발견하는 51가지 방법 /동양
2015 고양이의 하루 / 아우름
2016 오늘, 작은 발견 / 글담
2018 손그림 엽서북 /인디고
2022 잎그림 개인전
2023 식물의 사연전 개인전
이진경 프로필
도쿄 현대미술관 12명의 세계 작가로 선정되었다. 금호미술관, 도쿄 현대미술관, 예술의 전당, 국립한글박물관, 성곡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Asia House(영국), Wolverhampton Art Gallery (영국)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다. 2002년부터 쌈지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로고·공간 디자인 및 ‘산돌쌈지농부이진경체’ 폰트를 제작했으며, 2020년에는 제5회 고암미술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강원도 홍천에서 작업하며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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