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o Drawing 48 이채영
이해의 자리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 조현재) 소마미술관은 오는 9월 15일부터 10월 15일까지 이채영 작가의 개인전 《이해의 자리》를 개최합니다. 소마미술관은 매년 드로잉센터 작가공모를 통해 참신하고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있으며, 공모전에 최종 선정된 작가를 《Into Drawing》이라는 정례 전을 통해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채영 작가는 2022년 선정된 3명의 작가 중 첫 번째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 보편적인 평면 제작방식을 통해 현대적 드로잉의 내적으로 확장된 의미를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에 기자님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전시제목 : Into Drawing 48 《이해의 자리》
○ 참여작가 : 이채영
○ 전시장소 : 소마미술관 1관 5전시실
○ 전시기간 : 2023. 9. 15.(금) ~ 10. 15.(일)
○ 주최/주관 :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
○ 전시장르 : 평면
텅빈공기 148x280cm 한지에 먹 2021
‘사이의 풍경’
손성진 | 소마미술관 선임큐레이터
이채영의 풍경화는 지극히 평범하고 전통적인 기법의 회화이다. 새로울 것 없어 보이고, 일상적인 외곽 도시의 적막한 모습이 재현(再現)된 것 같은 그림에 무언가 다른 상징적인 의미가 있음을 글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제부터 잔잔한 풍경 속에 감춰진 그림을 읽는 재미와 그 속에 담겨진 은유(Metaphor)를 설명하여 감상자들의 이해를 돕기로 하겠다.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2015)는 포스트 아포칼립스(Post apocalypse) 장르의 대표적인 영화이다. 기후 이상과 핵전쟁으로 세계가 멸망하고 그 이후의 인간들의 생존, 파괴된 도시, 풀 한포기 발견하기 어려운 척박한 환경들이 절망감을 넘어 절박함으로 승화되는 미학이 살아 숨 쉬는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텅 빈 공기’(2021)는 매드맥스적인 절망 공간에서 조금은 벗어나서 인간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여전히 삭막하고 잡초가 무성한 들판에 텅 빈 건물들과 마주하게 되는 작품이다. 절망이 지나가고 적막이 펼쳐놓은 그리고, 빈자리가 그려낸 기가 막힌 여백의 흔적이다. 작가 이채영은 매의 눈으로 그 순간을 포착하고 화폭으로 재연(再演)하였다.
다른 작품들에서도 풍경화의 기본적인 구도인 근경, 중경, 원경에 그림 그릴 소재들을 감상자가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게 배치하였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가장 주목받을 근경에 빗물의 얼룩이나 페인트가 벗겨지고 있는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오히려 무엇인가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로 강조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표현이 과하지 않게 절제되어 있으나, 작가의 시선과 의도는 명확하다. 마치 사진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카메라 루시다' ‘밝은 방’에 나오는 '푼크툼'(Punctum) 효과에 견줄 만하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같은 풍경 중에 개인적인 경험에서 오는 자기가 강조하고 싶은 현상을 과하지 않게 부각시키는 절제된 시선이 이채영 풍경화의 첫 번째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자연과 여백’에 관한 이야기인데, 작가는 최근에 나무와 낙엽, 잡초와 연못, 물에 비친 산 등 자연을 소재로 작업하고 있다. 이 또한 작가의 시선을 끄는 사소한 소재에 관한 비범한 접근으로 다른 작가들과는 또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무난한 구도에 동네 언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작가 자신의 타고난 감수성과 정서를 조형적인 표현으로 연결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 정서와 시선은 후미진 공간을 향하며 허전하고 쓸쓸하기까지 하다. 그 쓸쓸한 풍경은 어느새 자신과 만나게 되고, 거기서 묘한 동질감에 위로와 안식을 느끼는 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위로이고, 여백은 공허함이다.
세 번째는 '건축적인 구조와 빈곳의 조화' 이다. 작가가 그림의 소재로 선택한 건축물들은 임시 건물 형식의 공장이나 오래된 주택들이다. 서울의 외곽 도시나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가건물은 실용적이고 경제적이긴 하지만, 외관의 형태가 삭막하고 도식적이다. 이런, 분위기는 들판과 조화를 이루고 작가의 시선은 그 순간을 채집한다. 여기에는 조형적으로 건축적, 구조적인 구도가 존재하고 모든 인간들은 재앙으로 사라진 듯한 디스토피아(Dystopia) 풍경이 연출된다. 여기에 작가만의 시선이 만들어낸 감수성이 더하여 져서 작가의 평범하고 사소한 풍경화가 인상적이고 독창적인 존재감을 뿜어낸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과거의 작품들(2015~2018)에서 보여 진 ‘지독하게 많이 그리기’ 경향이 은연중에 나올 수 있다는 것, 힘을 빼고 집중하기, 자연의 위로와 여백의 공허가 자연스럽게 표현되어야할 것이다.
실험적이고 진보적인 드로잉이라고 해서 ‘좋은 작품’이라는 증명이나 담보가 되지는 않는다.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를 지극히 평범한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도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좋은 작품은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로 아무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낸 창작물이 아니다. 아마도 좋은 작품은 너무 멀지않고 우리 주변에 같이 머무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것이 혼돈과 난해함의 현대미술 속에서 작가 이채영의 소박한 풍경화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일 것이다.
숨 97x130cm 한지에 먹 2023
숨 53x45.5cm 한지에 먹 2023
숨 53x45.5cm 한지에 먹 2023
이채영, LEE CHAE YOUNG, 李彩瑛
□ 학력
2010 덕성여자대학교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졸업
2008 덕성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 주요 전시경력
개인전
2023 이해의 자리, 소마 미술관, 서울
2019 Hidden place, 갤러리 세줄, 서울
2017 Dim day, 자하미술관, 서울
2015 The moment, 포스코미술관, 서울
2014 Between the scenery, 복합문화공간 에무, 서울
2011 공허한 심연, 갤러리 도올, 서울
2009 서울의 밤, 신한갤러리, 서울
그룹전
2022 마음보양, 성남큐브미술관, 성남
2021 「수묵의 독백 - 그림 속에 놀다, 카자흐스탄 국립 박물관, 카자흐스탄
2021 예술의 발견,부천아트벙커 39, 부천
2021 업클로즈03, 플랫폼엘, 서울
2021 아트경기 x 아트로드77, 갤러리 소소, 파주
2019 New Acquisitions2018, 성남큐브미술관 상설전시실, 성남
2018 ART369, 아트플레이스, 서울
2018 Art & Design 2018 : The Scent of Wood展, 센텀시티 신세계갤러리, 부산
2018 공간읽기, 갤러리 세줄, 서울
2018 2018 세계 한민족 미술대축제 ‘우리집은 어디인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서울
2018 2018 전남 국제수묵비엔날레,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2018 Go thoungh<and then>展, 자하미술관, 서울
2018 보통의 시선, 시안미술관, 영천
2018 제철비경: 위대한 순간의 기록, 포스코미술관, 서울
2018 유유산수-화화-서울을 노닐다,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8 2017 SeMA 신소장품 하늘 땅 사람들 展, 서울시립미술관서소문본관, 서울
2018 신소장품 2017,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7 감각기억, 일현미술관, 양양
2017 제4회 종근당 예술지상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17 광주 화루 10인의 작가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외 다수
□수상
2021 인카네이션 문화예술재단 예술상 수상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수상
2015 제 4회 에트로 미술대상 금상 수상
2015 종근당 예술지상 2015 작가 수상
2010 창립 10주년 파이낸셜 뉴스 미술공모전 입선
□선정
2019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지원금 선정
2017 2017 ZAHA ARTIST 선정
2015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지원사업 지원금 선정
2014 포스코미술관 The Great Artist 최종작가선정
2014 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 지원사업 (시각예술) 지원금 선정
2013 복합문화공간 에무 신진작가 선정
2011 갤러리 도올 신진작가 선정
2009 신한갤러리 Shinhan Young Artist Festa 작가 선정
□ 레지던시
2016 경기창작센터 입주작가
□ 작품 소장
서울시립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포스코 미술관, 성남큐브미술관, 종근당, 에트로, 인천문화재단, 가나아트센터
전시전경
□ 관람 안내
1. 관람시간 : 10:00-18:00(입장마감 17:30)
2. 휴 관 일 : 매주 월요일
3. 입 장 료 : 성인(만25~64세) 3,000원 / 청소년(만13-24세) : 2,000원 / 어린이(만7-12세) : 1,000원
4.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야간 개방 및 무료 입장)
ㅇ 일 시 : 2023년 9월 27일
ㅇ 장 소 : 소마미술관 1관 5전시실
ㅇ 주요내용 : 전체 관람객 무료 입장, 야간 연장 개관(10:00-21:00, 입장마감 20:30)
5. 홈페이지 : soma.kspo.or.kr / 문 의 : 02-425-10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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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마미술관_SOMA
2004년 국민체육진흥공단은 88서울올림픽의 문화적 성과를 재조명하기 위하여 세계 제5대 조각공원 가운데 하나인 약 1,500,000㎡ 녹지의 올림픽공원 안에 연면적 10,191㎡에 지상 2층의 서울올림픽미술관을 개관하였습니다. 2006년 봄, 자연과 공존하는 소통의 미술관이라는 새로운 미션과 비전으로 서울올림픽미술관을 소마미술관(SOMA_Seoul Olympic Museum of Art)으로 개칭하여 재개관하였습니다. 2018년 9월, 서울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하며 연면적 2,995㎡에 지하 1층의 소마미술관 2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소마미술관은 올림픽조각공원 안에 서울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한 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과 국제야외조각초대전에 참가한 66개국 155명의 작품을 포함하여 현재는 유수한 작가들의 현대조각 작품 221점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마미술관은 국내외 미술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현대미술의 담론과 비평적 쟁점을 담아내기 위하여 다양한 장르의 동시대 미술작품을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전시를 정기적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술관 안에 국내 최초로 드로잉센터를 설립하여 새로운 개념의 드로잉 아카이브를 구축함과 동시에 청년작가 육성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학계 연계, 사회봉사 및 다양한 성인,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하여 현대인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킴으로써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사회문화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려는 열린 문화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