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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전: 숲섬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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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섬파도


김동기 Kim Dong Gi

2023. 10.13 – 11.10

더 소소 5층


김동기의 개인전 《숲섬파도》가 2023년 10월11일부터 11월10일까지 을지로의 더 소소 5층에서 개최된다. 김동기는 거대한 자연을 자신의 삶에서 나오는 규격들로 옮겨 전시장을 채운다. 판화를 주요 매체로 작업하는 김동기는 긴 시간 노동으로 반복된 작은 제스처들을 모아 거대한 숲과 섬, 그리고 파도를 전시장에 옮겨놓았다. 2023년 서울문화재단의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 김동기 작가는 목판화와 실크스크린을 이용한 판화의 확장법을 우직하게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숲>은 제주의 곶자왈을 한지(장지)에 목판화로 찍어낸 작품으로 2016년부터 시작하여 288개의 조각을 완성했다. 전시장의 전면을 가득 채운 눈 내린 곶자왈에서부터 창문 아래에 설치된 고사리잎이 가득한 곶자왈까지 작가의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품이다. <섬>은 도시의 재개발로 인하여 사라진 산동네를 섬으로 재조직하여 표현한 작업으로, 더 소소의 창밖으로 보이는 북한산과의 뜻밖의 조우가 색다른 광경을 만들어낸다. <파도>는 태풍이 오기 전 바위에 부딪치는 바다를 표현한 작업으로 옥상의 작은 윈도우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김동기(b.1980)는 추계예술대에서 판화과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예술전문사(석사)를 받았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얕고,느리고,넓게〉(2023,뮤지엄산), 〈나무들_서울〉(2020,갤러리조선), 〈얇게 패인 숲〉(2020,양주시립미술관레지던시갤러리)가 있으며, <제주 숲, 곶자왈 이야기>(2023,기당미술관), 〈에코토피아〉(2020,천안예술의전당미술관), 〈공존:당신과 내가 사는 곳〉(2019,안산문화예술의전당), 〈찍다〉(2018,수원시립미술관), 〈층과 사이〉(2017,국립현대미술관)등 단체전에 참여했다. 2022년 강국진미술상, 2019년 울산국제목판화비엔날레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정부미술은행, 기당미술관, 이중섭미술관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작가노트


#프레스기

판화가는 프레스기라는 기계에 규격에 작품을 맞춘다. 나도 그런 것이 학교를 다닐 때 큰 작업을 많이 했다. 뭐 그렇게 욕심이 많았는지 큰 작품이 좋았다. 학교에서 나와 작업을 시작하니 난 큰 작업을 할 수가 없었다. 작업실도 없고, 프레스기도 없었다.

제주에 작업하러 내려가서 양재열 작가에게 작은 프레스기를 빌릴 수 있었다. 곶자왈 숲을 전시장에 옮겨놓고 싶은데 그 작은 프레스기가 나의 규격이 되었다. 나는 2016년의 규격을 40x40cm로 정했다.   


#집

붉은 벽돌집은 나에게 이사 가지 않는 첫 번째 집이다. 작은 양옥에서 살던 나는 그 집을 부수고 다시 집을 지을 때가 아직도 생생하다. 생각해보면 그때도 집은 나라가 정해준 규칙과 규격안에서 비슷한 형태로 생겨났었다. 30여 년이 흐른 지금도 나는 59제곱미터, 72제곱미터, 84제곱미터라는 기준에서 생겨나는 비슷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섬

대학교를 다닐 때 우리 학교는 북아현동에 위치하고 있었다. 학교 옥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집들로 가득찬 산동네 풍경이었다. 졸업하고 몇 년이 흐른 뒤 학교 근처를 지나다 바라본 풍경은 산이 거대한 삽으로 떠낸 것처럼 사라지고 큰 웅덩이가 생겨져 있었다. 


#클로즈업

목판화를 팔 때 나의 시선은 아마도 핸드폰을 보고 있는 정도일 것이다. 하얀 점들을 파내어 가다보면 나는 그 작은 손짓의 변화를 만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전시장에 걸린 작품을 바라보면, 형상으로부터 서서히 앞으로 다가가 나의 작은 파냄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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