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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경: 짐작하는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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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전 시 명: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이성경: 짐작하는 경계》
ㅇ 전시기간: 2023. 9. 26.(화) ~ 12. 31.(일)
ㅇ 전시장소: 대구미술관 2전시실
ㅇ 참여작가: 이성경(Lee Sungkyung, 1982~, 대구)
ㅇ 전시구성: 회화 10여점  

대구미술관은 지역의 청년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 미술을 활성화기 위해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전 연계 청년특별전을 신설하였다. 올해 선정된 이성경 작가는 일상 속 풍경을 작업의 모티프로 삼아 회화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성경(1982~, 대구)은 영남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다. 한지와 먹, 목탄, 안료 등의 전통적인 매체를 사용하면서 이를 현대의 풍경이라는 문맥 속에서 새롭게 해석하여 전통과 동시대적 감성을 연결한다.  

한지와 목탄을 십여 년 이상 사용해오고 있는 작가는 재료가 가진 고유의 물성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거라 짐작된다. 한지와 목탄, 그가 즐겨 그리는 소재인 풍경에는 모두 ‘나무’라는 공통점이 발견된다. 초기 작업이 목탄을 이용한 드로잉적인 표현이 돋보였다면, 최근 기법과 내용면에서 한층 회화적 실험이 돋보인다. 장지에 채색을 올리고 목탄으로 그리고 지우기를 무한히 반복한 화면은 그 속에 남은 흔적들까지 풍경의 잔상으로 끌어안는다. 

이성경의 작품은 주로 일상 속의 풍경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작가는 그림자, 그림자가 된, 또는 그림자가 드리워진 풍경을 모티프로 삼고, 익숙한 일상 속에서 다양한 인식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자가 지닌 의미에 대해 그는 “공간과 사건 안에서 타자가 되는 경험”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동시에 작가에게 그림자는 어둠의 차원을 넘어 많은 것을 포용하면서도 사물을 평등하게 하는 모종의 장치이다. 그림자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최근 반영상으로 이어지는데, 주목할 점은, 건물 벽, 창, 문, 틀, 유리 등의 이중 프레임을 활용한 표현 방식이다. 즉, 창을 통해 풍경을 바라보는 것에서 역으로 창에 비치는 풍경이나 실내 불빛이 바깥 풍경과 오버랩되어 다가오는 이미지 등을 표현해, 공간의 경계를 형성하고 공간적 구조를 확장했다. 이러한 요소들은 다양한 이야기의 층위를 만들어 보는 이에게 상상의 여지를 남긴다. 또한 이중 프레임을 통해 반사되는 효과나 유리에 반영되는 이미지를 활용해 작품의 소재를 풍경에서 풍경을 관찰하는 시선으로 확장해갔다. 인물은 그의 작품에서 완전히 배제되지만, 풍경이나 특정 장소를 응시하는 혹은 스치듯 지나치는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사건-기억-경계 등의 다양한 이야기 구도를 상상케 한다. 

이번 전시의 제목 <짐작하는 경계>는 작가가 직접 지은 것으로, 그가 몰두해온 경계에 대한 시선을 함축하는 표현이다. 물, 바람, 유리 등 뚜렷하지 않는 경계가 있는 풍경은 인공 연못을 그린《땅의 창》, 도로 위에서 흐려진 대상을 그린《바람 그림자》, 유리 빌딩에 비친 반영상(反影像)을 그린《또 다른 그림자》연작으로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이성경의 신작과 대표작을 소개하여, 열정과 도전으로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그의 예술적 여정을 함께 나누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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