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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UNIT4 작가공모 선정전시

이다슬 개인전 《우리 꿈나라에서 만나지 말아요》 

2023년 10월 11일 ~ 10월 28일

매주 수요일~토요일 오후 1시~5시 

을지로 143에 위치한 스페이스유닛4(SPACEUNIT4)에서 2023년 작가공모 선정 전시로, 이다슬 개인전 《우리 꿈나라에서 만나지 말아요》를 10월 11일부터 10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스페이스유닛4는 작가와 평론가가 함께 운영하는 예술실험공간으로 폭넓은 예술적, 사회적 의제를 다루는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해왔다. 

《우리 꿈나라에서 만나지 말아요》는 작가가 지난 3년간 천착해왔던, ‘잡초 재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 잡초 재배 프로젝트’는 4개의 이야기와 5개의 에피소드로 계획된 전시로서, 그 시작은 2022년 8월, 아트스페이스 신사옥《종달새 날아오르면 나를 꼬옥 안아주세요》이다. 그리고 2023년 3월, 오픈 스페이스 배 《단풍을 볼 수 없는 청년에 대한 이야기》를 거쳐 이제 스페이스 유닛4에서 세 번째 이야기인 《우리 꿈나라에서 만나지 말아요》를 시작한다. 마침표가 없는 전시 제목인 《우리 꿈나라에서 만나지 말아요》는 매일 밤 꿈에 나타나는 무서운 동물 때문에 꿈꾸는 것을 두려워하며 아빠도 꿈나라에서는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딸 아이의 잠자리 인사다. 얼마나 녀석이 무섭고 싫었으면 내게 그렇게까지 말을 했을까 싶지만 돌이켜보면 나에게 잡초라는 존재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 사람이 “어떻게 하면 이율배반적인 행동을 스스럼없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한 잡초 재배 프로젝트는 이제 잡초 제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 작가는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큰 죄책감을 느끼며 영험한 스님께서 써 주신 부적과 염주(수리수리 마하수리 수리수리 사바하)에 의지해 가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전시장 한 켠에는 4년 넘게 애정을 쏟아 부었던 잡초들(우리들의 알 수 없는 미래)이 더 이상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사각형 트레이에 올라가 있다. 불과 7개월 전, 부산에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잡초들은 죽어서 시꺼멓게 변했고 말라 버린 줄기와 떨어진 이파리들, 그리고 지저분한 플라스틱 화분은 처음의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트레이는 잡초들의 햇빛 나들이를 위한 것이지만 지금의 그 모습은 너무나 차다. 그리고 공중에 매달린 (죽어가는 욕심)은 지난 7년 간의 나를 대변한다.

작가가 가장 사랑했던, 그래서 녀석을 위해 특별히 화분까지 만들어 주었던 잡초(Goodbye my lover, goodbye my friend)의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가혹할 정도로 눈부신 초록색 조명 스탠드(가혹한 임무)는 사랑했던 존재를 부정하는 형태이자 색이다. 또한 침착한 나무로 만들어진 좌대 위에 놓인 물 조리개(명예로운 은퇴)는 7년이 넘는 시간동안 잡초들에게 물을 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활동할 일이 없다. 색이 바래고 군데군데 생채기가 났지만 작가는 그를 닦아주고 광택을 내서 길고, 길었던 임무 완료를 선언한다. 

잡초들의 성장 과정을 촬영한 사진 속 잡초와 그 안에서 살아갔던 곤충들은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지금을 기억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녀석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조금씩 이별을 준비했던 것은 아닐까? 아니 어쩌면 앞으로 있을 일들을 위해 스스로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제 마지막 네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시리도록 아릴 겨울을 기다린다.

-글 이다슬

종달새 날아오르면 나를 꼬옥 안아주세요 110-C-1, 40x40cm, Pigment print on Awagami,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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