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00-2,2023,Mixed media, oil on linen, 162.2 x 130.3 cm
BHAK, 순재 개인전 《Where to》 개최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순재...... 베를린 생활 통해 확장된 작품세계 선보여
오방색 활용한 과감해진 색채, 점, 선, 면으로 사물놀이를 시각화 한 신작 선봬
개인에 대한 탐구에서 문화적 역사적 사유로, 내외적 성장 이뤄내
BHAK(비에이치에이케이, 대표 박종혁)가 순재 개인전 《Where to》를 11월 23일(목) 지하 전시장에서 개최한다.
순재(b. 1992)는 손에 새겨진 지문, 손금, 손등의 주름을 모티브로 삼아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다. BHAK의 전속작가로 모두에게 있지만 각기 다른 고유함을 가진 지문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연작으로 주목 받아왔다.
순재는 작년 여름 베를린으로 거주지를 옮겨 1년간 생활하며 작품세계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 동안 작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에서 나아가 큰 역사와 문화를 총체적으로 사유하게 됐다. 이번 전시 《Where to》에서는 베를린 시기와 귀국 이후 새롭게 변화를 맞이한 작업을 중심으로 작품 형식과 주제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확장되는지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도상 배치와 과감해진 색채 사용이다. 원래는 단독으로 등장했던 손바닥과 손등의 주름 도상이 최근 작품에서는 한 화면에 함께 등장한다. 색채도 현실에서 관찰한 색 뿐만 아니라 잔상의 색이나, 한국 전통 색인 오방색(청(靑), 적(赤), 황(黃), 백(白), 흑(黑)과 같은 새로운 색을 더했다. 작가는 특히 한국 전통의 오방색과 사물놀이에 주목했다. 이렇게 문화적 요소가 작품에 도입된 데는, 작가가 정체성의 근원을 개인이 속한 환경과 문화로 접근하여 이해해 보고자 하는 시도다.
특히 오방색은 ‘정체성’이 지닌 다양한 의미를 관통하는 핵심 요소다. 오방색은 각각 순수하고 섞임이 없는 색으로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데, 이러한 특징은 다른 것과 구별되고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정체성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각각의 색이 혼합되면서 다섯 가지 이상의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러한 원리는 개인의 정체성이 특정 환경과 문화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 형성된다는 점에서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정체성과 닮아있다.
한층 성장한 순재의 작품은 이번 전시의 새로운 연작에서 빛을 발한다. 특정 재현의 대상이 사라지고 점, 선, 면을 활용한 오방색의 격자무늬가 표현된 작품이 그 예다. 이는 사물놀이에서 포착한 가락과 리듬을 시각화한 것으로서, 서로 대립하면서도 상호 의존하는 네 가지 악기의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요소는 환원될 수 없는 고유함이 만들어 내는 다양성의 미학을 보여준다.
BHAK 박종혁 대표는 “자기 자신에 대한 탐구로 시작된 여정이 베를린에 거주하며 큰 역사와 문화를 총체적이고 진지하게 사유하게 되면서 내외적으로 성장한 모습이 눈에 띈다.”며 “작품을 창작하며 작가는 눈을 감았을 때 보이는 잔상의 색에 꿈이라는 의미를 부여해 현실이 꿈이 될 수 있고, 꿈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는 반전의 의미를 부여했다고 한다. 작가가 발견해낸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감상하며 숨겨두었던 꿈과 정체성을 찾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개최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BHAK의 시그니처 향 ‘Sol’로 시공간적 경험과 함께 후각적 만족감도 얻을 수 있다. 인위적인 향을 배제하고 묵직한 흙과 나무의 향을 특징으로 하는 Sol은 전시장에서 작품과 함께 체험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구입 가능하다.
전시기간: 11월 23일(목) ~ 12월 23일(토)
전시장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40길 19, BHAK 지하 전시장
관람시간: 화요일-토요일 10:00 ~ 18:00
전시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