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 포라스-김: 국보
리움미술관은 2023년 두 번째 M1 프로젝트 전시로 고대의 유물이 현대의 체계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는 갈라 포라스-김(Gala Porras-Kim)의 《국보》를 개최합니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이 공존하며 서로의 관계성을 끊임없이 재정의하는 장으로서 리움의 특성과 공명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신작 3점과 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10점으로 구성됩니다.
갈라 포라스-김은 연구조사를 바탕으로 미술관의 소장품 관리 체계와 국가의 문화유산 관련 법령을 비롯한 제도권이 유물과 맺는 관계를 탐구해왔습니다. 그는 소장품의 분류 및 등재 체계, 유물 보존의 전제, 작품 연출 방식을 통해 미술관의 구조를 바라봅니다. 그의 작업에서는 오래된 유물이 우리 앞에 오기까지 긴 시간을 지나는 동안 사라져버린 정보들과 희미해져 해독할 수 없어진 문자들, 그리고 유물의 여정을 전하는 불완전한 기록들이 대두되며, 이는 미술관이라는 장소에 편재한 수많은 불확실성을 드러냅니다.
이번 전시는 남북한의 국보와 일제 강점기에 반출된 문화재를 소환하는 작품을 통해 국가가 유물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방식과 식민과 분단의 역사가 우리 문화유산에 부여한 맥락을 살펴봅니다. 남북한의 국보를 한데 모은 <국보 530점>은 남한의 국보와 북한의 국보유적이 본래 ‘조선의 보물’이라는 하나의 범주에 속해 있었음을 상기시키며 제국주의 일본과 남한, 북한처럼 역사의 흐름에 따라 여러 주체가 각자의 논리와 필요에 따라 문화유산을 지정하고 관리해왔음을 환기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해외로 반출된 한국 유물 37점>은 식민 지배를 겪은 나라들이 공통으로 마주하고 있는 과제인 문화재 유출 문제를 다룹니다. 나아가 이 작품들을 리움미술관이 소장한 국보와 함께 전시하여 유물의 전시와 보존이 어떠한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 본 전시는 무료 전시입니다. 고미술 상설전 예약 및 발권 후 M1 2층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