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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리얼리즘의 본고장 러시아 레핀아카데미 유학 1세대 서양화가 박성열의 개인전이 오는 1월 17일부터 30일까지 대봉동 갤러리소헌 & 소헌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레핀미술아카데미는 저명한 러시아의 화가인 ‘레핀’의 이름을 걸고 1757년 생겨났으며 그림, 조각 및 건축 디자인 부문에 특화한 아카데미를 운영 중으로 클래식한 정통 구상화 기법으로 이름난 곳이다.)
자연과 생명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연민을 바탕으로 인간이 계속 함께 공존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존재들에 대해 특유의 리얼리티와 현대성으로 표현한 작가의 근작들을 만나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는 신작 生(생) 시리즈로 사실적 묘사와 추상화한 바탕으로 캔버스 안에 그려진 오브제에 집중하게끔 한다. 특히 소품들은 이타적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작은 곤충들을 생명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꿀벌, 개미, 풍뎅이 등 사실적으로 표현된 형태들 뒤로 추상화한 숲이 아른거린다. 사라져가고 있는 생명에 대한 소중함과 소외된 작은 것들에 대해 초점을 맞추며 자연으로 돌아가 生(생)의 원리와 중요함을 일깨운다. 더불어 100호 대작들은 살아있지만 자연에서는 이제 더 이상 자주 만날 수 없고 제한된 환경에서만 만날 수 있게 된 사자와 호랑이를 담아냈다. 무채색의 배경 속 야생성이 살아있는 눈동자와 늠름하고 당당한 제왕적인 자태는 동물에 대한 사실적 표현을 넘어 공간을 전율하는 압도적 아우라로 관람객에게 다가온다.
완벽한 리얼리즘을 위한 수작(秀作)의 완성을 위해 통상 구상작가들은 스스로의 예술적인 가치를 '재현(再現)'에 두곤 한다. 그 일반적인 '재현(再現)'은 4년제 대학입시에 철저히 교육을 받아온 모든 졸업생들이라면 누구나가 쉽게 그려 낼 법한 구상작품들이다. 이을 완벽한 리얼리즘이라 할 수 있을까. 박성열 작가는 그러한 신념 속에 진정한 의미의 재현을 고민하며, 현재의 시대감각(the sense of the times)과 소통(communication)으로 자신과 그리고 관람자와 하나가 되려한다. 스스로가 선택한 표현기법으로 작가는 스스로의 '나'를 표현하려 노력하기에 앞서 타인의 존재에 대한 통찰을 통해 보다 깊은 소통(communication)을 갈구하고 있으며, 진지한 모색(摸索)을 통한 다양한 채널에 의한 공간적 소통(疏通)의 방식과 치열하게 지금을 살아내며 다음을 선구하는 시간적 감각(感覺)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작가는 자연스러운 너나들이(소통: communication)를 이루는 수단으로 화면의 구성요소를 선택하고 표현의 방식변화를 끌어내는 것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계명대를 졸업 후 러시아 레핀아카데미를 거쳐 현재 계명대 모교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꾸준히 자신만의 작업을 열정적으로 펼쳐오고 있다. 러시아 리얼리즘에 현대성을 더하고, 이전과 달리 배경을 표현주의 추상적으로 처리한 그의 근작들은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하는 치열한 작가정신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