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Punctum
■ 전시 개요
전 시 명 점 Punctum
전시기간 2024. 1. 24(수)_ 2024. 2. 24(토)
관람시간 11:00 am - 6:00 pm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2024. 1. 24(수) 오후 5시
참여작가 신수진, 조미경
전시장소 AD갤러리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28길 56, 3F)
문 의 02-545-8884
이 메 일 adgallery.k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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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gallery는 2024년 한 해를 시작하며, 점을 주제로 신수진 작가와 조미경 작가를 초대한다. 점은 미술의 공간에서 첫 시작이 되는 조형이다. 특히, 회화공간 속에서 가장 간결한 형태를 갖게 되며, 화면 속에서 위치를 지정하거나 공간을 지시 및 표시하기도 한다. 붓끝이 화면에 닿는 순간, 점은 인간의 공간적인 행위로 인해 가시화된다. 이 점이 화면 위에 미끄러지면서 선을 이루고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점을 생각하면 쇠라와 시냑 등 점묘파를 떠오르게 한다. 쇠라와 시냑은 세상의 시각적인 형태들을 빛으로 이해하고 이를 점으로 환원하여 표현하려 했다. 폴 클레는 점이 움직여 선을 이룰 때는 이것은 “시간”을 말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선은 점이 걷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점은 존재에 관한 신비한 통로라고 샤피로가 이야기한다. 칸딘스키는 점을 ‘울림’이라고 하며, 첫 번째 점은 절대적인 울림, 두 번째 점은 주변의 울림이라고 설명하였다. 물론 점에 대한 많은 화가들의 생각은 니엘 또로니, 김창열, 이우환 등 많은 작가의 조형론으로 등장된다. 이우환의 경우, 무지의 캔버스 위에 하나의 점을 찍으며, 조형을 시작한다. 이는 그려지지 않은 것과 그려진 것을 관계 맺는 것이라 설명한다. 곧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 사이의 구분이 시작되며, 화가의 인간적 행위(조형)가 시작되는 것이다. 점은 이렇게 많은 이론과 철학을 만들어낸다.
점은 조형적인 공간에서의 점, 의미론적인 공간의 점, 영적인 공간에서의 점, 감정에서의 점, 인체와 자연에서의 점 등 너무나 다룰 부분이 많다. 또 ‘최고의 점’, ‘정신의 점’ 이 있다(앙드레 브르통). 이 점은 예술을 보는 시각으로 실제와 상상, 삶과 죽음, 과거와 미래 등 서로 모순으로 이해되는 것이 멈추는 궁극적인 점이며, 여기서 초현실주의의 중요 관점이 시작되기도 한다. 또 점은 시각적 측면만이 아니라, 문자에서도 다양한 의미로 제시된다. 쉼의 표시, 소리의 높이와 길이, 마침표, 콜론과 세미콜론 등 여러 의미 구조와 재현적인 구조를 동시에 갖는다.
이 간결한 형태는 또 밀집도와 반복에 따라 선과 거대한 덩어리를 형성하게도 된다. 점의 논리는 시점(point of view)나 초점 잡기로도 이해할 수 있고, 이것은 곧 세계관, 더 나가면 Weltanschaung 이라는 철학적인 의미도 포함할 것이다. 라틴어는 점을 Punctum이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감정적으로 충격을 주고 마음을 찌르는 것 같은 의미로도 제시된다. 대표적인 예가 롤랑바르트라고 할 수 있다. 또 점(點)은 점이면서도 ‘세우다’를 의미한다. 그래서 의미는 새로운 조형을 세우고 세계를 보는 것이다. 마음을 점으로 찍기도 하며(점심) 매우 시적인 공간을 여백 속에서 만들어낸다. 본 전시는 이러한 다양한 점을 생각하며 조형의 공간에서 시작하여 서정적인 공간, 감성과 영성의 공간으로 이해할 것이다.
신수진 작가는 작은 점들을 찍어 화면을 색면을 만들어낸다. 물로 이렇게 이뤄내는 면은 조형에서 점-선-면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화면속에서 점을 중첩시키며, 공간 속에서 밀도와 공간을 만들어 풍성한 조형을 만들어낸다. 점은 작가에게 있어서 작업의 최소 단위이다. 작가는 이 점을 통해, 공간과 스케일을 얻어낸다. 점의 반복과 그에 의한 밀도는 작품을 추상의 공간으로도, 또 때로는 숲으로 꽃으로도 인식하게 한다. 이러한 조형의 이중적이고 포괄적인 측면은 작품 감상과 해석에 있어서 그 가능성을 풍부하게 한다. 작은 점들은 미미할 수 있는 것들 속에서, 작가에게는 본질적인 가치를 찾게 한다. 이 점은 서정과 감성의 점이며 또 세계를 재현하고 표현이 만나는 점이고 추상과 구상적인 형태들이 함께 하는 조형이다.
조미경 작가는 점을 조형적인 창조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이 창조는 창세기의 창조이다. 곧 창조시에 있었던 ‘말씀’이다. 빛이라 있으라는 말씀에, 빛이 창조된다. 요한복음1장 1절에 태초에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라는 설명처럼, 천지 창조가 말씀으로 있었고, 이를 작가는 조형적으로 해석한다. 또한 점은 세상 만물과 생명의 창조이면서도, 죽은 자들의 소생의 의미를 포함한다. 일련의 작품 생기-루아흐와 seme 연작에서 이러한 특징을 찾아 볼 수 있다. 작품에서 작가는 크고 작은 점들을 교차시키며 자연 속의 생명체의 창조로, seme 곧 씨앗의 의미를 제시한다. 이 씨앗 seme는 생명의 근원으로 인체에서 그리고 자연에서도, 의미적으로도 겨자씨처럼 확산되는 풍성함을 갖게 한다. 이렇게 다양한 관점으로 점은 생기와 호흡, 성령, 의미-근원-형태적으로 전개되어 또 다른 영적인 점의 의미를 찾게 한다.
강태성(AD gallery Director, 예술학)
■ 작품 이미지
□ 신수진
Dayspring 115x190cm mixed media on canvas 2018
Purple and Yellow 45x70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Orange Breeze 141x100cm mixed media on canvas 2018
Sunset 194x84cm mixed media on canvas 2022
□ 조미경
Seme I 50x50cm plastic, wire-mesh, acrylic paint, paper on canvas 2024
Seme III-4 30x30cm wire-mesh, acrylic paint, paper on paper panel 2024
생기-루아흐3 48x122cm pasted paper on paper panel 2024
Seme(창공)IV-1 35x35cm acrylic paint, color pen, paper on paper panel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