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제목 : Shadow Temple /그림자 사원
전시작가 : 손정은 개인전
전시일정 : 2024. 3. 1(금)-3.10(일), 월요일 휴관
12:00-19:00
상징의 세계에서 그림자는 부정의 원리로서, 태양의 긍정의 원리에 대립된다. 그림자의 사전적 의미는 물체가 빛을 가려 그 물체의 뒷면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늘이라고 정의되는데, 그림자가 생기기 위한 조건인 빛은 신의 은총을 뜻하기도 한다. 그림자는 사람의 자취라는 의미도 있으며, 실제로 미개부족에서 그림자는 인간의 혼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림자 사원>은 원시여신의 원형적 상징과 통속적으로 소비되는 여성 기호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였다. 작품을 이루는 주요 재료들은 소비사회에서 대량생산되는, 쉽게 쓰고 버릴 수 있는 일회용품이다. 특히 마네킹 머리와, 살덩어리를 연상하게 하는 컬러스타킹은 2003년부터 발표한 “소녀상(Girl statue)” 연작의 주요 소재이며, 전시 테마에 따라 일상에서 소비되는 여성 이미지의 무한 변주를 시도한다. 제의를 위한 그릇으로 변모한 IKEA의 주방기구들은 공격성을 드러내며, 꽃무늬 패브릭 위에 바느질한 드로잉은 20세기 초 빅토리아 시대에 수집된 의료용 일러스트를 모사한 것으로서 여성이 겪는 고통과 질병을 ‘방황하는 자궁(wandering womb)’ 즉 히스테리라 낙인찍으며 분석대상으로 삼았던 것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