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미술관은 굉장히 흥미로운 공간이다. 열려있는 공간과 다양한 벽면이 있다. 그리고 미술관이 보유한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할 수 있어 많은 아이디어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공간을 하나로 만들어줄 수 있는 벽화 위에 나의 판화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허스크밋나븐 인터뷰 중
본 전시는 한국-덴마크 문화예술 교류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덴마크 작가 허스크밋나븐의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이다. 허스크밋나븐은 정체를 숨기고 작품만으로 소통하는 예술가로, 미술관, 공공장소, 도시 벽면 등 다양한 공간에 작품을 선보이며 사람들에게 위안과 영감을 선사한다. 풍자적 유머가 돋보이는 그의 작품은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 아동 권리, 전쟁, 질병, 불평등, 차별 등 사회 문제를 다루며, 능동적 참여를 촉구하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여 사비나미술관 공간 특성에 맞게 현장에서 직접 대형 벽화를 그려 완성했다. 전시장 벽면을 거대한 캔버스로 활용한 벽화는 압도적인 규모와 대담한 색채, 강렬한 그래픽적 표현으로 작가의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펼쳐 보인다. 벽화는 전시기간 동안에만 한시적으로 공개되며, 전시 종료 후에는 제거되고 벽면은 원상 복구될 예정이다. 따라서 이 벽화는 한국의 관람객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보이는 유일한 작품이며 오직 사비나미술관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벽화의 현장성, 독점성, 즉시성은 관람객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예술 경험을 제공하며 오래도록 기억되는 특별한 순간을 선물할 것이다.
벽화뿐만 아니라 회화, 드로잉, 판화, 영상, 오브제 등 총 158점의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소개되어 작가의 예술세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기회도 제공한다. 특히 A4 용지 한 장을 찢고, 접고, 구부려 움직임과 공간감을 강조한 3D 입체드로잉은 종이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작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보여준다. 158점의 출품작들은 풍자와 유머, 상상력을 가미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랑과 평화,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강조하고 관람객들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전시 전경 제공: 사비나미술관
<The Big Picture>의 의미
“나는 항상 주변을 둘러보는 눈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주변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는다.
영감은 힘든 일이고, 그것을 찾아봐야 한다. 위에서 뚝 떨어지는것이 아니다”
- 허스크밋나븐
<The Big Picture>는 허스크밋나븐의 예술적 비전과 철학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이 제목은 단순히 작품의 크기나 규모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예술이 전달하고자 하는 포괄적이고 심오한 메시지를 반영한다. 'The Big Picture'는 *작은 부분에 집착하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거시적 시각, *지속 가능한 미래를 예측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하는 능력, *불평등, 소외,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감과 연대감을 강화하는 다층적 의미를 지녔다.
“때로는 일상생활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정치에 관한 것이기도 하고,
때로는 동물이나 다른 무언가를 그린 것이기도 하다. 나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만들고 싶고,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다”
- 허스크밋나븐
허스크밋나븐의 작품은 일상의 가치를 주제로 다양성의 포용, 공동체 의식과 연대감, 긍정적 변화를 촉구한다. 공동체와의 연결성을 강조하며,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유머와 상상력, 창의적인 시각을 통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이끌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의 특별함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미술보다 다른 분야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었다. 나는 다른 예술 장르의 신비로움을 좋아한다.”
- 허스크밋나븐
허스크밋나븐은 일상의 관찰에서부터 만화, 그라피티 아트, 포토아트, 문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얻은 영감을 결합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언어를 개발한 융합형 예술가다. 미술과 타 장르와의 결합은 작가의 작업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관람객들에게 즐거움과 사색을 동시에 제공한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다음 3가지로 요약 된다.
전시 전경 제공: 사비나미술관
- 일상과 창의적 연관성
작가는 관찰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소한 순간들에서 상상력과 창조성을 발견하고 이를 예술로 표현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갖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상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창의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관람객들이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유머와 풍자의 묘미
작가가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프랑스 만화 아스테릭스와 벨기에 만화 럭키 루크는 그의 작품에 유머와 익살, 예상치 못한 전개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 다양한 캐릭터 묘사 등에 뚜렷한 영향을 미쳤다.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담은 그의 작품은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명확한 스토리 라인을 제공한다.
- 사회적 메시지
허스크밋나븐은 1990년 그라피티 예술에서 출발하여 그라피티 작가들의 다양한 스타일을 탐구하며거리 예술가로서 경력을 쌓았다.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상 대비와 조화, 즉흥성과 속도감, 선명하고 명확한 라인으로 이루어진 그래픽적 요소로 특징지어지며, 이는 그라피티 예술의 영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한편 포토 아트와 문학은 그의 작업에 현실감과 상상력을 동시에 부여하는 중요한 요소이며, 사회 변화를 촉구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행동을 독려하는 데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작업 장면 제공: 사비나미술관
허스크밋나븐 (HuskMitNavn, b. 1975)은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익명의 예술가로 명성을 얻었다. 작가의 예명인 허스크밋나븐은 덴마크어로 ‘내 이름을 기억해 주세요’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예명에는 관람객들이 예술작품을 통해 자신을 기억하고, 그가 전달하는 메시지에 주목하기를 바라는 그의 예술적 의도와 철학이 반영됐다. 작가는 익명성을 유지하면서도 그의 작품이 사람들의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
전시경력은 《HuskMitNavn: The Big Picture》(2024, 사비나미술관, 한국), 《Vanishing points》(2023, Charlotte Fogh Contemporary, 덴마크), 《Under the same sky》(2023, Beyond the Streets, 미국), 《The missing pieces》(2022, Eighteen Gallery, 덴마크)등 40여 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미국, 영국, 프랑스, 대만, 중국 등에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덴마크국립미술관, 덴마크 포스터 뮤지엄, 덴마크 아트&디자인 뮤지엄, 덴마크 AROS 뮤지엄, 벨기에 MIMA 뮤지엄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