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기간 : 2024. 7. 23.(화) ~ 9. 22.(일)
올해로 9회째를 맞이하는 《2024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 전시지원 공모 선정전》은 미술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예술가를 대상으로 실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선정된 작가(팀)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 공모 주제는 대청호를 기반으로 “기후 위기라는 공동의 문제에서 출발해 오늘날 당면하고 있는 물과 생태계의 교란 문제”이다. 총 48건의 전시 공모 제안을 받았으며, 최종 3팀을 선정하였다. 심사는 크게 전시 주제와의 적합성, 내용의 참신성, 전시 수행 능력 등이 평가 기준이었으며, 협업과 창의성, 주제성, 장르의 다양성도 고려되었다. 최종 선정된 홍기원, 오세라×차지량, 서인혜 3팀은 리서치를 바탕으로 한 기획 의도가 돋보였다. 제작 과정에서 대청호와 환경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반영되고 전달력이 강한 작품을 이번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다.
홍기원의 《생성》은 물과 생태 변화를 과학과 환경(사회, 생태)이란 키워드로 확장하여 연결을 시도한다. 북극 탐사를 진행하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담은 다큐 영상, 생존을 위한 도구인 구명정을 키네틱으로 설치한 작품, 대청호를 비롯한 생태계 안에서 각자 고유의 역할을 하는 외래생물에 대한 시각을 담은 영상 등을 통해 인간 중심적 시각과 사고에서 나아가, 예술과 과학의 접점에서 폭넓은 시선으로 어떻게 주위 환경을 바라보고 어떤 세계관을 확장해 나가야 하는지를 엿볼 수 있다.
오세라×차지량의 《물꿈집》은 영상과 석판화 등을 통해 물이라는 개념 안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체감하는 행위가 일종의 꿈을 꾸는 것과 같다는 믿음을 보여준다. 물과 꿈의 안과 밖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전시를 구성하여, 물과 꿈에서 비롯되어 존재하는 것, 사라진 것, 머물러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아련한 물과 꿈으로 교차하는 집을 만들고, 수면 아래 잠긴 과거 수몰민의 집과 현재는 물의 집이 된 대청호에 대한 꿈같은 사유를 불러일으킨다.
서인혜의 《순자 붕어 이야기》는 외래어종 붕어의 잘못된 방류로 인해 생태계의 교란을 가져온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대청호를 둘러싼 이해와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개발과 같은 거대한 중심 역사에 대한 저항의 차원에서 대청호의 이야기를 영상과 설치를 통해 다시 바라보고 쓰는 것을 시도한다. 특히 대청호 주변에 살았던 수몰민들, 즉 수많은 순자들을 드러냄으로써 물 밑에 가려진 이들의 이야기를 회복하고 대청호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경험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