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은 : 너는 나를 욕망하고, 나는 나를 지워내고
2024.7.1 - 8.20
ARTBASE 26SQM 박서보재단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 24길 9-2
너는 나를 욕망하고, 나는 나를 지워내고 | YOU IMAGINE MY DESIRE; I DRAW MY DARKNESS
오하은의 작품엔 일상의 순간이 담겨 있다. 묘한 긴장감이 드는 순간이다. 작품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누군가의 은밀한 시간을 엿보는 듯 하다. 동시에 도발적으로 전시되어 있다는 인상이 공존한다. 이런 오하은의 작품들을 <너는 나를 욕망하고, 나는 나를 지워내고 YOU IMAGINE MY DESIRES; I DRAW MY DARKNESS>전을 통해 펼쳐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Mimicry 시리즈를 포함하여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작가의 회화 11점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영상 작업 및 설치 작업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한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캔버스의 무게와 손끝에 느껴지는 물성의 매력을 찾아 회화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몸으로 느껴지는 감각과 삶에 맞닿은 감정들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라캉은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고 말했다. 그의 오랜 명제처럼, 작가는 작품을 통해 여성의 몸이 욕망의 대상으로서 응시되는 경험과 그 응시를 관찰하는 시선 모두를 포착한다. 타인의 욕망과 자신의 욕망이 서로를 모방하고 충돌한다. 각자의 욕망이 혼재되어 섞이는 과정에서 개인은 불안하고 흔들린다. 작가가 바라본 삶의 역학이자, 모두가 경험하는 순간이다.
“사람이 계속 종교에 의지하고 혹은 이성에 의지하고, 과학에 의지하려 했지만, 그 어느 것에도 기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럼 우리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결국에 서로의 온기 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요.”
부딪혀 깨지고 흩어지는 것이 아닌, 섞이고 녹아들어 확장되는 것이 작가가 담고자 한 의미는 아니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