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노트
여인의 삶은 우주를 담고 있습니다.
예술의 원천은 작가의 경험이다. 작가가 삶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은 작업의 방향을 정하는 지표로 작용하여, 나의 그림 또한 수많은 고뇌와 탐구 끝에 완성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신주단지는 가정이나 신당에서 모시는 신성이 담긴 물체를 일컫는 말이다. 신주단지를 모실 때에 조금이라도 부정하거나 정성을 기울이지 않으면 집안에 탈이 난다고 한다. 더불어 집 안에 있는 신은 가신(家神)이라고 하는데 하나의 집안을 작은 우주로 보았을 때 각 가신들에게는 고유한 영역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집 건물을 수호하는 성주신, 집터를 지키는 터주신, 잡귀를 물리치는 대문신, 부엌을 관장하는 조왕신, 우물을 지켜주는 용왕신, 화장실을 지켜주는 뒷간신까지… 각 가신들은 고유한 영역에 따라 그 맡은 역할 또한 다르다.
나는 그간 북어를 그려왔다. 신의 제물이 인간의 먹거리로 다채롭게 변용되어 밥상에 올라오는 것처럼 가신들 또한 갖가지 모습으로 인간의 곁을 지켜주었음을 느꼈고, 그 마음을 작품에 표현하고 싶었다. 많은 가신들 중 조왕신을 골랐는데 조왕신은 부엌을 지키는 신으로서 그 어떤 신보다 여성의 따듯하고 소박한 마음을 담고 있으리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여성은 가족의 안녕과 집안의 평안함을 바라며 정성을 드리는 주체이다. 여성은 자식에게는 어머니, 남편에게는 안사람, 시부모에게는 며느리로 통하며 가정을 지탱해왔다. 이처럼 가정에서 절대적 존재인 여성의 주체성을 부엌을 지키는 수호신인 조왕신과 접목하여 풀어가보고자 한다.
여성으로 태어나 딸로서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며느리로서 살아왔다. 상황에 따라 변용되는 북어의 모습이 나와 많이 닮은 것 같아 북어를 그렸고, 소망과 기다림이 있는 북어를 닮고 싶어 또 북어를 그렸다. 여성의 삶은 나의 삶이고 나의 소망이고 나의 기다림이다. 현대사회에서 여성은 객체로 존재할 때가 많지만 나의 그림에서는 여성을 주체로 하여 그녀의 마음을 거침없이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다.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며느리로서 한 가정을 위해 보이지 않는 헌신으로 인내했던 그녀의 소박함이 피워내는 주체성을 믿는다. 여성의 손길로부터 시작되는 가정의 완성을 공감할 수 있는 그림이 되기를 바란다.
- 전 시 명 : 김 현 일 展 – 여인의 삶은 우주다
- 장 소 : 갤러리 은 2F
- 전시기간 : 2024.08.14 ~ 08.20
- 약 력
1986년~2023년 그룹 단체전
1988년~1991년 강릉대학교 미술학과(한국화)졸업
2001년~2023년 초설회전
2012년~2020년 개인전6회(원주.횡성.정선)
2006년~2009년 원주 일요화가회전
2013년~2018년 원주미술협회전
2013년~2015년 한국국제조형미술협회조형전
2014년~2023년 강원미술협회전
2019년~2023년 강원미술협회 추천,초대작가전
2023년 화색도란(인사동 경인미술관)
2023년 호텔인터불고 아트컬렉션전(원주인터불고)
2023년 원주아트페어전(남산골문화센터미담관)
현재 : 한국미술협회횡성미협부지부장.강원미술협회추천작가.초설회.한국민화협회11기(화색도란)
홈페이지:https://artlove.modoo.at
인스타그램:gimheonil71
강원갤러리 2024 선정작가전
강원특별자치도는 대한민국의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미술관이자 박물관이다. 천혜의 자연을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함께 해오며, 창작활동을 해 온 강원미술인들의 역사는 이미 60년의 세월을 굳건히 이어가고 있다.
강원갤러리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오랜 시간 다듬어진 강원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국내외의 예술적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예술사업이다.
2024년 강원갤러리의 행보의 첫 번째로 5월 ‘2024 강원갤러리 기획초대전-강원회화의 窓’을 진행하였으며, 그에 이어 두 번째로 7~10월 중 13회의 개인전을 기획초대하는 ‘강원갤러리 2024 선정작가전’을 진행한다.
‘강원갤러리 2024 선정작가전’은 강원특별자치도의 예술정서를 담고 있는 지역 작가 13인을 초대하여 강원 미술의 특별함과 우수성을 선보이고자 하는 전시이다.
이는 강원미슬이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고 예술적 교류와 소통을 통해 활동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고 있다. 강원 지역에만 국한되어 오던 강원미술이 새로운 영역으로의 공식적인 행보를 선언하고 보다 진일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지역 예술의 의지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