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or is Painless Domination
August 31, 2024 – October 13, 2024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2024년 8월 31일부터 10월 13일까지 일본 작가 코헤이 쿄모리의 개인전 《Decor is Painless Domination》을 개최한다. 그동안 일관되게 장식 문화를 사회 또는 역사적 문맥 속에서 고찰하며 시각 문화의 새로운 가치를 탐구해온 그는 이번 한국 첫 개인전을 통해 장식에 대한 사색을 더욱 확장하고, 장식이 지닌 강박, 시각에 대한 압박, 폭력적인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본질에 대해 탐구한다.
전시 제목인 'Decor is Painless Domination'은 패션 및 상업 디자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쿄모리가 마침내 도달한 장식에 대한 인식론을 집약적으로 나타낸다. 상업 디자인 및 대중매체 세계에서는 특정 이미지를 방대한 양과 반복으로 소비자에게 주입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고정 관념적인 공통된 이미지를 형성하게 된다. 쿄모리는 이러한 이미지 조작에 대해 '수용자가 고통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저항감이 생기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이 가져오는 인식의 변질은 근현대 이전부터 ‘장식’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B1F <O시리즈>
그의 회화 시리즈는 'O'시리즈와 'M'시리즈로 구분되며, 각각 신앙 및 사회적 지위와 장식의 관계를 주제로 하고 있다. 이 두 시리즈를 통해 작가는 '장식을 이용해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특정 이미지의 조작'을 연구해 왔으며, 보물이나 장식품, 머리 장식, 훈장이나 검과 같은 모티프를 콜라주하여 레진으로 표면을 가공한다. 특히 지하 전시장에서 선보이는 O시리즈는 제단화 구조를 인용한 신작들로 경건한 종교 예술을 추구하며 종교 문화와 사회에서 장식의 기능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장식을 통해 경건함과 권위를 전달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F <S시리즈>
전시장 2층에는 그가 장식의 개념을 재해석하며 발견한 또 다른 회화 시리즈 'S'가 펼쳐진다. 먹과 레진으로 이루어진 신작들은 장식이 지닌 표면적인 이미지 조작의 힘, 즉 '꾸미는 힘'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S'는 프랑스어 'Simuler'의 첫 글자이며, 그로부터 파생된 단어인 'Simulacra', 'Simulation'을 암시한다. 즉, 쿄모리는 장식의 중심적인 요소 중 하나가 '겉모습'이며, 먹으로 그려진 꽃과 나무는 레진으로 광범하게 덮여져 서서히 '회화'로서 장식되지만, 그것은 이른바 선묘나 원근법, 물질성 등 전통적인 회화적 관점 에서가 아닌 그가 생각하는 장식적 구조에서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4F <Decorative Relationships 001>
4층 전시실에서는 쿄모리의 첫번째 설치작품인 <Decorative Relationships 001>이 공개된다. 이는 최근 그가 진행해 온 고찰의 도달점으로, 벽을 빼곡히 뒤덮은 비늘 모양의 평면 작품들이 공간을 압도하여 관람자에게 강렬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비늘에 그려진 방대한 문양을 발견했을 때, 그 압도적인 시각적 경험은 협박적이고 강박적이기까지 하며, 개인의 의식을 쓸어버릴 듯한 폭력성을 느끼게 한다. 전시장에서는 “동의하겠습니까?”라고 한쪽이 말하면, 다른 쪽은 “네, 동의합니다”라고 답하는 불길한 대화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무수히 많은 비늘 모양은 관람객에게 시각적 강박감을 주고, 대화는 청각적으로 동조적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데, 이는 쿄모리가 생각하는 장식예술의 기본적 성격이자 그 뒤에 숨겨져 있는 세뇌성, 즉 '고통 없는 지배'의 힘을 보여준다. 작가는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여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사회심리학의 '사회적 증명' 개념을 참고하여 작품을 제작하였으며, 개인이 다수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의식의 왜곡과 변질을 촉진하는 힘이야 말로 장식의 본질이라 강조하며, 장식이 인류사에 계속해서 미쳐온 영향력 즉 '장식은 고통 없는 지배이다'라는 이번 전시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ARTIST PROFILE
에르메스 스카프 디자인으로 대중에게는 더 잘 알려진 코헤이 쿄모리는 1985년 일본에서 태어나 산업디자인과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 후, 밀라노 유학을 통해 패션디자인을 공부했다. 작가는 유학 중 조우하게 된 유럽의 장식예술에 영감을 받아 제작하기 시작한 Digital Decorative Painting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작업 활동을 시작했으며, 동서양의 모든 전통적 형태의 예술, 생활, 패션 등에서 발견되는 장식과 그 미학을 재해석함으로써 그 만의 현대적인 관점을 통해 적용된 독특한 시각 언어를 작품으로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WARDS
2020 Hermès International Scarf Design Competition Grand Prix
2019 ART START UP 100 Reward Prize
2019 Spiral Independent Creators Festival 20 Second Prize
2019 IAG AWARDS 2019 Second Prize
2018 FEI PRINT AWARD Grand Pr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