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 Morta
2024. 9. 11 - 10. 15
Shine Kong Solo Exhibition
공시네는 관계에 관한 이야기들을 작은 오브제로 제작하여 이것을 캔바스 안으로 또는 캔바스 밖으로 평면과 입체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회화작업을 확장해왔다. 회화장르의 하나인 “정물화(Natura Morta)”라는 타이틀로 재구성한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그동안 그려왔던 네러티브들이 가득담긴 오브제들이 등장하는 회화작업들과 그 오브제들이 이제는 자연에게 목소리를 내어주듯 간결한 큐브들로 진화되어가는 최근 신작들을 한자리에 선보인다.
정물화라는 것은 본디 그 자체로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소재로하여 그린 그림을 일컫는데 작가는 모래사장, 소나무, 바위, 새, 바다, 하늘과 같이 살아있는 자연을 다시 정물로 제작하여 즉 정물이 풍경을 담아가고 풍경이 정물로 담아지는 두 세계를 동시에 비춘다. 자연의 뿌리를 둔 스토아학파의 영향을 받은 ‘바뤼흐 스피노자’는 자연을 바라보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는데, 자연 스스로가 가진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측면을 ‘능산적 자연(natura naturans)’이라고 한다면 자연이 가진 수동적이고 결과적인 측면은 ‘소산적자연(natura naturata)’이라 정의하였다.
‘바다에 가면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파도가 다가온다.
반면 산을 오를때면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만날 수 없다.
고향 강릉에 있는 순포해변을 가면 이 두가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소나무들을 하나하나 지나면 한장 한장 넘겨지는 어떤 이야기의 소설처럼 혹은 곱씹어 새겨지는 하나의 시처럼 바닷가에 다다르면 완성된다는
무언의 초대장 같은 설레임이 그 길에 존재한다.
매번 똑같은 소나무들을 지나는 하나의 루트로만 바닷가에 다다르기에 불가능하다는 점 또한 이곳을 계속 찾는 이유이다.’
-작가노트 中
토지 위에 하나하나 살아 있는 것 같은 정물들과 그 안에 존재하고 있을 신의 풍경.
작가의 Natura Morta는 우리를 어느 길목에 내려놓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