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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나 : 무하유지향 : 그 확실히 존재하는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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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도스 기획
정유나 ‘무하유지향 : 그 확실히 존재하는 안식처’
2024. 10. 02 (수) ~ 2024. 10. 08 (화)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정유나 ‘무하유지향 : 그 확실히 존재하는 안식처’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
■ 전시기간: 2024. 10. 02 (수) ~ 2024. 10. 08 (화) 





2. 전시서문

무(無)로 향하는 수행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이란 장자가 추구했던 이세계로 언어 그대로를 해석했을 때 어디에도 없으며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곳을 뜻하지만, 장자는 무하유지향을 사전적 정의에서 나아가 확실히 존재하며 언젠가 도달해야 할 안식처로 보았다. 장자가 겪어왔던 중국은 시대상이 굉장히 혼잡스러웠고 지나친 영토 확장에 혈안이 돼 있던 통치자들은 무분별한 전쟁을 일삼았다. 이로 인해 백성들은 삶도 희망도 잃은 채 육체를 건사하지 못하고 목숨을 잃었다. 장자는 당시 느꼈던 통탄스러움과 비참함을 환기하고자 현 세태를 뒤로 한 이상 세계를 지향하게 되었다. 생사의 경계와 인간에게 주어지는 의무를 벗어나 모든 것이 평화를 이루는 달관을 꾀한 것이다.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유토피아는 지난한 세월이 흘러 도달한 지금의 순간에서도 인간이 여전히 갈망하는 철학이 되었다. 현대에서 누구나 지니고 있는 스트레스 또는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떠안아야 하는 책임감 등은 우리 삶에서 많은 이들이 구속을 느끼는 고질적 문제이다. 정유나 작가는 하루에 몇 번씩이나 떠오르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초조함을 다스리기 위한 수행의 목적으로 작업에 임한다. 

 과도한 생각이 이어지면 사고 회로에 오류가 나타나고 오류는 심리적 공포나 그에 준하는 부정적 감정을 유발한다. 작가는 밀려오는 불안 증세가 결국 건강하지 못한 생각에 기인하는 것이라 보고 이를 부정생각과다분비증이라고 칭한다. 스스로 체감하는 질환이 육체적 틀 안에서 존재하는 에고(ego)의 조종 여부에 관한 것으로 인식하여, 정신적 체계가 온전히 바로잡힐 수 있도록 반복의 과정을 거쳐 에고의 껍데기로부터 탈피하고자 한다. 그칠 줄 모르는 단계가 쌓이며 만들어지는 결과물은 곧 작가의 작품으로 완성된다. 작품은 그 자체로 머릿속 잡생각을 지우고 공백의 상태에 다다르기 위한 목적의식을 담고 있다. 질병을 덜어내고 흐트러진 중심을 잡아 심신에 자유를 주기 위한 수행은 작가가 직접 터득한 치료법이다. 특히 ‘160181번의 집중’ 작은 현재 시점에서도 계속해서 이어가는 시리즈로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되었으나 폭넓게 번져있는 사회적 문제를 함께 아우르려 한다. 정유나 작가는 정신 질환이 형성되는 배경과 인과 관계를 육신의 껍데기와 진정한 자아로 구분하여 분석한다. 나아가 육신을 지배하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심리와 감정, 마음, 생각 따위가 파생되어 날카롭게 작용할 때 기운을 모아 수행하는 행위를 해결 방법으로 연구하여 실천한다. 겉으로 둘러싸인 껍데기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부정을 걷어내려는 의식을 통해 내면을 더욱 단단하게 할 뿐 아니라 맑은 해방감을 자아낸다. 바탕재 위에 붓으로 문지르고 또 문질러 누적된 층들은 조화를 이루며 예측불허의 조형성을 탄생시킨다. 이와 같은 과정이 전부 지나면 비로소 작가 고유의 예술이 한눈에 드러난다.

 작가의 예술적 소양은 앞서 언급한 장자의 무하유지향과 일맥상통한다. 현실성을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하고도 완전한 이상향은 어떠한 속박과 굴레도 없는 무(無)를 상징하고 작가가 좇는 궁극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작품은 단순한 그림 또는 평면이라 일컫기에 부족하다. 이는 곧 그림으로서 명상과 수행의 길을 걸은 자취의 증명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만의 생각과 감정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일을 소화해 낸 것이다. 정유나 작가는 그렇게 천천히 쌓아 올린 마인드 컨트롤의 정수를 보여준다. 우리 눈에서 드러나지는 않지만 무의식 저편 어딘가 틀림없이 존재하는 고유의 세계를 잠재된 관점으로 인지하고 흡수하여 예술의 영역에서 초월적으로 활약한다. 이번 전시에서 아직 얽매여 있는 남모를 고통에 불안해하고 있다면 정유나 작가의 작품을 통해 각자의 수행법을 도모해 보기 바란다.










무하유지향 #11
Acrylic gouache on canvas, 145.5×97.0cm, 2024










도원경 #1
Acrylic gouache on canvas, 162.2×112.1cm, 2022










도원경 #3
Acrylic gouache on canvas, 112.1×162.2cm, 2022










도원경 #4
Acrylic gouache on canvas, 162.2×112.1cm, 2022










도원경 #5
Acrylic gouache on canvas, 65.1×50.0cm, 2022










도원경 #8
Acrylic gouache on canvas, 25.8×17.9cm, 2023








3. 작가 노트

 질병이 있다. 

 생각이 많아 불안해지는 고질적인 질병이다. 이 질병은 
에고(ego)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에고는 육신이라는 틀 안에서 행동하기 때문에 육신이 곧 자신이라는 오류를 낳는다. 
이러한 에고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기(氣)를 통한 수행이다. 기는 나를 너머 이 우주의 중심이다. 기를 통한 수행으로 에고의 껍데기를 벗어던지는 것이 질병을 퇴치하는 
길이다. 

 이 질병은 비단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모든 생명체는 자신의 
껍데기인 육신에 접속하는 순간 접속했다는 사실을 잊고 그 껍데기가 자신 그 자체라고 생각하는 에고의 안타까운 오류를 범한다. 질병은 이 오류에서 시작한다. 이 오류로 인해 에고는 감정, 특히 고통스러운 감정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괴로워한다. 때문에 질병은 사회에 만연해있다. 여기서 기를 통한 수행이 에고의 껍데기 벗기를 도와주면서 오류 이면의 진실을 상기시켜준다.

 붓으로 동그라미를 그리며 힘주어 문지르기, 계속 점을 찍으며 그 점이 몇 개인지 세기, 털을 뽑고 붙이기, 부푸는 펜으로 계속 찍고 가열하기, 손톱으로 긁은 점토가 굳기 전에 수세미를 쑤셔 넣기.

 이러한 작업들은 나의 겉모습인 에고의 껍데기를 벗기는 수행적 의식이다. 이것은 껍데기라는 한계를 지우며 생각을 없애는 것에 도달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보통의 단순 노동집약적 행위와는 아주 다르다. 작업으로 이어진 반복적인 의식은 질병을 퇴치하는 수단이다. 수행적 의식은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쌓인다. 그것들끼리 뭉치고 흩어지면서 쌓이는 과정으로 의도치 않은 각각의 조형성을 이룬다. 작업은 질병을 퇴치하는 과정을 담는다. 그 과정은 진실이기에 사회에 만연한 질병까지 평유되기를 기대한다.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스텐실 붓을 힘주어 문지르는 제스처를 반복한다. 모든 것을 내맡겨 문지름을 반복하다보면 층층이 쌓인 레이어를 통해 의도하지 않은 형상에 도달한다. 이것은 명상이고 곧 수행적 의식이다. 아무것도 아닌듯한 문지름들이 반복적으로 쌓이면서 결국 형상들을 존재하게 한다. 

 이러한 행위는 바로 장자가 말한 무하유지향과 닮아있다. 장자는 극한의 자유를 펼쳐놓는 환상의 세계가 자신을 옥죄는 혹독한 현실을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무하유지향은 언어상으로는 어느 곳에도 없는 곳이라는 의미이지만, 우리 의식 너머 확실히 존재하고 언젠가 도달해야 할 안식처이다. 작업은 무하유지향을 궁극하는 행위이며 저항이 아닌 내맡김을 통해 이루어지기에 이 질병을 흘려보내는 공간이 된다. 따라서 작업을 통해 마침내 편안히 그것에 도달한다. 








4. 작가 약력

정유나 │ JUNG YOO NA
(born 1999)
jyoona_art@naver.com

2023 건국대학교 대학원 현대미술학과 재학
2023 건국대학교 현대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2024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 갤러리 도스, 서울
 
그룹전
2024 BUCKET LINE, 뎁센드2 갤러리, 서울
2023 스카우트전, 갤러리이마주, 서울
2023 아시아프 ASYAAF, 홍익대 현대미술관, 서울
2023 공간여행갤러리코사확장개관초대전, 갤러리코사, 서울
2023 아트성수, 헬로우뮤지움, 서울
 
수상
2022 한국영상학회 학생공모전_Reflecting
2022 제3회 부산국제미술대전_BIAE
2021 중앙회화대전_새로운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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