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24. 11. 9. - 11. 29.
1980년대 한국 사회는 현대화를 향한 강한 열망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모순과 갈등이 공존하는 격변의 시기였다.
이러한 혼란스럽고 역동적인 시대적 배경에서 여러 미술 운동이 생겨났으며, 그 흐름 가운데 미술동인 '두렁'이 탄생하게 되었다.
두렁은 예술을 위한 예술이나 탐미주의적 예술관을 비판하며, 민중을 위한 예술의 실천을 목표로 활동 영역을 삶의 차원으로 확장해 갔다. 민중과 함께하며 생활 현장의 현실성과 이들의 문화적 역량을 증진하는 것을 중요한 작업의 기반으로 삼은 두렁은, 민중적 표현과 양식을 새롭게 고안하기 위해 미적 전통을 역사적 차원에서 계승하고, 작업의 민주화를 위해 공동 창작을 강화했다.
두렁의 이상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걸개그림과 같은 공동 그림 작업, 민중 판화 교실 운영, 그리고 생활미술품 제작, 노동 만화 창작 등을 통해 두렁은 민중과 예술의 연결을 더욱 깊이 다져 나갔다. 이 과정에서 두렁은 한국 사회의 불합리와 문제점에 질문을 던지고, 예술을 통해 사회적 변화의 길을 모색했다.
1980년대 한국 사회에 던졌던 이러한 질문과 변화를 향한 두렁의 여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술동인 두렁 창립 40주년 기념전 ≪두렁, 지금≫은 두렁의 활동을 지금 다시 주목하고 동시에 지금 우리 사회를 겹쳐보고자 한다.
출품작은 두렁을 조직하기 이전부터 두렁이란 이름으로 진행했던 작업과 이후 개별적인 행보의 결과까지 포괄한다. 전시를 통해 사회와 예술이 만나야 할 지점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