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준
2024.12.3 - 12.23
서울 자브종
스페이스 구기58&안스커피
좀 지루하지만 사전적 정의는: 흥흥거리다-흥겨워서 자꾸 콧소리를 치다.
어린아이가 무엇을 달라고 보채어 울다. 흥흥대다.
얼얼하다-몹시 맵거나 독한 것이 혀끝에 닿을 때처럼 썩 아리고 쏘는 느낌이 있다.
둔하게 아리다.
라고 한다. 한편, 흥얼거리다, 는 흥이 겨워 연해 입 속으로 노래를 부르다.
남이 알아듣지 못할 말을 입 속으로 자꾸 지껄이다. 흥얼대다, 란다.
빅 브라더 앤드 홀딩컴퍼니Big Brothers & The Holding Company의 치프 스릴스Cheap Thrills(1968) 앨범에는 재니스 조플린이 부른 ‘볼 앤 체인’ 이라는 곡이 있다. 볼 앤 체인, 우리 식으로 하면 족쇄겠지.
길을 걷다가(행인行人) 녹아가는 쌓인 눈 위에 주차금지 표지로 놓여있는 폐타이어를 봤다. 쇠사슬이 감겨 있는 폐타이어는 뭔가 역설逆說 미만의 자가당착을 보는 것 같았다(현장現場).
행인의 현장, 이라는 제목은 길을 가다 문득 보게 된 일상의, 사물의 한 장면을 그려보는 일종의 시리즈이다. 모노노 아와레, 랄까?
흥흥얼얼은 흥흥대기도 했다가 얼얼해 하기도 하는 세계의 한 구석을 조망한다.
흥흥얼얼은 흥얼흥얼의 무한 반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