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작가
오승익 개인전 그 자리 한라산
2025.1.22.(수)-2.3.(월)
제주갤러리_인사아트 센터B1
그 자리 漢拏山(한라산)
나의 그림 주제는 한라산의 흔적이다. 그리고 제주인의 흔적, 제주도 중산간 지역의 아픔과 희망의 흔적이 담긴 한라산을 고집스럽게 오랫동안 그리고 있다. 묵묵히 나를 지켜주고 치유와 위로 해 주는 한라산, 없어져 버린 마을 대신 묘지가 있는 그 자리, ‘그 자리 한라산’을 마음에서 나오는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해본다.
인간은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내적 또는 외적으로 삶의 흔적을 누구나 가지고 있다. 다만 사람에 따라 각기 그 흔적의 크기나 짙은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나의 40대 중반 시절부터 한라산 흔적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제주 사람들에게는 각기 다른 아픔과 상처가 가슴에 한으로 남아있으며, 그 이야기 중에는 항상 공통으로 한라산이 등장한다. 그리고 나의 가족, 친인척 중에도 제주인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서 그들은 한라산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한라산은 제주가 겪은 다양한 역사의 흔적을 품고 있어 제주인에게는 특별한 존재이다. 늘 그랬듯이 한편에 서서 기억, 희망, 애정, 4·3의 아픔과 같은 제주인의 생애를 묵묵히 지켜보며 모든 것을 품어오고 있다. 나는 이런 한라산으로부터 위안과 고마움을 느끼고 심지어 이를 같아야 할 책임을 느꼈을지 모른다. 아픔과 흔적이 남아 있는 그 자리에서 본 한라산은 지금 나의 흔적을 표현하는 대상이 되었고 본 전시에서 ‘ 그 자리 한라산’이라는 주제로 ‘한라산 가는 길’, ‘그날 기억’, ‘5월 아침 7시’, ‘10월 오후 6시’ 등의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나의 그림의 표현은 고원법으로 화면 가득한 한라산, 그리고 붉은색이 가득한 한라산을 아름다움보다 진한 여운을 조형성으로 표현 하였다.
화면에 한라산만을 표현하는 것은 어렵고 어리석은 짓이다. 제주의 아름다움과 한라산이 가진 신비함을 표현하기에도 끝이 없는데 그저 한라산만을 가득히 어리석게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과제이고 도전이고 실험이었다.
제주도 중산간 지점에서 본 한라산은 더욱더 그렇다. 과거 제주에서 사라진 중산간 마을은 우리의 흔적 중에 가장 아픈 흔적들이다. 그리고 제주인의 삶과 제주인에게 주는 한라산의 가치를 담아 표현하는데 맞는 구도를 찾고 고민하였다. 그 자리에서 본 한라산을,
조선시대 화가 정선이 비 온 후를 그린 ‘인왕산도’에서 내가 표현하는 한라산과 유사점을 느꼈고, 내가 그리는 한라산도 진경산수처럼 느낄 수 있도록 원근감보다 고원법으로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그곳엔 이름 모를 묘지와 항상 나무 한 그루가 말없이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 있다. 오늘도 변함없이 그날처럼…
오승익. Oh Seung eik osi0629@naver.com
그 자리 한라산_늦겨울 바라보기(162.2x130.3cm)
그 자리 한라산_오전의 치유(162.2x130.3cm)
그 자리 한라산_한라산 가는길(162.2x112.3cm)
그 자리 한라산_붉은 한라산01(117x81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