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갤러리 도스 기획
백권도 ‘靑 과 空의 小考│푸르름과 비어있음의 단편적 고찰’
2025. 03. 26 (수) ~ 2025. 04. 01 (화)
1. 전시 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백권도 ‘靑 과 空의 小考│푸르름과 비어있음의 단편적 고찰’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B1F)
■ 전시기간: 2025. 03. 26 (수) ~ 2025. 04. 01 (화)
2. 전시 서문
본질의 중요성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옛것을 섬기고 보존하고자 애쓰는 태도는 격변하는 시대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현대인의 대부분은 지금의 삶을 살기에 바빠 진정한 가치를 지니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 억겁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 존재의 불변과 부동의 진리가 있는 법이다. 백권도 작가는 단순히 육안에 보이고 드러나는 것이 아닌 내적으로 잠재된 진실과 고전성을 작품으로써 피력하고 직접 체화하면서 대중에게 직·간접적으로 공유한다. 특히 눈으로 담고 이론을 인지하는 것만으로 안주하지 않은 채 작가가 몸소 과거의 의복과 사물을 만지면서 착의하는 행위까지 실현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스로 지난날로부터 간직되어 왔던 대상의 소중함을 각별히 여겨 직접 행동으로 실현하면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작품은 그저 껍데기만을 찬양하고 숭배하는 현실을 꼬집으며 그 뒤에 숨겨진 진솔함과 본질을 직시하고 올바른 가치관은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당사자의 손때가 잔뜩 묻은 각각의 것들은 전부 모종의 이유가 있다. 특정한 원인이 있기에 사용감이 생기고 흔적과 자취는 고스란히 사물에 담긴다. 오랜 시간동안 차곡차곡 쌓이는 기억들은 전부 살아 숨 쉬는 시간이다. 작가가 직접 입고 쓰는 물건들은 요즘 시대에서 흔하지 않은 즉, 자주 볼 수 없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무언가가 형성되고 제작되기까지 언제나 짧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며 그렇게 세상 밖으로 노출된 모든 것들은 일시적인 시선을 끌고 소명이 다하면 끝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각광받는 그 잠깐의 순간은 찬란할지언정 결코 본질에 가깝다고 할 수 없다. 작가는 보편적이지 않은 겉모습에 흥미를 느끼고 눈을 반짝이는 것도 잠시, 어느새 퇴화한 물질로 취급하며 기억하려 하지 않는 사회적 현상을 본인의 경험으로 자각하고 작품에 담는다. 표면으로 드러나는 성분과 일차원적인 부분에 집중하여 정작 값진 의미를 놓쳐버린 관점은 결국 왜곡된 관계를 만든다. 나아가 이런 관계가 점철되면서 부패하고 병든 세상의 인식이 그릇된 방식으로 자리한다. 작품은 근본적 알맹이와 속내가 아닌 이미지에 집착하는 현대의 사고방식을 첨예하게 비판한다. 뒤틀리고 곡해된 시각으로 꾸며진 형상은 화면에서 각종 도형과 기성품 등의 소재로 상반된 성질을 대비하기 위한 의도적 묘사를 통해 극명한 강조의 효과를 보인다. 특히 거울과 돋보기는 어떠한 현상 또는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는 생활 도구로써 마치 지금의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방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깨닫는 수단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작가는 수많은 가시적 유혹에 감추어지고 무뎌진 근본적 요소들을 예술로 구현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각성의 계기를 제공한다.
곁에 머물러 있는 물건 중 대부분은 움직임 없이 늘 같은 자리에 있다. 유동적으로 바뀌고 수많은 경우의 수로 변모하는 존재는 바로 우리이다. 분주하고 척박한 사회는 사람들의 마음과 정신도 점차 메마르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옳고 참된 본질을 계속해서 의식해야 한다. 작가가 작업에 착수한 바탕을 살펴보면 순식간에 씁쓸하고 처량한 찌꺼기로 남게 된 존재를 더없이 귀한 마음으로 품으려 하는 따뜻한 눈길이 서려 있다. 이번 전시에서 모든 이가 건강한 시선으로 대상을 깊이 있게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아울러 작가가 우리와 함께 나누고자 했던 취지와 목적을 고찰하여 작품을 대면해 보기를 소망한다. 눈 앞을 가린 허물을 잠시 치우면 비로소 맑고 투명한 태도로 삶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사유와 사고
oil on canvas, 60.6×45.5cm, 2024
관계정물 relation still life
oil on canvas, 60.6×45.5cm, 2024
새벽 꿈을 거닐며
oil on canvas, 72.7×116.8cm, 2024
원탁에서
oil on canvas, 130.3×162.2cm, 2023
저녁 거리를 거닐며
oil on canvas, 80.4×100cm, 2025
자아고뇌
oil on canvas, 65.1×50cm, 2025
3. 작가 노트
예전부터 나는 과거의 물건들 혹은 과거와 연관된 것들을 좋아하며 그것을 그리기를 좋아했다. 거기에서 착상부터의 고뇌, 여러 번의 시행착오, 수없이 많은 손놀림, 땀 냄새 등등의 정성이 나의 가슴을 울렸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단순히 향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욱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직접 사용해보고 입기도 하며 작업의 많은 소재를 과거의 것에서 취했다. 이런 물건을 통해 거기에 숨겨진 이야기를 혹은 직설적으로 혹은 비유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사람들은 이러한 나의 소신을 단순히 작업으로 표현하는 것 뿐이 아닌, 옛 물건들이나 그것을 복원해 실생활에서 입고 다니는 내 모습에 흥미를 가졌다. 그렇게 말을 걸어오고 나는 이를 바탕으로 사회에서 관계를 형성해 나가기 시작했다. 허나 일부는 그 흥미가 떨어지면 미처 더 알아나가기 전에 태도가 변하고, 그렇게 얼마안가 나는 버려지거나 혹은 잊혀지기도 했다.
그렇게 관계를 형성해 나가며 주변을 지켜본바, 현대의 대부분 사람들은 내가 알아주었으면 했던 본질의 중요함에 관심이 없는 듯 하였다. 현대의 우리는 많은 상품을 향유한다. 그러나 그 결과만 잠시 누릴 뿐 그 결과에 담긴 긴 역사의 노정(路程)과 절절한 정성 등에 대해서는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듯하다.
‘본질에 대한 주목’ 이란 자리는 짙은 안개속에 묻히듯 뒤로한채 그 빈자리는 겉으로 보이는 시각으로만 바라 보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일부 사람들은 때때로 겉을 더 중히 여기며 절대적 진리인 것인 양 믿고 행동했다. 사람들은 이제 이런 자신만의 관점에서 겉면만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이제 본질과 진실은 중요해지지 않는 듯 하다. 그렇게 바라본 관점에서 왜곡이 일어나고, 이 왜곡된 시선으로 관계가 뒤틀렸다. 더 나아가 세상이 뒤틀렸다고 한다면 조금 지나칠까. 본질은 사라졌으며 남에게 보여진, 보여주고싶은 껍데기만이 남았다. 나의 작업은 이러한 화두에 관한 시각적 표현이다.
4. 작가 약력
백권도
email│bkd4756@naver.com
instagram│@a_korea_topper
학력
2024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전공 석사 졸업
2017 충북대학교 융합학과군 조형예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개인전
2025 靑 과 空의 小考, 갤러리 도스, 서울
2024 무주공화 無主空畵, 아트로직 스페이스, 서울
2019 속 誠, 방천예가 대구
단체전
2025 균열하는 형체, Gallery The ARTE 청담, 서울
2024 Li.Ber.Tas, Gallery MC, New York
2023 가능성의 공간, 고양어울림미술관, 고양
2020 Entropy_공동체 아카이브展, 갤러리 핵트, 서울
2020 프로젝트밍글, 갤러리 결, 서울
2018 원, 일호갤러리, 서울
2018 Listen to your color, 일호갤러리, 서울
2017 도원결의展, 파티움갤러리, 인천
2016 Rythmos, Gallery MC, New Y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