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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디 박: Spring Snow to Summer Watermel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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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아갤러리는 오는 9월 4일부터 27일까지 멜로디 박 작가의 개인전 《Spring Snow to Summer Watermelon》展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올해 봄부터 여름까지 작가가 직접 경험하며 감각한 시간들을 색으로 기록한 총 15점의 회화를 선보인다. 〈Lapis lazuli〉, 〈Spring snow, April〉, 〈Summer slice〉, 〈Dry air, summer salt〉, 그리고〈Roses in a vase〉 등 계절의 결을 담은 작품들이 포함된다.

Lapis lazuli, 2025. Oil (Lapis lazuli) on canvas, 130x181cm

멜로디 박은 화가이기 전 베이커로 활동한 독특한 이력을 지닌다. 빵을 만들 때 재료의 특성과 물리적 변수를 세밀하게 관찰하며 최적의 재료 배합으로 맛과 질감을 만들어냈던 경험은 회화에서 안료의 농도와 질감, 손의 압력과 도구의 움직임 등 색의 물성을 탐구하는 태도로 이어졌다. 분자라는 작은 파편들이 모여 반죽의 점성과 탄력성을 결정하듯, 다양한 고체·분말 물감을 사용한 색 실험은 색을 손에 잡히는, 실재하는 재료로서 인식하게 한다.

Spring snow, april, 2025. Oil, Oil pastel, colour pencil, pencil, charcoal, wax on canvas, 130x181cm

이번 개인전은 “시간의 변화를 색으로 보는 것이 계절”이라는 그만의 화두를 바탕으로 계절의 반복된 흐름 속에 느껴지는 미묘한 색의 차이를 보여준다. 단순한 기후 변동으로 인한 계절의 순환 보다 그가 감각한 온도, 빛, 공기, 기분 등의 비시각적 감각이 색으로 치환되며 스스로 화면을 지탱하는 주체로 선다. 그가 경험한 일상의 편린은 그렇게 색이라는 물질성으로 응축되어 캔버스에 각인된다.

草蟲圖초충도, 2024. Oil, oil pastel, colour pencil, graphite cigar on canvas, 131x181cm

멜로디 박이 창조한 색은 단순한 회화 재료를 넘어 그 자체 독립된 풍경으로, 캔버스 위에 실존한다. 하나의 색의 전체를 품기도, 여러 색의 파편들이 모여 조화로운 세계 하나를 완성시키기도 한다. 이는 계절의 변화에서 인간의 삶을 은유하는 태도와 유사하게 매일 색을 탐구하며 시간의 흐름을 감각하고, 변모하는 작가 내부의 세계를 순간 고정시키는 일과도 같다.

물질로서의 색이란, 그것이 빛의 파장이 착시되며 순간 사라지는 값이 아니라, 파장이 실재적 표면과 작용하여 시간의 흔적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이 팽배한 오늘날, 작가는 이러한 물성의 색을 매일 다루며 그 속에 시간 감각을 되새긴다. 계절의 순환과 변화, 물질에 대한 인식은 색을 통한 행위와 실천의 결과로서 관람객들에게 공유된다. 멜로디 박의 작업은 회화가 지닌 감각적·철학적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한다.


ARTIST’S NOTE

“계절의 순환은 새로운 생명이 성숙을 거쳐 쇠퇴에 이르기까지의 진행 과정을 의미한다.” - 빈센트 반 고흐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문득 마음속 깊이 스며들 때, 저는 그 울림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계절이 변함에 따라 자연의 색이 달라지고, 시간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상기하며 작업했습니다.

인공지능과 스크린이 사고와 감각을 주도하는 시대가 될수록, 저는 점점 더 물질적이고 귀한 안료들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특히 내추럴 피그먼트는 시간과 자연의 에너지가 응축된 결과물이며, 섬세하게 다루어야 하는 재료입니다.

계절은 여러 풍경을 지나 반복해 돌아와도 오늘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재료를 고르고 마주하며 축적된 몸의 감각으로 작업했습니다.



멜로디 박(Melody Park, b.1987)은 영국에서 파인아트를 전공하며 드로잉과 회화, 재료 실험을 중심으로 작업을 확장해왔다. 2016년 킹스턴 대학교(BA Fine Art)와 2017년 글라스고 스쿨 오브 아트(MFA Drawing)에서 수학했다. 작가는 재료의 물성과 변화를 세밀하게 관찰해온 경험을 회화로 이어오고 있으며, 색의 물질성과 그 속에 담긴 시간·감각의 관계를 탐구한다. 앞으로도 멜로디 박은 색을 매개로 한 감각적 경험과 재료 실험을 통해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할 예정이다. 서울, 인천, 판교, 글라스고, 런던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열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Willow charcoal gray》(Prompt Project, 서울, 2023), 《diary (2016–2023)》(응접실,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 2023), 《Swimming pool in the corner》(최정아갤러리, 서울, 2022), 《Bismuth vanadate yellow》(H Contemporary Gallery, 판교, 2021) 등이 있고, 《조용한 소음》(Fim, 서울, 2024), 《인천을 봄》(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4), 《Summer exhibition》, 영국 왕립미술원(RA), 런던(영국) 등 국내외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포르투갈 Turps banana x PADA residency, 영국 Dumfries House, 독일 da Vinciartists등 국제 레지던시에 참여하였으며, 미술은행(국립 현대 미술관) - 인천문화재단, 독일 다빈치 브러쉬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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