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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예술원 미술관 기획으로 제15회 石洲 미술상 초대전시
일상적 감성을 통한 절대 자유예로의 소요송수련의 작품세계는 넓고 깊다. 넓다는 것은 일상적 감성의 폭을 말함이고, 깊다는 것은 시간적 영원에로의 침투를 가리킨다. 언제나 이 두 가지의 변주가 공명하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자유의 세계를 소요하게 한다. 전체에서 직관적으로 들어오는 단색의 은은한 색조는 단순한 하나의 색이 아니라 모든 색이 함축된 “평담”미를 보여준다. 그래서 보면 볼수록 공간적으로 깊이로 나아가게 하고, 이 깊이의 변화는 시간의 지속으로 이어지면서 우주에로 연결된다.
여기에 경쾌하면서 때로는 육중한 붓자국이나 얼룩이 같은 색조로 또는 짙고 옅음의 변화를 가지면서 반복적으로 나열되면서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고 또다시 사라진다. 그것은 화면에서 형태로서 한 위치를 점유하며 고정된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소요하면서 화면바탕에서 우주의 폭과 깊이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이 붓자국이나 얼룩은 현존재에서 일어나는 일상적 감정이 투영된 형식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고려청자나 조선백자, 민화의 이미지를 연상시키면서 민족적 감성으로 이어준다. 따라서 이것은 처음에 화면에서 언뜻 형태로 보이다가 이내 사라짐과 함께 그것에 함축된 감성이 풀려져 나오면서 감성과 감성의 일련의 고리로 환원된다. 우리는 이 일련의 감성의 고리를 따라 무한한 시간과 공간에서 자유롭게 유희한다. 그리고 어느 듯 개체의 감성을 초월하여 역사적 보편적 감성을 체득하면서 우주적 존재로 거듭 탄생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존재에 대한 철학적 물음을 회화적으로 제시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우리 현존재의 인간은 생물학적인 인간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와 우주의 전과정을 함축하고 있는 총체로서 인류학적인 인간임을 확언하고 있는 것이다.
조송식 (조선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