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서예를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았던 1989년, 한국 서단에 《서법(書法)의 ‘법’에 대한 고찰》이라는 논문을 들고 나와 서예학 연구에 불을 지핀 이후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서예학자이자 평론가로 활동해오던 전북대 중어중문과의 김병기 교수가 첫 서예 개인전을 갖게 되었습니다.
김씨는 그동안 〈서예의 학문적 위치와 가치〉,〈서예의 현대적 변용>, <추사 서예의 전변에 대한 중국 시․서론의 영향> 등 30여 편에 이르는 서예학 관련 논문과 <탈(脫)장르인가,탈 본질인가?> 등 50여 편의 서예 평론을 발표해왔습니다. 특히 1992년에는 각 언론의 관심 속에 경희대 최병식 교수와 지상을 통해 ‘현대서예’에 관한 논쟁을 벌여 ‘서예의 시대정신’에 관한 아젠다를 처음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김씨는 서단의 비리나 부조리를 지적하는 글도 자주 발표하여 서예계의 올곧은 길잡이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는 문화재청 고문서감정위원으로 활동하면서 2002년《월간서예》에 발표한 글을 통해 국내 유명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 20여 점에 대하여 위작 가능성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미술계에 충격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1997년부터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기획자로서 한국서예의 세계화 가능성을 탐색하는 노력도 겸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7살 때부터 부친의 지도 아래 붓을 잡았고 또 외조부인 강암 송성용 선생의 문하에서 정통으로 서예공부를 한 작가입니다.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로서 국내외 초대전에 다수 초대되었으나 그의 서예가로서의 명성은 학자․평론가로서의 명성에 의해 항상 가려지곤 했습니다. 그런 그가 전․예․해․행․초 각 체를 골고루 선보이는 76점의 작품으로 생애 첫 개인전을 갖게 된 것은 작가로서의 입지를 재평가 받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 맞춰 출간한 그의 저서《사람과 서예-서예가 웰빙이다》(이화출판사)는 ‘서예가 곧 웰빙’ 이라는 독특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서예는 건강 증진의 기능, 몰입의 기능, 명상의 기능, 기도의 기능 등이 있기 때문에 어떤 예술보다도 수신성(修身性) 즉 ‘자기 몸 닦음’의 성격이 강한 예술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몸 닦음’을 추구하는 웰빙 문화에 가장 근접한 예술이 곧 서예라는 것입니다.
김씨는 앞으로 가장 한국적인 서예, 옛 선비들이 추구한 서권기와 문자향이 배인 선비서예를 지향하며 한국서예의 높은 정신성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저서 뒷부분에 실린 <외국 친구들에게 ‘나’와 ‘서예’에 대해 소개합니다.>라는 장편의 영문이 그의 이러한 의지를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1. 전시명 : 심석 김병기 서예전
2. 기간: 2004. 9. 2 ~ 9. 8
3. 개막일시 : 2004. 9. 2. 오후 5시
4. 장소: 백악미술관(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전화02-734-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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