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앞선 두 번의 전시에 이어질 앞으로의 세 번째 전시 역시 인간의 삶 속에서 본인이 느끼는 소외되고 고독한 인간의 심리를 실내공간이란 모티브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다소 화려하게 포장된 적막한 현대적인 느낌의 실내공간 안을 목적 없이 부유하듯 날아다니는 나비들, 실내공간의 투명 창(그림안의 캔버스 틀)을 통해 보이는 창 밖의 숲(창밖의 또 하나의 공간이자 실제의 캔버스 틀 안의 또 하나의 캔버스 틀)과 새들이 부재중인 적막한 새장은 이를 통해 그림을 바라보는 관람인으로 하여금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의 역할이 되고자하는 것이 본 전시 계획의 가장 큰 의도라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반 고흐나 폴 세잔의 화가의 방시리즈에 이어 초현실주의 화가인 마그리트와 중세시대의 네덜란드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업실이 본인 그림의 또 하나의 모티브로 작용하였다. 즉 화가들의 작업실이라는 또 하나의 테마가 본인 그림의 공간을 표현하는 또 하나의 요소가 된 것이다. 본인의 그림에서 그림안의 실내공간은 언듯 보아 주변의 일상공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낮 익은 공간들이나 이 공간 안에는 창과 문, 블라인드, 탁자, 의자, 거울, 액자, 화분, 나비, 새장, 커튼 등의 생명체와 일상의 사물들이 실내공간과 어우러져 다소 초현실적인 느낌의 그림으로 표현되어 주변의 익숙한 공간과는 차별화되고 있다.
2.
그림에서 한눈에 들어오는 것은 실내의 방안, 복도, 거실, 욕실, 화가의 작업실을 정지한 듯 공기 속을 부유하는 나비들의 흐름이다. 빛의 밝고 어두움, 그림자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나비의 의미는 동양적인 사상의 의미에서 읽혀지는 영혼의 상징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녘이나 공원 등의 거리를 거닐다 햇살 속에 나풀거리는 나비의 흐름을 주시한 적이 있으리라...... 공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서두르지 않고 유연하게 움직이며 창밖에서 어두운 실내로 들어오는 두 마리의 나비를 언젠가 본적이 있다. 이 광경은 무척이나 낯설고 생경한 느낌으로 초현실적인 느낌으로 뇌리에 남았고 그림의 소재로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림에서의 나비가 부유하는 공간들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나 자신을 포함한 쓸쓸한 타인들의 의식 속의 고독한 공간이자 누군가를 기다리는 희망을 상징하는 이중의 공간이기도 하다.
빛 속에서는 공중을 날지만 어두움이나 그림자가 진 부분에서는 바닥에 떨어져있는 나비의 형태 역시 소외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그림의 액자 안 판도라의 상자로부터 나오는 나비, 거울 속의 이젤에 세워놓은 그림으로부터 나오는 나비, 욕실의 거울 속으로부터 나오는 초현실적인 나비의 존재는 그림에서의 일루젼(환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동시에 현대인의 불안한 내면 속의 또 다른 희망의 표현이다. 반 고흐의 화실 안의 의자위의 투명 병 안의 잘려진 날개는 예술 혼을 불태우며 고독하게 살다간 화가의 삶을, 폴 세잔의 화실에서의 투명 병 안의 두개골, 사과, 빈병원형의 사기그릇 등은 세잔이 평생 추구한 예술세계의 신념인 사물의 기본 형상을 암시하며 이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는 투명한 본질을 나타내며 현대 화가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불멸의 세기의 화가에 대한 동경과 희망의 상징적 표현이다. 벨기에의 화가 마그리트 작업실역시 마그리트의 작품 중 1963년의 작품인 <외창> 이란 붉은 창 그림이 몹시도 인상에 남아 마그리트 작업실의 배경으로 그리면서 시작된 작업실시리즈 그림중 하나다. 네덜란드의 요하네스 베르메르 역시 가면에 쌓여있던 그의 사생활과 작업세계, 빛과 공간을 신비에 가깝게 표현한 한 화가에 대한 동경이 본인이 마치 주변의 가까운 사람처럼 그를 그림 안에 그려 넣게 한 것이다. 마치 본인의 작업실에서 그의 뒷모습을 보고 있는 듯한 환영에 사로잡혀 있는 듯한 느낌이 그림을 낳게 하였다.
마그리트의 작업실이나 베르메르의 환영역시 본인이 공간 안을 그리면서 추구하는 빛과, 공간에서 또 다른 공간을 들여다보는 또는 내다보는 열쇠구멍 같은 요소들, 그림안의 오페라의 유령이 있는 2000년대의 신문과 중세시대의 베일에 쌓여있던 베르메르화가와의 조우 등은, 즉 다분히 현실을 초월한 일루전적인 환영을 내포하며 이는 본인이 그리는 공간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의 일상공간에서 차별화시키는 요소들 이라 할 수 있다.
3.
본인의 그림은 나비나 사물의 존재와는 별도로 공간자체로서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앞서의 설명과 같이 일상의 실내공간으로 빛과 어둠, 창과 문이 있는 적막감이 감도는 풍경이며 창과 문 밖의 풍경은 현대인들이 동경하는 일상의 저편(숲-자연의 세계)이거나 발을 내딛기를 망설이는 삭막한 도시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 풍경은 실재의 풍경이자 또 하나의 그림 즉, 캔버스의 틀 이기도하다. 본인이 캔버스에 그리는 공간에서의 창과 문은 외부와의 연결 통로로서의 단순한 소통의 의미를 넘어선 의식의 건너편이라 할 수 있다.
즉, 한 공간에서 문이나 창을 통해 바라다보는 또 다른 공간은 경계지점 이전에 또 하나의 풍경의 차원으로 읽혀지며 이는 본인이 실내풍경을 그리는 가장 중요한 코드의 하나로 작용한다. 이는 풍경임과 동시에 의식의 흐름을 감지하는 개인적인 감성 표현이다. 단지 그 경계점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감내지 불안은 어느덧 희망이란 단어와 랑데부하는 것이다.
4.
이렇듯 본인의 그림들은 일상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나의 단순한 풍경이지만 그 공간 안에는 여러 가지의 소재들과 의미가 내재되어있으며 관람자에게 역시 다양한 형태로 읽히길 원한다. 창밖으로의 비상을 꿈꾸듯 실내의 비어있는 새장이 처음부터 비어있었는지 방금 전에 어디론가 날아갔는지 관람자 개개인이 추측하듯 말이다.
누구에게든 소중한 기억이나 추억, 때로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 가슴 한구석에 아련한 잔상으로 남아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잔상들은 깨지기 쉬운 유리병 속의 책, 거울 등의 사물들로 대치하여 표현하였으며 이들은 익숙한 실내공간에서 벗어나길 꿈꾸지만 늘 제자리를 머무는 우리들의 우리 현대인의 슬픈 초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실내공간에 매달려있는 새장속의 길들여진 새와 같이 창밖의 미지의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나 공간 안의 아늑함을 벗어남을 불안해하며...... 이러한 심리는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유리창, 거울, 유리병, 등의 투명성이 말해 주는데, 이는 투명함이라는 자유로운 시각과 상처 받거나 깨지기 쉬운 연약함 이 그 양면성을 말해준다.
5.
본인은 앞으로의 전시를 통해 관람자로 하여금 본인이 대략적으로 설명한 내용의 의미를 느끼고 깨닫게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진 않으려 한다. 화가는 화가 나름의 의도로 그림을 그리며 관람자가 그 의미를 읽어주기를 원하나 관람자 입장에선 그 이상의 의미 또는 그와 전혀 색다른 의미로 해석할 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본인 역시 빠르게 움직이는 불안한 현대를 호흡하는 한사람으로서 일상을 통해 본인 스스로 느끼는 삶에 대한 소외감이나 희망, 고독감, 불안감등이 감성의 편린(조각 조각)들을 우리주변의 실내공간이라는 모티브를 통해 작업하고 있다.
이러한 작품을 전시함으로서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람을 통해 현실에서의 삶과 또 다른 창 밖의 미지의 삶에 대해, 또는 공간 이쪽에서 경계점을 사이에 두고 저쪽공간을 바라보거나 생각하게 되는 짧은 순간들이 있다면 행복감에 젖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미적취향의 즐거움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어떤 그림이든 그 그림과의 첫 대면에서 느끼는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즐거움 - 그림의 의도도 말 할 나위 없이 중요하지만 - 그 그림의 독특한 향기에 취하고 깊이 빠지기를 바라는 것이 본인이 작품을 전시하고자 하는 가장 큰 바램이고 기획이며 의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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