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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원에서는 4月 8日부터  21日 까지 임태규의 작품전을 선보입니다.  

그가 이번 전시회에 발표할 ‘물의 그림’이라 명한 근작들은,  드로잉이 선행된 희고 얇고 질긴 한지를 두 손으로 말고 비빈 다음 물감을 푼 물에 적셔진 것을 펴면 색이 서서히 마르면서 가랑잎의 엽맥과도 같은 가는 선들이 살아나고, 그 선들은 지평선이거나 밤의 대지 같은 대관적 풍경을 연상시킵니다. 또는 꽃처럼 보이는 흔적의 중심으로부터 수없이 가는 선들이 변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은 지금 막 꽃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거나 無로 돌아가는 찰나에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합니다. 그는 물이 그려낸 그의 작품으로부터 흘러가는 어스름속의 소리를 귀 기울여 듣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멀고 희미하고 두텁되 아래로 가라앉는 흰 그늘 같은, 그리고 물로 시작해서 물로 마무리 지은 그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시간의 물결이 한없이 흘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그런 임태규의 작업은 물은 흘러가면서 변하는 것이기에 형태 지을 수도 없고 이름 지을 수도 없다는 노자의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자연스러움과 끊임없는 변화를 매우 중시하는 그는   선택된 나뭇가지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작업들과의 조합 과정을 통해 또 다른 예술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음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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