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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업을 통해 나는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이미지와 회화 영역 내에서의 시각적 표현이라는 양극의 접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화면 중심에 나타나는 형상들은 대부분 나이와 성별이 분명하지 않은 이미지로서, 내 과거의 기억들과 경험, 그리고 현재로부터 영향받은 이미지들을 결합시킨 것이다. 그 배경에는 여러 다른 이미지들의 조합이 복합적으로 오버랩되어 또 다른 환경과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작업들 안에는 각기 이상한 차원의 세계가 형성된다.
그것은 매일 같을 수도 있지만 매 시간 달라질 수 있는 우리 자신의 심리적 상태일 수도 있고, 현상적 모습과 정신들이 뒤얽혀 있는 환경이자 술에 취해 꿈꾸는 이상일 수도 있다. 이처럼 동시에 많은 것들이 얽혀있고 충돌하는 공간들을 통해 나는 강하고 거칠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드러울 수 있는 이중적인 에너지와 숨쉬고 있는 듯한 생명력을 드러내고자 한다.
나는 늘 명료하지 않은 시점과 관점 속에서 떠도는 에너지의 흐름을 가지고 향연하듯 작업한다. 내 작업에서 반복되면서도 고르지 않은 형상과 색채를 통해 드러나는 자유로운 기질은 마치 들짐승과 현대인의 복합적으로 떠도는 영혼과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현실과 현실 너머의 세계에 대한 문제를 동시에 투영하며, 한편으로는 극도의 다른 현상들을 동시에 경험하고 지향하는 나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뭉클한 과거의 기억들과 현재의 흔들리는 인간 본성이 얽혀있는 이 공간에는 다음 차원으로의 움직임을 위한 나의 노력과 기대가 담겨져 있다. 전시 타이틀인
AGE HOPPING 은 이 모든 것을 반영한다. 단순히
나이(AGE) 와
떠돌아 다님(HOPPING) 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영역을 넘어서 늘 공존하는 인간 본성의 문제, 그것을 안고있는 불완전한 나 자신의 절뚝거림과 상처 혹은 장애, 그리고 모든 조건들을 기꺼이 즐길 수 있는 잔치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호진의 ‘작가노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