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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샹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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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화랑에서는 6. 15 - 6. 29 일까지 중국작가 왕샹밍(王向明, Wang Xiangming)의 유화작품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왕샹밍은 1957년 중국 상해 출신으로서, 현재는 상해사범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서양화가입니다. 왕샹밍의 유화작품은 회화적 언어나 내용면에서 매우 독특하고 특유한 표현법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왕샹밍은 1980년대 ‘평화를 염원하며 (Longing for Peace)' 라는 작품을 통해 명성을 얻은 이래로 현재까지 중국 내 상해 등지를 비롯하여, 일본, 미국, 캐나다, 독일, 홍콩 등 전 세계로 활동영역을 넓히며 왕성하게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의 유화작품들은 중국과 일본, 미국의 미술관 곳곳에 소장되어 그의 높은 작품성을 검증받았습니다. 국내에서도 몇 차례 소개된 바 있으며, 그 작품의 독특한 분위기와 색감, 형태표현으로 많은 애호가 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왕샹밍은 중국회화의 전통적인 관습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이례적인 표현방식을 모색하여 중국 현대회화사의 일부를 차지하게 된 작가입니다. 그는 ‘새(鳥) 시리즈 (Birds Series)’와 ‘홍등(紅燈) 시리즈 (Chinese Custom Series)', ‘한가로움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작업해 왔으며, 이번 선화랑 전시에서는 1998년부터 2005년 최근까지의 작품 30여 점을 전시하게 되었습니다. 왕샹밍 작품의 주요 모티브인 ‘새’ 이미지는 그의 작품 전반을 관통하는 소재입니다. ‘새’라는 소재는 중국의 전통 화조화(花鳥畵)에서부터 중국 현대회화에 걸쳐 많이 다루어져 왔지만, 왕샹밍은 전혀 다른 접근법으로 새롭게 재현된 상징성을 갖는 그 만의 ‘새’ 이미지를 창출해내었습니다. 그의 작품에 재현된 ‘새’는 생기 넘치게 살아있는 실재하는 ‘새’를 포착한 이미지가 아닙니다. 왕샹밍은 범람하고 있는 현대 시각문화 속에서 대량 생산되어진 생물도감이나 백과사전 같은 인쇄물에 실린 원색도판의 그림들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그러한 이미지들은 화가에게 단지 풍경, 동식물 묘사를 위한 참고자료로써 사용될 뿐이지만, 왕샹밍은 직접적으로 그의 작품 속에 그러한 이미지들을 수용하여 재현해내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그가 표현해낸 ‘새’ 이미지들은 사실적이나, 전통적 유화기법의 특징의 관점에서 볼 때 회화적 특성을 배제한 작품으로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즉, 전통회화의 조형언어나 형식언어를 철저히 배제하고 기계 인쇄매체에 의해 생산된 이미지에 근거한 표현방법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왕샹밍의 회화는 포스트 모더니즘적인 개념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왕샹밍은 ‘새’ 이미지에 심오한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새’는 ‘자연’을 상징하며 나아가 그가 괘도나 백과사전 등에서 차용한 ‘새’ 이미지들은 그의 개인적인 경험과 조화를 이루어 ‘존재의 불안’을 나타내는 상징이자 기호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즉 그가 재현한 것은 현대문명으로 인해 불안해진 생태계속 존재의 위기를 암시하는 것입니다. ‘새’ 이미지를 그는 회화적인 방법으로 재현하고 있으나, 재현되어진 이미지는 기계에 의해 대량 복제되어지는 이미지들입니다. 이 이미지들은 자연과 단절되고 유리된 사회를 상징하며, 왕샹밍이 묘사하고 있는 ‘새’들의 모습은 고요하고 평화로우나 박제된 슬픔과 적막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왕샹밍 작품의 미적 특질이며 우리에게 자각과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왕샹밍 작품의 예술적 표현은 상당히 아름답고 부드러워 실재 아동 동화의 삽화로 이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이면에 작가의 함축된 메시지를 전하는 진지한 작품입니다.

  왕샹밍 작품의 주요 모티브인 ‘새’ 이미지는 ‘새 시리즈’와 ‘홍등 시리즈’, ‘한가로움 시리즈’ 등 그의 작품 전반에 걸쳐 단독으로 또는 다른 모티브들과 함께 표현되고 있습니다. ‘새 시리즈’와 ‘홍등 시리즈’에서는 왕샹밍 그 만의 단순화된 형태의 이미지들이 다양한 질서 속에 배열되어 특색 있는 화면구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그의 작품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조화로운 색채 표현입니다.  원숙한 색채감각으로 미묘한 색조를 사용하여, 청량감을 주는 다양하고 밝은 원색 대비까지도 부드럽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왕샹밍식(式) 화면구성과 색채의 완벽한 조화는 우리에게 신선한 감흥과 함께 편안함을 안겨줍니다. 한편 ‘한가로움 시리즈’에서는 또 다른 그 만의 인물표현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소재적인 면에서 왕샹밍의 대표적인 모티브인 새가 함께 묘사되기도 하여 내용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표현적인 면에서는 최근 ‘새’나 ‘홍등’ 시리즈와는 다른 경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붓놀림의 흔적이 드러나 있고 의도적으로 대상의 형태를 명확하지 않게 표현하여, 불분명하고 다소 길게 묘사된 인물들이 등장하는 ‘한가로움 시리즈’에는 몽환적이며 익명적인 현대적 미의식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새 시리즈’에는 왕샹밍의 전형적인 ‘새’ 이미지 그림과 더불어, 인위적 환경을 상징하는 집과 건축구조물 등이 함께 조화를 이루도록 그 만의 회화적 언어로 전개시켜 나가고 있는 작품들을 감상해볼 수 있습니다. 조형적인 면에서도 곡선과 직선의 대비로 자연과 현대문명을 구분 지으면서, 동시에 화해와 조화를 모색하고 있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신비롭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차용한 ‘새’ 이미지의 전형적인 표현에 참신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어 각 작품 마다 개성이 넘치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홍등 시리즈’에서는 중국의 전통과 색채를 나타내는 ‘홍등’모티브와 중국식 복식의 단순화된 인물들, 만개한 꽃들과 나무, 구름 등 자연적인 대상들이 ‘새’와 함께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율동감과 리듬감이 내재된 ‘홍등 시리즈’는 왕샹밍식(式)의 단순화된 형태와, 구성, 색채로 중국 특유의 매력을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아름답고 화사한 자연적인 색채로 구성된 평면적인 화면 속에 내재된 율동감은 보는 이에게 편안한 정서를 선사합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사이즈도 8호(47x38cm)에서 100호(145x145cm)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왕샹밍의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작품세계를 맛보실 수 있습니다. 색다른 재미와 깊이를 선사하는 중국 현대회화 작품들 중에서도 예술성이 높이 검증된 비중 있는 왕샹밍의 회화세계를 국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색다른 정서를 즐기며 동시에 우리미술의 정체성을 되새겨 보고, 양국의 회화를 비교 감상함으로써 앞으로의 교류관계를 모색해볼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될 것입니다.


■ 전시일정: 2005. 6. 15(수) - 6. 29(수)

■ 전시장소: 선화랑․선 아트센터

■ 첨부: 평문(이재언 미술평론가, 이잉/북경 중앙미술학원 미술사학과 교수이자, 회화분야의 저명한 평론가)  과 작가약력

■ 출품작수: 30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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