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자연과의 교감
오는 7월 통인갤러리 뉴욕은 이수종의 분청 작업을 선보인다.
흙의 물성을 탐구, 꾸준히 실험해온 이수종은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만든 작품으로 각박한 삶을 사는 자신을 비롯한 현대인에게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인간과 흙과의 직접적, 원초적 관계의 합일을 회복하고 흙을 단순한 물질로서 받아들이기 보다는 오히려 풍부한 대지로 믿고 그 자연 속에 몰입하여 그것과 일체가 됨으로써 신선한 생명을 얻는 일이 나의 작업이다. 물질로서의 흙과 현상으로서의 불의 만남은 결국 자연일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의미는 지극히 당연하게 인간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라며 흙을 삶의 터전, 즉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그와 조화를 이루는 작업에 이상을 두었음을 말한 바 있다. 이를테면 늘 곁에 있어 간과하기 쉬운 자연 속으로 시선을 끌어들여 그 가치를 새삼 누리고자 하는 것이다.
이수종의 분청사기
조선 분청사기가 지니는 자유분방함과 자연미, 거친 느낌으로 표면에 덧바른 화장토 사이로 대담하게 드러난 선각과 철화의 표현에 매료되었던 이수종은 그 기법 그대로를 자신의 작업에 적용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전통적인 분청사기에서 태토의 불순한 색을 감추기 위해 유백색의 화장토로 표면을 덧입혔다면, 이수종의 분청사기에서는 태토가 화장토가 함께 대비, 조화를 이루어 작가의 심상을 따라 추상의 화면을 구성하는 부분적인 조형요소로서 사용되었다. 태토 고유의 색을 바탕색으로 삼아 얇게 덧칠한 화장토 위에 철사로 마무리한 대담한 필선과 여백의 처리는 한국 전통의 분청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과 솔직 담백함에 더하여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강한 호소력마저 지닌다.
‘우리 도자의 전형’, 무한한 세계를 담은 ‘器’ 작업
이수종은 갖가지 양식과 기법으로 수많은 형태를 조형하며 새로움을 시도하는 가운데서도 자연의 본질을 탐구하고 자연과의 일체를 지향하는 한결같은 작업의식을 가져왔다. 결국 많은 시간을 돌아 선택하게 된, 근래에 열중해온 형태는 도자기의 가장 원초적 형태이자 도예가로서 입문 당시 수없이 연습했던 器 작업이다. 이는 조형도자를 비롯한 수없이 많은 양식의 작품이 난무하는 요즘, 우리 도자의 전형을 이어가고자 하는 자부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위적인 묘사나 설명 없이도, 무엇인가를 억지로 채우지 않아도 이미 많은 것을 담고 비워내는 원동력을 가진 것이 ‘그릇’이다. 작가는 그 자체로서 이성과 감성을 포괄하며 시공을 초월한 무한한 세계를 함축하는 대표 조형으로서의 그릇 속에 자유로운 감성과 사색을 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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