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속 이야기- 돌 드로잉전 ”
Mythical stonedrawing by Mihyun Paek
...물이 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릇 속에 담긴 물의 일상적인 인상에서 거대하게 넓거나 깊은 강으로 이미지가 확장되어 전개되면 차라리 나는 물에 공포를 느낀다. 그럼에도 나는 많은 시간을 물가에서 보냈다. 그 공포란, 정확히 말해서, 무한하고 셀 수 없이 많은 생물을 담고 있는 물의 깊이, 영원성과 변화에 대한 것이다. 내가 강기슭에서 헤엄치는 동안 어부가 깊은 물 속에서 건져 올려내는 커다란 물고기들을 보았을 때- 그것도 같은 물속에서..- 그 물은 이미 같은 물이 아니었다.
Gaston Bachelard는 “물질적 상상력에 대한 에세이”에서 물을 자연의 모성으로 보았으며, 물의 정화력, 즉, 내부적인 존재를 씻어 주고 더럽혀진 영혼에 순결한 눈빛을 부여하는 힘에 대한 언급으로 물의 신비함을 표현하였다.
물을 공포스럽고 신비하게 바라본 내가 물과 생명체를 담은 어항을 취미로 시작한 지 5년째이다. 무한한 소우주의 이야기가 그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되고 있으며, 바라보고 있으면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
잃어버린 세상-예컨대 아틀란티스에 관한-을 누구나 한번쯤 듣고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물 속 세상에 태고 적부터 있다가 어느 날 사라진 형상들을 넣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어딘가 불완전하고 귀퉁이가 깨져나가거나 혹은 부스러진, 발굴된 형태의 유적지 같은 풍경을 떠올리며 그에 맞는 재료를 구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제주산 돌이자, 중국으로 수출되었다 역수입되어 온 돌을 만난 것이다. 이 돌들은 무르고 단단하기가 대단히 불균형스러운 입자를 지녀서, 돌마다 다른 표면을 지녔다. 이 돌 하나하나를 마주 하며 각자의 얼굴을, 이야기를 찾아주는 것이 나의 일이었고, 그 일은 돌에 드로잉을 하듯 진행되었다. 나는 사람들이 이 얼굴이나 형상들을 보면서, 각자의 머리 속에 고유한 이야기들을 떠올리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전시장을 나서면서 가슴에 하나의 신화를 안고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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