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원더플 데이즈」-기독교 도상학을 넘어 영적
감동의 장(場)으로의 초대
「원더플 데이즈」는 기독교 미술의 발현과 선교를 지향하며 아름답고 영화로운 예술 사역을 목적으로 하는 「아트 미션 Art Mission」의 2005년 기획전이다. 화가, 조각가, 미술이론가 및 목회자로 구성된 아트미션의 회원들은 매월 정기 모임에서 가지는 예배와 교제, 그리고 세미나를 통해 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의 아름다움을 회복하고 참된 미술을 추구하는데 앞장서 왔으며, 해마다 개최되는 「크리스챤 아트 포럼(C.A.F)」과 기획전이 그간의 연구와 작업들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원더플 데이즈」는 전시기획자의 풀이처럼 '고통과 슬픔 속에서도 다가온 혹은 다가올 천국에의 기쁨과 소망으로 인해 매일 매일이 경이로 가득 찬 행복한 날들이 된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구원 이후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가진, 삶을 다르게 해석해낼 수 있는 능력이 행복한 날들을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며 또한 이번 전시 참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아우르는 공통분모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독 미술가들의 전시의 성격을 이해하는 한 방편으로 기독교 미술의 발자취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다. 기독교가 서구에서 태동하였듯 기독교 미술의 기원 또한 서양미술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초기 기독교인들이 카타콤의 벽면과 천정에 남겼던 프레스코화와 석관 부조가 그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미술의 자연주의적인 형식을 나타내면서도 표현된 이미지가 또 다른 기독교적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경향을 보였던 초기 기독교 미술은 처음으로 기독교 도상학(Christian Iconography)을 정립시킨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독교 도상학이란 성경을 비롯한 텍스트에 근거해서 도상의 상징적인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론으로서 오랫동안 미술가들의 작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오란테 Orante」 도상이나 「선한 목자 Good Shepherd」 도상 등에서 확인되듯 초기기독교 미술을 표현하고 해석하는데 중요한 틀로 자리 잡았던 이러한 기독교 도상학은 로마네스크와 고딕 미술에서도 작품의 주제를 이해하는 근거가 되었다. 이 시기에 지어진 유럽 성당의 팀파눔 부조를 통해 어렵지 않게 마주치는 「영광의 그리스도와 4생물」 도상에서 그리스도 주변에 있는 4생물, 즉 천사, 사자, 황소, 독수리가 각각 4대 복음서가인 마태, 마가, 누가, 요한을 의미한다는 것은 도상학적인 지식이 없이는 알기 힘든 내용이다. 나아가 기독교 도상학은 플랑드르 지방을 중심으로 한 15세기 르네상스 회화에서는 「숨겨진 상징 Hidden Symbolism」으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는데, 제단화에서 수태고지 장면을 묘사한 화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백합, 혹은 벽에 걸린 수건이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하는 것이 그러한 예이다.
그러나 프로테스탄트의 움직임이 강하게 영향력을 미쳤던 네덜란드에서 칼빈주의자(Calvinist)들이 성상파괴운동을 했던 것이나, 프로테스탄트 신학자 존 칼빈(John Calvin)이 성화나 성상이 예배의 대상이 되는 것을 비판하며 상징을 사용하는 기독교 미술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던 것을 통해 볼 때, 종교개혁 이후 프로테스탄트의 미술에 관한 입장은 가톨릭 미술의 전통으로 이어지는 기독교 도상학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히려 17세기에 신교의 세력이 비교적 강했던 네덜란드에서 미술의 경향이 종교적 주제를 넘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초상화, 풍경화, 풍속화, 정물화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되는 것으로부터 기독교 미술의 흐름이 일대 변혁을 맞이했음을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기독교 미술이 종교 개혁 이후 성서적 주제의 도상학적 표현이라는 틀을 벗어난 흐름 속에서 현대미술의 다원주의적 경향에 직면한 오늘날, 「원더플 데이즈」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바로 형식이 와해되고 담론이 판을 치는 우리 시대의 미술 상황 속에서 꿋꿋이 미술의 회복을 꿈꾸며, 전통적인 기독교 도상학적 표현 방식을 넘어 진정한 기독교 미술을 이해하는 가이드를 제공하는 전시로서 그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기에 이번 전시에서는 수 세기 전 기독교 미술의 유형으로서 황금 광배를 두른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이나 지물(attribute)을 통해 확인되는 성인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대신, 기쁨과 소망, 그리고 사랑이라는 관념들이 다양한 조형 언어로 승화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확신과 기쁨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23명의 「아트 미션」 회원 작가와 4명의 초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전해지는 영적인 감동이 관람자들에게 기독교 미술의 확장된 장을 경험케 할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감사와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이 충만한 기쁨으로 어우러진 전시, 「원더플 데이즈」가 성탄을 앞둔 즐거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신선한 감동을 선사할 것을 기대한다.
ㅁ전시일시 : 2005. 12. 14. Wed-12. 20. Tue
ㅁopening : 12. 14. Wed 05:00pm 전시장소 :인사아트센터 제 1 전시장 B1
ㅁ참여작가
권순왕,김덕기,김미경,김명곤,김현숙,변영혜,석영희,신유라,심정아,연위봉,윤선이,이경성,이명순,이효임,정경미,정해숙,조미경,조혜경,최영걸,하명복,허은영,현종원,황영애,홍푸르메 ㅁ초대작가
김은형,박 훈,방효성,백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