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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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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인에서는 3월 22일부터 4월 5일까지 최기석의 조각전을 개최 합니다. 


 작가는 철 조각을 두드리고 펴내고 이를 단위삼아 하나하나 연결시켜 입방체의 구조물을 완성시킨다. 일종의 콜라주 조각이라 할 수 있다. 빈 허공을 철 조각들로 채워서 덩어리로 만들어 나아가는 그의 작업은 철의 물질적 성격을 다양하게 펼쳐놓음으로써 매스를 해석하고 재료의 물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납작한 평면 안에서의 무수한 터치, 자국들이 그림처럼 시선에 호소하듯 깔려있고 불, 열이 가해진 부위는 또한 색상의 변화도 보여 진다. 기본적인 도형의 형태로 부풀려진 공간은 덩어리를 이루며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철 조각사이로 우연적 틈새와 구멍이 개입되고 얹혀 지도록 구성되어있다.


 작업에 임하는 성실성과 진지한 자세가 드러나는 그의 조각은 과거에도 그러했듯이 철저하게 단조와 용접만의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 철이라는 재료가 갖고 있는 독특한 물성을 추적하고 있다. 철이란 대단히 견고하지만, 일단 열을 가했을 경우 그것이 갖는 가변성과 새로운 가능성을 상당히 높다. 두들기기 위해 가열시킨 쇠가 갖는 비깔과 질감으로부터 철의 미묘한 표정들은 작가가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다. 견고함 속에 숨어 있는 변형의 가능성, 그 긴장 상태에서 망치로 두들기는 순간 일정한 패턴의 단위소들은 다시 일정한 규칙에 따라 용접되어 하나의 덩어리를 구축하게 된다.  


 최근 새로운 것이라는 의미에서 예술수단의 보편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최근의 많은 설치 작업들 속에서 최기석은 추상조각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동시대에 보여지는 실존적 편력을 과장되게 표현하려 는 음험한 수사학이나, 어떠한 대상들을 새롭게 보이게끔 하려는 충동을 한껏 절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전시는 최기석의 조각을 통해 조각의 진정성에 경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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