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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쿄에서 작업한 사진들은 '선(禪)'이라는 자연 사상에 뿌리를 둔 동향철학이 담긴 무채색 계열의 사진들과 이와 상반되는 현대적인 대도시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담긴 원색 계열의 사진들이 함께 전시
“사진은 나에게 시간의 표충망과 같은 것이고 시간의 미묘한 파동을 추적하고 포착하는 장치입니다. 사진을 찍는다 함은 빠른 시간의 스침 앞에서 놀라운 정지를 이끌어 낸다는 것입니다. 내 사진은 부재의 확증이라기 보다는 실재의 구체성을 확고하게 드러내는 것에 있습니다. 그래서 때때로 피사체는 마구 흔들리고 요동을 치기도 합니다. 이것이 사진의 리얼리티라고 나는 이해합니다. 사진은 외양을, 모습을, 빛 가운데 드러나는 껍데기를 찍는 것이지만, 사진은 정신이나 생각의 깊이, 그리고 사물과 상황의 본질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 김상수 사진 산문집 <파리의 투안 두옹> (2003 Kim Art Institute Press 출판) 사진 산문집 본문의 대담 중에서…작가 김상수종합예술가, Arts Generalist 김상수우리는 과연 김상수를 그 어떤 무엇으로 지칭해야 하는가? 극작가, 연출가, 설치 미술가 등으로 어느 특정 예술 장르의 전문가로만 그를 이해하기에는 그의 예술 작업에 있어서 그 대상과 실천은 장르의 경계나 구분 없이 그 넓이와 폭이 크고 깊으며 예술적 성취나 완성도도 높다.
그가 만 열아홉 살 때인 1978년 연극 환(環)을 직접 쓰고 연출하면서 주목을 받고 예술계에 입문한 이후, 그는 예술의 장르라는 좁은 관점을 더욱 편협한 것으로 만들고 있는 예술의 전문화 현상을 일찍이 거부했다. 그가 예술의 표현 대상과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실현하는 이유에는 세상의 삶에서 예술 언어의 구체적 표현과 실천을 철저하게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며, 이는 예술의 인문성(人文性)이 우리들 삶에 전인적(全人的)이며 전면적으로 상관하는 것이라는 그의 인식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 예술계의 현실에서 그 어떤 대학이나 어떤 세속의 인연도 그에게는 거의 무연(無緣)이고 불가(不可)다. 그는 독학(獨學)이다. 심지어 철저하게 스스로 홀로이다. 하물며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체의 예술 카테고리의 어떤 모임이나 그 어떤 단체 어떤 터미널에도 그는 가까이 간 적이 없다. 그래서 그는 차라리 현실과는 스스로 유폐적(幽閉的)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조용한 그가 때때로 폭풍처럼 내달린다. 이따금 그가 국가 문화 프로젝트에 관여하거나 문화예술기획가로 또는 사회비평이나 평론 등으로 우리사회의 문제를 정면에서 관계하고 발언하는 이유에는 예술과 사회의 상관성 또는 예술의 궁극적인 가치가 우리들 인간의 삶에 깊이 천작하여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그를 가리켜 일본의 아사히 신문이나 요미우리 신문이 ‘김상수는 이 시대의 종합예술가이다’ 라고 말한 사실은 더욱 타당하다.
이번에는 새로운 사진으로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1998년, 2003년 두 번에 걸쳐서 프랑스계 베트남 여성 ‘투안 두옹’을 10여년 간 기록한 “파리의 투안 두옹 Paris Tuanh Duong” 이란 사진 산문집을 발간하여 국내 출판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충무로에 Nikon 35Ti카메라를 동나게 만들었던 그가, 지난 3월에 일체의 사전홍보도 없이 그의 사진 12점을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갤러리 빌’ 에 조용히 내걸었다. 그가 내건 12개의 사진 작품이 3월 전시 기간 중 전부 판매된 놀라운 사실에는 사진전을 본 원로사진가 주명덕이 “사진의 언어가 이렇게 신선하다는 사실에 반갑고 놀랍다” 일본의 건축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Shigeru Uchida는 갤러리 Will에서 사진을 보고 “이것이 사진이란 말인가? 놀랍다. 내 작품도 좀 찍어달라. 이 사진은 선(禪)의 사진이다” 소설 ‘칼의 노래’의 작가인 김훈 또한 “이것이 사진인가? 난 간결하고 아름다운 추상 회화를 만났다” 한국화 화가 최용건은 “김상수의 사진은 눈에 비늘이 떨어질 듯한 작품들이다. 그림을 그리는 나도 할 말을 잃었다” 고 말했다.
지난 3월 가나아트센터에서의 사진 전시가 김상수가 2006년에 내보이는 ‘새로운 사진’ 의 서곡이었다면 이번 6월 8일부터 7월 16일까지 40여일 간의 ‘공근혜갤러리’ 사진전은 김상수 사진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본격적인 사진전이며 이번 그의 사진전은 그의 예술 작업의 확장이자 또 하나의 심미적 대상이고 표현이며 미학의 실천이다.
김상수의 사진,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새로운 예술세계를 다채롭게 펼쳐 보이는 김상수의 예술언어는 이번에 그가 보여주고 있는 사진에서 보듯이 또 한번 새로운 상상력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작가의 상상력은 너무나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것이어서 그가 만들어내고 있는 사진의 이미지는 그저 이미지라기보다는 실재 세상(世相)의 본질을 마주하고 있는 듯이 깨끗하고 선명하다. 이는 곧 예술언어의 확장과 삶의 확장으로 사진이 적절하고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그의 예술작업이 새삼 전인적(全人的)임을 알게 된다.
그에게 있어서 예술의 표현과 실천은 ‘일상생활의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계속해서 발견하고 실감’ 하게 하는 예술이 바람직한 예술의 표현으로 그는 이해하고 생각한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 특히 그의 사진의 특징은 자연세계와 인공세계 혹은 상황과 사물들, 그것들과 사람들 사이의 조화로움을 일깨우는 은유의 능력에 있다.
이는 그의 사진에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듯이 자연과 깊이 조화된 삶이 그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곧 ‘무엇이 행복한 삶인가, 그리고 삶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어떻게 사는 것이 참다운 삶이냐’ 는 질문이 그의 예술작업, 특히 사진 작업의 근본 바탕에 있는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자연과 사물과 상황을 ‘빛과 속도 색깔’로 미니멀(minimal)하게 표현하는 그의 사진에서 세상을 그리는 그의 사진이 그저 단순한 풍경 이상으로 ‘실존적인 무게가 실려 있는 극소체로minimal 의미’ 를 읽어낼 수 있다. 이는 세상의 표현에 있어서 사진 표현의 확장과 사진 영상 표현의 새로운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그에게 있어서 사진은 그의 사진을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느끼게 하는 것’으로 사진을 통한 삶의 구도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서울, 도쿄, 파리에서 김상수가 작업한 디지털 사진들이 “City of Color - Seoul, Paris, Tokyo” 라는 제목으로 보여지는데 2005년에 파리에서 2006년에 서울과 도쿄에서 개성 있는 색을 담아 촬영한 것들이다.
2005년과 2006년 초에 3개의 도시에 체류하면서 각 도시에서 그의 시선을 멈추게 한 사물들, 이미지들(상점 안의 가구나 거리의 간판 등)의 한 일각이나 한 부분을 근접 촬영하여 가장 미니멀한 형태이지만 가장 강렬한 색과 상상력이 넘치는 이미지들을 카메라로 포착해 낸 이번 작품들은 사물의 “색”과 “빛”에 초점을 둔 사진들인데, 보는 이로 하여금 색의 파장에서 울려 나오는 에너지에 몰입하게 만드는 회화적인 작품들이다.
파리 전에서는 예술의 도시다운 다채로운 원색과 파스텔 톤을 다양하게 조화시킨 사진들이 전시되며 서울, 도쿄 전에서는 “선(禪)”이라는 자연 사상에 뿌리를 둔 동양 철학이 담긴 무채색 계열의 사진들과 이와 상반되는 현대적인 대도시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담긴 원색 계열의 사진들이 함께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이제까지 보아온 “사진”이란 매체에서 기대하는 관습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작품들로, 전시장을 찾아온 관객들에게 상당한 시각적 충격을 안겨다 줄 것으로 예상되며 더 나아가 사진에서 보아 온 기존 관념이나 상식, 생각의 틀을 깨부수고 더 넓은 상상과 명상의 세계로 관객들을 인도할 것으로 보여진다.
“도시의 색(色) - 서울, 도쿄, 파리,” 김상수 사진전
City of Color - Seoul, Tokyo, Paris, Kim Sang Soo Art Photo2006. 6.8 (목) - 7.16 (일) /
공근혜 갤러리(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