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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VOGELㆍBJÖRN SCHÜLKE 뉴미디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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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시학詩學> 전은 ‘투명성과 가상성’ 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전제로 하여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된 Daniel Buren, Stéphane Dafflon, François Morellet, Felice Varini 의 In situ 작업을 통해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안한다. In situ 작업은 이번 전시의 흐름을 이끄는 방법론으로서 작가마다 고유의 해석으로 전시공간에 개입, 작품을 완성, 전시하며 시간적, 공간적 일회성을 가진다.

전통 철학에서 장소, 공간의 개념은 하나의 존재론적 경계이며 안정된 개체로 정의되나 현대 과학의 발달은 공간의 전통적 개념을 무너뜨린다. 즉, 물리적 공간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뒤섞인 물질들로 채워져 있으며 현실세계에서 관찰되는 불분명한 개체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일련의 움직임, 에너지라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공간의 개념은 이렇듯 경계도 형상도 없는 불안정한 개체로서 끊임없이 시야에서 사라지기를 시도하거나 경계를 가늠할 수 없도록 팽창을 거듭하는 공간이다. 공간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자연스럽게 투명성과 연결된다. 투명성은 공기와 빛을 통과시키는 자연의 성질이다. 물리적 의미의 투명성은 광범위한 공간적 질서체계를 적용시키는데 동시에 각기 다른 공간의 단면들을 인지함을 말한다. 이것은 투명성이 단지 전개된 공간의 상태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는 의미로 시간의 개념을 내포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는 고유의 에너지를 가지고 주변의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공간을 말하는데 그것은 표면적으로 명백하고 확실한 개념으로 보이는 투명성이 사실은 모순된 개념을 가지고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공간의 현상-투명성이 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개체의 필수불가결한 전제 조건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투명성이 보는 주체인 동시에 보이는 객체가 되는 구조로서 시지각 현상의 필수 조건이 된다는 것은 투명성 자체가 촉각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시각은 물론 촉각적 감성에 개입하는 작품소재로서의 가능성을 연다. 즉, 투명성은 공간의 현상을 지칭하는 단순한 물리적 성격의 의미를 넘어 무수한 시간과 공간의 단면을 내포하는, 예측불허의 불규칙적이고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는 매스의 개념으로 발전하며 이는 빛과 대기, 색 등 무형의 재료들과 비정형적인 형태들의 분할, 반복, 반사 등의 개입을 통해 그 효과가 극대화 된다.

이러한 투명성의 개념은 질 들뢰즈의 ‘이미지의 시간’과 연결시킬 수 있는데 이는 거울에 비친 상처럼 실제-현재의 이미지 image actuelle와 반사된 이미지 즉, 허상의 이미지 imagevirtuelle가 양면에 함께 있는 것을 말한다. 바슐라르의 표현을 빌자면 서로 끊임없이 왕래하고 있는 ‘상호적 이미지 images mutuelles’로서 실제 이미지에는 어김없이 사본 또는 허상이 따라다니게 된다. 여기서 가상성 virtuel은 단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닌 실제의 이미지와 뒤바뀔 수도 있는 잠재성을 가진 가상적 이미지로 하나의 에너지를 말한다. 이는 투명성이 허락하는 유동성 Fluidité의 결과이다. 가상성은 질서와 무질서, 안정과 불안정, 규칙과 혼돈 Chaos사이를 오가는 성질로서 또 다른 차원의 공간을 예견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소재가 되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투명성과 가상성은 사방이 중심을 이루고 경계는 아무데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을 만들며 서로 긴밀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이들 작가의 작업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다.





다니엘 뷔렌 Daniel Buren
1938년 파리 출생. In situ 의 삶과 작업


뷔렌은 1960년대부터 극단적인 미술운동과 함께 작품에 공산품의 줄무늬 띠형태를 이용하는 것으로 끊임없는 논쟁거리를 제공하는 작가이다. 뷔렌은 전통 회화에 대한 회의와 부정으로 방황하던 시기, 우연히 몽마르트르의 셍피에르 원단시장에서 너비 8.7cm의 단색 줄무늬 린넨 천을 발견하는데, 그는 이 단색 줄무늬를 통해 삼차원의 공간으로 확장되는 회화의 무한한 잠재성을 발견하게 된다. 즉, 줄무늬 띠는 어느 공간에서나 변함없이 적용 가능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주변 환경과 대비를 이루어 공간의 재해석 또는 발견을 돕는 매개가 되는 것이다. 작가는 이를 시각적 도구(Outil Visuel)라 하여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수단으로 삼는다.

1966년 뷔렌은 모세 Mosset, 파르망티에 Parmentier, 토로니 Toroni 와 연계하여 그 당시 상당한 논란의 대상이 되는 B.M.P.T 미술운동을 벌인다. 이들 네 명 작가들의 공통 작업요소는 동일한 형태의 기계적인 반복으로 에꼴 드 파리로 대변되는 파리의 아카데믹한 예술 동향에 극단적인 반기를 드는데 있었다. 뷔렌은 이 미술운동을 통해 회화의 물질적 한계뿐 아니라 예술의 정책적, 사회적 경계를 모색하는 계기를 갖는다. 뷔렌은 단색 줄무늬 띠를 통해 그의 작업을 벽보 또는 칠해진 벽지격의 회화로서의 전환을 시도하는가 하면 이를 입체공간에 적용, 각종 재질의 응용으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이 가능한 In situ 작업을 제시하게 된다. 뷔렌은 항상 실제 작업에 앞서 '최대한의 의미를 전달하되 최소한의 시각적 효과를 누린다.'는 개념으로 줄무늬 띠와 그 적용 장소에 대한 분석에 들어간다. 이때 시각적 도구로 쓰이는 단색 줄무늬 띠는 사실 단일한 무늬로 제한적인 성향을 띠지만 역설적으로 관람객들에게 보다 넓은 시각적 자유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즉, 관람객은 줄무늬 띠를 도구로 삼아 작품과 공간의 긴밀한 관계를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뷔렌에게 있어 공간은 작품의 형성에 영감을 불어넣고 (작가는 '유발한다'고 표현) 작품은 공간의 해석을 담고 있다. 때문에 이 특정 공간을 떠난 작품은 더 이상 동일한 작품이 아니며 이는 역으로도 작용하여 공간과 작품의 밀접한 연계를 보여준다. 이는 곧 In situ art의 특성인 일시성과 유일성을 시사 하는 것이다.

70년대 뷰렌의 줄무늬 작업은 벽, 문, 게시판, 깃발, 계단, 기차와 요트, 미술관 관리인의 유니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된다. 뷰렌의 작업은 무한한 방향으로 나아감과 동시에 더욱더 다양하고 컬러풀하게, 그리고 당시 장식적 기능을 절대적으로 배제하고자 하던 모더니즘의 금기사항까지 무시하기에 이른다. 뷔렌은 작업 초기부터 줄곧 제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카셀의 도큐멘타에 이르기까지 그 신랄함은 강도를 더해 가는데, 그는 주어진 공간에서의 전시는 작품의 연출을 지시하는 제도의 역할을 상기시키는 하나의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이는 뷔렌이 주장하고 추구하는 In situ art를 더욱 정당화하는 구실을 한다.

1980년대 프랑스 정치계의 변화는 공공장소에서의 작업을 용이하게 하는데, 이중 대표적인 것이 전 프랑스 문화부장관 자크 랑의 주문에 의해 팔레-루와이얄의 안뜰에 설치된 작품「Les deux Plateaux」 1985-86 이다. 뷔렌의 이 기둥들은 엄청난 사회적 논쟁을 불러일으켰으나, 198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수상한 금사자상과 함께 뷔렌에게 확실한 명성과 국제적 인지도를 가져다주게 된다. 이후 그는 더욱 건축과 예술 간의 긴밀한 관계성에서 작업을 추구하게 되는데, 이때 공공장소와 거리는 작품이 보여지는 배경 또는 주제로서 어떤 개념의 테두리 Contexte 에서 작품이 제시되는가 하는 연구의 절대적인 요소가 된다. 미술관과 갤러리의 역할에 비교해 볼 때, 거리는 장소가 갖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도심 환경과 예술, 예술과 대중에 대한 새로운 사고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스테판 다플롱 Stéphane Dafflon
1972년 스위스 네휴즈 Neyruz 출생. 로잔에서 살며 작업


스위스의 명문 예술학교인 에꼴 깡토날 다르 Ecole Cantonale d'Art 에서 학업을 마친 다플롱은 스위스 추상회화와 구상미술 Art Concret 의 전통을 따르는 회화를 추구한다. 극도로 단순하고 효과적인 다플롱의 명료한 예술언어는 추상회화 전통을 존중하면서 그래피즘, 공공장소의 벽화, 광고 또는 플라이어스와 같은 현대사회의 도심 환경물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다플롱은 주로 단순한 도형에 색을 입히거나 모티브의 반복, 정제된 선들을 이용한 작업을 한다. 색과 면, 볼륨 등을 활용하여 관람객의 시지각에 호소하는 작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옵아트 계열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옵아트보다는 덜 복잡하고 단순화된 화면구성 또는 볼륨작업으로 공간의 ‘Etirement 늘이기’와 ‘Dissolution 분해’에 주안점을 둔 착시효과를 이끌어 낸다. 또한 다플롱은 입체작업을 통해 단지 시지각적 혼란의 야기에 머무르지 않고 관람객들이 공간이 창출하는 상황, 환경 속으로 동화되어 공간자체의 지세변화를 체험하도록 한다.

1950-60년대 본격적으로 시작된 옵아트 및 키네틱 아트가 광고나 디자인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미친 것을 볼 때 다플롱의 작업방식은 더욱 흥미로워진다. 다플롱의 회화작업은 대량생산이 주가 되는 산업디자인과 그래픽예술에서의 문양, 도안들을 재활용하는 형식을 취한다. 작가가 사용하는 모티브들은 대개 컨템포러리 스틸리즘의 장식사전에서 응용한 것들이다. 다양한 기하학적인 형태에서 기인한 로고나 광고의 이미지를 캔버스가 아닌 벽면 또는 입체면에 대체시킴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각적인 친밀감을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즉각적인 인지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작품을 제작하기에 앞서 작가는 특별 제작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스케치 겸 모형 작업을 하는데 이는 작업의 합리화와 시간절약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플롱의 작업은 벽면작업에 앞서 컴퓨터의 화면위에서 선행된다. 미니멀하고 매끈하게 처리된 표면위에 모서리 없이 둥글게 처리된 모티브들이 현대의 디자인 제품 또는 흔히 접하는 거리의 광고물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프랑소와 모를레 Francois Morellet
1926년 프랑스 숄레 Cholet 출생. 숄레에서 살며 작업


모를레는 발터스 Balthus, 볼탕스키 Boltanski, 뷔렌 Buren, 술라쥬 Soulages 등과 함께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지니며 국제무대에도 널리 알려진 프랑스 생존 작가 중 한 명이다. 그의 작품은 전 세계의 주요 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으며 400 여 차례의 개인전과 1800 여 차례가 넘는 그룹전을 통해 서구권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모를레는 원래 취미로 그림을 그리던 엔지니어 출신 작가로 초기에는 짧은 기간 구상 Figurative 회화를 하다가 1950년대부터 제한된 색상과 선, 도형을 이용한 단순한 평면 구성 추상회화의 길로 접어든다.

막스 빌 Max Bill 과 그라나다의 알함부라 궁의 장식문양에서 영향을 받은 모를레의 작업은 미리 정한 일정한 법칙에 따라 진행되며 이러한 모를레의 작업 원칙에 대해 파리 오르세 미술관의 관장이자 미술사학자인 세르주 르무완은 '아무리 무질서해 보이더라도 이는 완벽히 프로그램화된 우연에서 창출된 것이다.' 라고 논평하였다. 이렇듯 모를레의 작품에는 일말의 충동적 성향 또는 우연의 여지가 포함되지 않는다. 단지 수학적인 치밀한 계획과 계산에 의한 결과만이 그의 작품의 산물인 것이다.

모를레는 기하학적인 시스템이 부여하는 제약을 작품 제작의 기본으로 활용한다. 「나란히 늘어놓기 Juxtaposiiton」, 「겹치기 Superposition」의 적용과 함께 1952년부터 등장하기 시작하는 기하학적인 선들은 53년「방해 Interference」와 54년의「분할 Fragmentation」그리고 58년의 「우연효과 hasard」와 함께 삼각 또는 사각면을 활용하기에 이른다. 1960년대에는 옵아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빅토르 바자렐리와의 교류와 G.R.A.V (Groupe de Recherche d'Action Visuelle 시지각 작용 연구 그룹), La Nouvelle Tendance 등의 예술운동을 통해 키네틱아트와 옵아트에서 자신만의 진정한 예술세계를 찾게 된다. 이러한 미술운동들은 모를레에게 주로 과학적 지식에 기초한 시각적 인지력을 이용한 실험예술을 선보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렇듯 정해진 시스템을 이용한 작업 방식은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면서 작가의 표현을 빌어 약간의 '두뇌 훈련 Gymnastique de l'esprit'을 필요로 한다. 63년부터 시작된 네온작업과 작품제작 공정을 컨트롤하기 위해 만든 법칙들은 사실상 낭만적 창작행위와 과정에 대한 신비를 깨어버리고 객관성을 추구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담긴 선택이다.

모를레의 작품 제목에서 주목할 점은 단어의 조합 또는 동의어를 통한 언어유희이다. 여든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항상 재치 있고 유머넘치는 말솜씨를 자랑하는 모를레는 그의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이러한 재주를 발휘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 중 거꾸로 읽어도 변함없는 단어의 조합인 을 통해 무한대의 공간표현을 하는가 하면 을 통해 줄무늬와 동시에 벗기기를 뜻할 수 있는 애매모호한 작품명으로 작품감상의 흥미를 한층 높여준다.




펠리체 바리니 Felice Varini
1952년 스위스 로카르노 Locarno 출생. 파리에서 살며 작업


펠리체 바리니는 30년 이상, 액자의 틀을 벗어난 평면회화의 경계선 밖에서 회화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바리니의 작업 과정의 핵 심은 평면이 아닌 입체공간을 캔버스로 삼아 삼각형, 원형, 직선과 곡선 등의 형태를 그려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은 정해진 건축물이나 다양한 공간에 무작위로 분할된 각양각색의 조각들을 그려 넣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 이 조각들은 작가가 한 시점에서 공간을 향해 드로잉한 기하하적 도형과 선들의 파편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하학적 조각들의 원형은 관람객들이 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온전한 형상이 포착되는 지점을 발견함으로써 작품읽기가 완성된다.

1982년에서 84년, 작가의 초창기 시절에는 파리의 윰거리 Rued'Ulm 에 있는 철거가 예정된 성당에서 작업을 하는데 이곳은 다니 엘 뷔렌, 토니 크렉, 로렌스 바이너, 제니 홀처, 댄 그래햄 등의 작업 연구실과도 같은 곳이었다. 이곳에서 터득하기 시작한 회화와 건축공간과의 연관성을 바탕으로 바리니는 오랜 기간에 걸쳐 회화의 본질적 개념과 원칙에 대해 고심하며 공간경험에 대한 실험을 지속한다.

바리니의 작업을 환영효과를 노린다거나 눈속임 같은 상상의 공간재현 또는 변형된 이미지 기법처럼 어떤 형상을 숨기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은 커다란 착오일 것이다. 그의 작업 목적은 회화가 추구하는 허구적 공간보다도 건축적인 물리적 공간을 보여주는데 있다. 그래서 바리니는 장소나 공간이 갖는 제약과 한계에 오히려 주안점을 두고 작업을 한다. 점, 선, 면의 기하학적 형상 또는 건축공간에서 발견되는 형상을 모티브로 하여 이를 공간을 읽어내는 코드로 활용하기도 하는데 수수께끼를 풀듯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In situ 작업을 펼친다.

바리니의 구체적인 기본 작업방식은 이러하다. 우선 초안을 뜬 모형들을 작업할 공간에 프로젝터로 형상을 비춘 다음 기중기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분필을 이용하여 이를 실제로 그려 넣는다. 그리고 흔히 색이 입혀진 벽보 제작용 종이를 공간에 그려진 형상에 맞게 제단하여 셀룰로오즈 풀로 붙이거나, 파스텔로 그리는가하면 영구적인 작업의 경우 페인팅을 한다.

바리니의 작업에서 사진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진은 바리니의 작품이 보여주는 지각현상의 두 가지 상반된 상황을 설명해준다. 즉, 사진은 시점이 맞춰진 지점의 이미지와 여기에서 약간이라도 벗어날 경우 형상이 분해 되는 것을 확연히 보여주는 증거이자 또한 일시적으로 공간에 행해지는 회화적 개입에 대한 자료로서 남는다. 때문에 사진은 바리니의 작품의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그의 작품 구성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는 건축물의 단면 또는 입체적인 주변 환경을 평면적으로 드러내면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개념의 혼란을 야기하지만 작가의 작업의도를 명확히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바리니는 일상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도심환경, 현실세계에서 회화를 접하는 특이한 예술경험을 제안한다. 적극적인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공간설치 회화작업을 통해 한정된 예술 공간에서 보여 지는 것과는 또 다른 예술영역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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