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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환상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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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금속공예의 기원과 해석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기획된 치우금속공예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한 가을기획전
전시기획_장동광


본 전시회는 치우금속공예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한 가을기획전으로 한국 현대금속공예의 기원을 탐색하고, 그 기원의 궤적 속에 내재한 해석의 문제를 드러내고자 기획되었다.








이른바 ‘현대성(Modernity)’의 문제는 한국미술의 전개와 관련하여 ‘근대성’의 논의와 맞물려 늘 분분한 논쟁거리가 되어 왔다. 더구나 20세기 초반부터 반세기동안을 식민지배라는 타율적 정치적, 역사적 조건에서 생성되어 온 한국 금속공예계를 돌아볼 때도 이 역시 그 틀 안에서 새로운 해석의 준거들을 마련해야 함은 시대적 과제였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조선후기인 1900년도, 서울에 공예학교를 설립하기 위하여 프랑스 세브르공예학교의 도자기전공 교사였던 레미옹을 초빙해 온 시기부터 출발하여-미술사에 있어서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근대기로 설정해온 일정강점기 시기부터-해방공간의 금속공예계와 1960년대 초, 중반 금속공예개인전을 열었던 권길중과 김기련 금속공예 개인전 시기까지를 한국 현대금속공예의 태동기로 보고 이 전시회를 기획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 전시회를 편년사적, 연대기적 추적으로서의 전시회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 안에 내재한 금속공예계의 한 특징을 ‘한국성 혹은 민족전통의 현재적 구현’으로 파악하여 전시 타이틀을 ‘코리아 환상곡(Korea Fantasia)’으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코리아 환상곡’이라는 전시제목은 안익태 선생이 작곡한 ‘한국환상곡(Korea Fantasia)’’에서 차용하였다. 이 곡은 애국가의 초안이 된 곡으로,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망향의 설움과 조국의 웅대한 비상을 그리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 전시회의 기획의도를 잘 살리는 제목으로 보았다. 그러나 본 전시의 제목에서 등장하는 ‘환상곡’을 반드시 긍정적 의미로만 수용하고 있지는 않다. 어휘의 의미 그대로 ‘환상(幻想)’ 이 지닌 사전적 정의처럼 ‘현실에 없는 것을 있는 것같이 느끼는 상념(想念)’에 주목하고 있다. 즉, 실체가 없는 혹은 현재화 하기에는 무한한 간극이 존재하는 ‘한국성’에 대한 미련과 계승적 노력에 대한 비판적 조명을 가하기 위한 의도가 내재해 있다. 그러나 필연적으로 우리의 애국가가 주는 비장함과 찬가 형식은 ‘한국’이라고 하는 지역적 정체성과 민족적 동질성을 확보하는 주요한 이데올로기적 기제임은 부정할 수는 없다.








이 ‘한국환상곡’에 담으려 했던 작곡가 안익태의 고민에 기대어 ‘민족의 수난과 영광의 역사적 물줄기’를 금속공예계에 대입하여 현재적 시각에서 거슬러 올라가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차적 기획의도와 더불어 과연 그러한 ‘코리아환상곡’이 어떻게 현재의 물결 속에 흘러들어와 현재화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일 역시 중요한 문제라고 보아, ‘한국성’의 문제를 담지하고 있다고 보는 현대금속공예가의 작품들을 본 전시 속에 포함시켰다. 이와 같은 입장에서 본 <코리아 환상곡>은 3부로 구성된다. 제1부는 1990년대 이후 일제강점기 시기의 이왕직미술품제작소(1922년 설립) 시기의 금속장인들 작품들, 제2부에서는 해방이후 이왕직미술품제작소 장인들의 후예와 아카데미에서 금속공예 초기교육을 담당했던 교수 그룹의 금속공예작품들을, 제3부에서는 이왕직미술품제작소 장인그룹의 3세대로 이어지는 흐름 속의 현대금속공예가들 중 한국적 전통에 천착한 작품들을 전시하게 된다. 일부 작품의 경우, 유족들의 소장품이나 소장기관, 그리고 개인소장가의 소장품을 대여받았으며, 관련사진의 발굴과 참고자료로서의 게시, 그리고 본 전시의 기획의도를 반영하는 특별코너를 마련하여 섬유예술가 장연순, 도예가 이수종, 목칠공예가 김선갑의 작품이 함께 어우러진 ‘한국공예미의 한 풍경’을 선보이게 된다.




본 전시를 통해 한국현대금속공예의 기원과 그 역사적 발자취를 추적하면서 그 해석의 한 측면을 제기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한국공예미의 원형과 조형적 특질을 규명하는 하나의 계기로서, 또는 현대공예 속에서 우리가 모색해야 할 ‘민족적 정체성’의 문제를 이론적, 실천적으로 접근하는 작은 초석이 되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의 게으름으로 망각된 혹은 한쪽으로 밀어 놓았던 우리의 공예계의 전통과 미학적 혈맥을 역사적으로 복원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부응하는 공예의 미래적 좌표를 설정하는 의미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민족문화의 정체성 찾기’란 필연적으로 전통의 재해석, 그리고 역사의 맥짚기에 관한 비평적 상상력을 통해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06년 10월

장동광│객원큐레이터








초대작가

제1부_여명 Dawning(3인 외)
김정섭(金鼎燮, 1899-1988) Kim Jeong-Sup
이학응(李鶴應, 1900-1988) Lee Hak-Eung
박기원(朴基源, 1921-1999) Park Ki-Won
이왕직미술품제작소 Lee Dynasty's Art Factory


제2부_개화 Blossom(11인)
김기련(金琦連, 1923-1983) Kim Ki-Ryun
김교만(金敎滿, 1928-1998) Kim Kyo-Man
유윤진(兪胤鎭, 1931-1994) Yoo Yun-Jin
민철홍(閔哲泓, 1933- ) Min Chol-Hong
권길중(權吉重, 1937- ) Kwon Gil-Choong
신권희(申權熙, 1937-1995) Shin Kwon-Hee
강찬균(姜燦均, 1938- ) Kang Chan-Kyun
최현칠(崔賢七, 1939- ) Chol Hyun-Chil
송광자(宋光子, 1943- ) Song Kwang-Ja
유리지(劉里知, 1945- ) Yoo Lizzy
김승희(金昇姬, 1947- ) Kim Seung-Hee


제3부_창연 Patina(13인)
김철주(金喆周, 1935- ) Kim Cheol-Joo
김재영(金載瑛, 1946- ) Kim Jae-Young
홍정실(洪正實, 1947- ) Hong Jung-Sil
남경숙(南庚淑, 1950- ) Nam Kyung-Sook
이경자(李敬子, 1953- ) Lee Kyung-Ja
안용희(安龍姬, 1953- ) Ahn Yong-Hee
배창숙(裵昌淑, 1955- ) Bae Chang-Sook
진영섭(秦榮燮, 1958- ) Jin Young-Sup
김정후(金姃厚, 1959- ) Kim Jung-Hoo

김경환(金敬煥, 1964- ) Kim Kyung-Hwan
이정임(李晶妊, 1965- ) Lee Jeong-Lim
오민영(吳旻映, 1966- ) Oh Min-Young
장희방(張僖芳, 1967- ) Chang Hee-Bang


특별 초대작가 Special Invited Artists
장연순(張蓮洵, 1950- ) Chang Yeon-Soon
이수종(李秀鍾, 1948- ) Ree Soo-Jong
김선갑(金善甲, 1950- ) Kim Sun-Gap


소장품 대여협조_Lenders to the Exhibition
숙명여대박물관 Sookmyung Women's University Museum
정심사(正心寺) Jungsim Temple
개인소장가 Private Collecion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학술세미나
  • 일시 : 2006년 11월 2일(목), 오후 14:00-18:00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강의실
  • 주제 : “현대공예가 전통론을 만났을 때”
    1. 한국 현대미술 속의 전통론: 박계리(미술사, 서울대 강사)
    2. 한국 현대공예, 그 내재적 한계와 대안들: 임창섭(예술학, 미술평론가)
    3. 한국 현대공예교육에 있어서 전통의 인식문제: 장동광(미술비평, 독립큐레이터)
    4. 종합토론
  • 참가대상: 공예관련 대학(원)생 및 공예가, 일반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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