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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주전

  • 전시기간

    2006-11-29 ~ 2006-12-05

  • 참여작가

    남현주

  • 전시 장소

    인사갤러리

  • 문의처

    02-735-26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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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갤러리 기획초대 전시




제3의 시간, 제3의 공간을 거닐다




윤동희│‘abc paper’ 편집장

꽃, 나비, 여성. 남현주의 그림에 등장하는 일정한 아이콘들은 예술이라는 무엇에 압도되지 않고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나비들은 화사한 색채의 공간 위로 나란히 나타난다. 텅 빈 의자는 주인을 기다리며 다소곳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림 속 단위들은 이처럼 때론 구별된 채로, 때론 합일된 채로 공간에 존재한다.





어떤 이는 음과 양의 상호작용이 그녀의 그림 안에서 순환한다고 보고, 또 어떤 이는 ‘존재’를 향한 작가의 갈급함이 그림 속 형상으로 드러난다고 말한다. 가급적 전통 채색화를 멀리 하는 게 작가에게 이로운 요즘,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묵묵히 다하는 작가의 태도를 칭찬하는 이도 있다.




만약 남현주의 그림에서 또 다른 그림을 찾아내야 한다면, 나는 ‘꿈’이라고 말하고 싶다. 화려하고 장식적인 그녀의 그림 속 상징들은 한결같이 꿈을 꾸고 있다, 꿈을 머금고 있다. 알다시피 꿈이란 무언가 새로운 것을 모색하려 하는 예술의 영감의 원천이다. 남현주가 꿈을 꾸는 이유 역시 이 때문이리라. 그림 속 나비들이 ‘삶이란 결국 꿈에 지나지 않음’을 날갯짓으로 설파하는 이면에는, 단 한 순간이라도 예술가로서 온전히 살고 싶은 작가의 꿈이 단단히 배어 있는 것이다.




나는 늘 이렇게 말한다. 작가란 지극히 ‘외로운’ 존재라고. 온갖 담론들이 자신들을 보아달라고 아우성치는 이 어지러운 세상에서 작품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전부를 드러내야만 하는, 안쓰러운 존재다. 제아무리 평온한 그림도 세상에 노출되는 그 순간, 극도의 긴장감을 자아내는 건 이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은 언제나 이렇게 강요하는 듯하다. 작가는 움직여야 한다고.




하지만 누구도 작가가 멈춰야 할 때를 얘기해주지 않는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머리로는 멈춰야 함을 아는데, 자신의 붓은, 자신의 몸은 끊임없이 욕망을 갈구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에는 우리 ‘꿈’을 꾸기로 하자. 애써 눈을 감고, 자신의 욕망을 잠자리에 눕히기로 하자. 그렇게 잠시 쉬었다 가기로 하자.

작가는 현실에서 호흡하는 존재가 아니다. 작가는 자신의 영감이 꿈속에서 노닐 때, 비로소 ‘작가’로 완성되는 존재다. 그런 점에서 꿈을 꿀 줄 아는 작가 남현주는 오늘이 아닌, 내일이 더욱 기대되는 작가다. 그녀는 ‘소리 없이 강한’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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