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워커힐 미술관의 故 박계희 관장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컬렉션으로 구성된 전시로 소마미술관과 아트센터 나비가 공동주관함.
『Trace & Grace - 한 소장가의 꿈.길』 ㅇ 전 시 명 :
Trace & Grace - 한 소장가의 꿈. 길 ㅇ 전시기간 : 2007. 6. 1.(금). ∼ 7. 4.(수).(총 29일)
ㅇ 전시오픈 : 2007. 6. 1.(금). 오후 4시, 소마미술관 입구 로비
ㅇ 주 최 : SOSFO(국민체육진흥공단)
ㅇ 주 관 : 소마미술관, 아트센터나비
ㅇ 전시장소 :
소마미술관 제1 ∼ 5전시실 ㅇ 전시작품 : 회화, 판화, 조각 등 약 80여 점
김봉태 | Untitled | 1964 전시 소개 SOSFO(국민체육진흥공단)가 운영하는 소마미술관은 2007년 6월 1일부터 7월 4일까지 『Trace & Grace-한 소장가의 꿈. 길』展을 개최합니다. 이 전시는 1980-90년대 한국 미술의 발전을 위해 의미 있는 역할을 하였던 워커힐 미술관 故 박계희 관장의 컬렉션 중 엄선된 80여 점의 작품들로 구성됩니다. 고서화에서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시대와 공간을 넘나드는 광범위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故 박계희 관장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고 국내 미술계의 역사를 유추해 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1984년 개관한 워커힐미술관은 국내에서 아직 미술 활동이 활발하지 않던 시절에 해외 현대 작가 및 작품의 국내 소개, 젊은 작가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선구자와도 같은 미술관이었습니다. 한편, 당시 일반 미술관에서 수용하기 어려운 공예, 디자인 등 주변미술 및 공연을 과감히 수용함으로써 미술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새로운 예술의 영역을 소개 하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소마미술관 또한 해외 미술의 국내 소개 및 국내 최초로 설립된 드로잉센터를 통한 젊은 작가의 발굴·지원 등 워커힐미술관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기에 이번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더욱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Trace & Grace-한 소장가의 꿈. 길』展은 워커힐미술관 소장품 중에서 엄선한 회화, 판화, 조각, 서예 등 80여 점의 명작을 선보입니다. 마르셀 뒤샹, 요셉 보이스, 알렉산더 칼더 등 해외 현대미술의 거장뿐 아니라, 박서보, 김창렬, 윤명로 등 한국 현대미술 및 단원 김홍도, 오원 장승업, 완당 김정희 등 한국 전통미술의 대가에 이르는 실로 다양한 컬렉션이 미술에 대한 컬렉터의 열정과 깊이를 짐작케 합니다.
Betty Gold | Kaikoo Series #10 | 1985 박계희 여사와 소장품
김영나 (서울대 교수, 소마미술관 운영위원)
박계희 여사와 워커힐 미술관 작품을 구입하고 소장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과거 유럽의 왕이나 귀족들은 호사가적인 취미에서 작품을 모으거나, 사회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유명한 미술가들에게 작품을 주문해 그들의 작품이 걸린 홀에 사람들을 초대하고 자신의 문화적 안목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개인이 작품을 소장하는 붐이 일어난 것은 근대사회에 들어와 미술시장이 확대되면서부터였다. 미술품을 거래하거나 사는 사람들이 반드시 미술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 것만은 아니었다. 20세기 초, 화상 다니엘 칸바일러는 재산을 상속받은 지 얼마 안 되었던 젊은이로 당시 거의 이해되지 못했던 피카소의 작품을 거래하면서 유명해졌고, 슈추킨 같은 사람도 미술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러시아의 상인이었으나 파리의 젊은 작가였던 마티스에게 작품들을 주문해 모스크바에 있는 자신의 집에 걸었다 (러시아 혁명이후 그의 소장품들은 몰수되어 에르미타지 미술관으로 보내졌고 오늘날 이 미술관의 가장 진귀한 소장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일본이 버블 경제였던 1990년 경 전후 런던의 한 경매에서 반 고흐의 작품을 산 일본인 소장가가 자신이 죽으면 작품과 함께 묻어달라고 한 말은 (이 소장가는 나중에 자신의 말이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렇지 않아도 반 고흐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던 런던의 언론에게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이 화상과 소장가에 대한 연구는 미술사적인 관심에서 뿐 아니라 작품을 모으게 된 경우가 각양 각색으로 재미있는 일화가 많이 남아 있어 흥미를 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양에서처럼 화상이나 소장가에 대한 연구가 자세히 되어 있지 않다. 미술시장의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개인 소장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모두 공개하거나 화상 또는 골동상과의 어떤 거래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장가의 숫자도 많이 늘었고 소장 작품의 규모들도 커지면서 개인 미술관이나 사립 미술관들을 세워 즐거움을 나누고자 하는 소장가들이 많다. 무릇 미술작품은 누구의 소장인가를 떠나 전 인류의 것이기 때문이다.
소마미술관의 전시 <한 소장가의 꿈. 길>전은 박계희 여사의 소장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박계희 여사는 본격적인 콜렉션을 계획하고 수집한 경우라기보다 미술을 좋아해 한 두 점씩 모으다 워커힐 미술관을 운영하게 되었지만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전시할 공간이 별로 없었던 1984-1997년 (미술관 운영기간)동안 워커힐 미술관이 미친 영향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전시는 워커힐 미술관의 2대 관장을 지내신 박계희 여사의 타계 10 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의도로 마련되었다.
윤명로 | Untitled | 연대미상 박계희 여사와 그의 소장품들 박계희 여사는 해운공사 이사장을 지낸 박경식 선생과 안차수 여사 사이의 넷째로 태어나셨다. 경기여고를 마친 그는 일찍이 1953년에 미국 뉴욕에 있는 베네트 대학, 그리고 미시간의 카라마주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미술학도였으나 선경 그룹의 회장이 된 최종현 회장과 결혼한 후에는 미술가로서의 꿈은 접고 작품을 하나 둘 씩 사기 시작하였다. 미술관을 개관하기로 한 것도 어떤 대단한 야심을 가지고 시작했다기보다는 미술계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 싶은 마음에서 조촐하게 시작한 것이라 한다. 박계희 여사를 도와준 두 분은 홍사중 비상임 고문과 이경성 관장이었다. 이경성 관장은 미술관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고 홍사중 고문은 일본 등 해외의 미술품들을 교섭하고 유치하는 등 기획에 큰 역할을 하였다.
<워커힐 미술관 15년사>(1998년 발행)에 의하면 워커힐 미술관에서는 박계희 여사가 타계하는 1997년까지 모두 138회의 전시를 했다고 한다. 개인 및 사설 미술관과 화랑이 많지 않았던 당시 워커힐 미술관은 수준 높은 현대미술 전시를 하는 미술관으로 명성이 높았다. 1984년 개관전은 <60년대 한국현대미술-앵포르멜과 그 주변>이었는데 이것은 처음부터 한국미술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전시를 목표로 한 이 미술관의 성격을 잘 나타내 준다. 원래 워커힐과 앵포르멜 미술은 각별한 인연이 있었다. 워커힐은 1963년에 관광 진흥을 목적으로 정부가 세워 관광공사가 운영하던 호텔이었다. 당시 혁명 주체세력이자 일요화가였던 김종필은 화가 이세득을 통하여 몇몇 화가들에게 재료비를 지원하고 작품을 받아 워커힐에 전시했는데 이 미술작품들은 대부분의 1960년대 전반의 작품들이 제대로 보존이 안 돼 있는 오늘날에는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이 작품들 중 8점은 1973년에 선경 그룹이 인수하면서 선별되어 워커힐 미술관에 옮겨졌다고 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한 움직임을 제대로 다루고자 한 이 개관전의 성공에는 박계희 여사뿐 아니라 한국 현대미술사를 넓은 안목으로 보고자했던 이경성 관장의 역할이 크다고 하겠다.
개관이후에도 워커힐 미술관에서는 아주 다양한 전시들을 열심히 했고 미술애호가들도 미술관이 시내에서 조금 멀기는 했지만 될 수 있는 데로 많은 전시를 보러가려고 노력했다. 섬유 미술뿐 아니라 일러스트레이션, 일본 미술 등, 당시 다른 곳에서는 시도하지 못했던 전시를 했던 이 워커힐 미술관 전시 중 필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는 <아르망전>이었다. 아르망이 직접 와 퍼포먼스를 한 이 전시는 그것을 보러온 학생들과 미술인들 사이에서는 당시 화젯거리였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워커힐 미술관은 매스 콤을 타거나 선전도 많이 하지 않았고 조촐하고 알뜰한 전시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런 점 역시 박계희 여사의 성품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같다.
Christo | Wrapped Floors | 1984 박계희 여사가 타계한지 10년이 지나 다시금 그의 소장품을 살펴보면 박 여사는 어떤 계획 아래 작품을 모았다기보다는 정말 좋아서 산 경우도 있으나, 개인적으로 거절하기 어려워 산 경우도 있는 등, 여러 가지 이유에서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소장품 속에는 다양한 시대와 장르에 걸친 작품들이 있다. 현대미술이 주가 되지만 김홍도, 김정희 작품들을 비롯한 고미술품도 여러 점 소장되어 있어 흥미를 끄는데 그 수집의 경위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학자 임창순의 자문을 받고 구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이경성 초대 관장의 회고에 의하면 1984년 워커힐 미술관이 쉐라톤 워커힐 호텔 의 4층에서 실내 200평, 옥외 360평으로 개관할 당시 이미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워커힐 미술관의 소장품이 모두 이관되어 있는 아트 센터 나비에 있는 기록을 보면 소장품의 수가 모두 약 800점 정도이다. 그 중 245점이 1984년 2월에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작품들은 모두 개관 이전에 개인적으로 구입한 작품들로 보인다. 동양화, 서양화, 서예들도 많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판화이다. 그 후 11점이 85년에 등록되었고 6점이 86년으로 등록되어 있어 한 해에 조금씩 늘려나간 것 같다. 워커힐 미술관은 최종현 회장이 내신 기금 20억에서 나오는 이자로 매년 운영하면서 남는 돈으로 작품들을 사 모았다고 하니 거액을 주고 작품을 살 여유는 그렇게 많지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 소장품의 많은 작품들이 판화인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가장 눈길이 가는 작품들은 조각 작품들이다. 특별히 그가 조각을 좋아했다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으나 데이비드 스미스, 낸시 그레이브스, 안토니 카로, 알렉산더 칼더, 루이즈 네벨슨 같은 기라성 같은 현대 조각가들의 작품들이 박계희 소장품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아르망의 작품 <타버린 첼로>의 경우는 작가가 직접 서울에 와서 현대문명을 풍자하는 의미를 가진, 책을 찢어 박스에 쌓아 넣는 퍼포먼스로 만들어진 작품이었는데, 전시가 끝나고 돌려보낼 때 운송회사의 잘못으로 일부 파손되어 다시 미술관으로 돌려왔다고 한다. 미술관 측은 당황했으나 작가의 이해와 허락아래 그대로 워커힐 소장품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현재 SK 빌딩에 있는 이 작품은 조금이라고 움직이면 더 크게 파손될 위험이 있어 이번 전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회화나 판화 작품의 경우에도 프랭크 스텔라, 주디 파프, 엘즈워스 켈리, 그리고 우리나라 미술가들의 경우 위에 언급한 앵포르멜 작품 이외에 젊은 작가에서부터 원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작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워커힐 미술관은 1997년 박계희 여사가 타계하면서 일단 문을 닫았고 이후 테크놀로지 미술을 중심으로 하는 아트 센터 나비로 탈바꿈하게 되면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 글을 쓰면서 박계희 여사가 남긴 소장품들을 돌아보니 각 작품마다 그의 흔적과 애정이 담뿍 느껴진다. 이번 전시 때문에 워커힐에 몇 번 갈 때마다 미술관의 오프닝 때 늘 뵙던 조그마한 몸매에 겸손하고 단아하며, 흐트러지지 않은 자세의 박계희 여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Claes Oldenburg | Colossal-screw in Landscape | 연대미상 관람 안내1. 관람시간
ㅇ 평일, 주말 및 공휴일 : 10:00 - 18:00
ㅇ 매주 목요일(야간 개관) : 10:00 - 21:00
※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
※ 도슨트 설명시간 : 오전 11시, 오후 3시
2. 관람료
ㅇ 성인, 대학생 : 3,000원(단체 1,500원)
ㅇ 청소년(만13-18세) : 2,000원(단체 1,000원)
ㅇ 어린이(만5-12세) : 1,000원(단체 500원)
※ 단체 : 20인 이상
※ 소마멤버쉽 및 아카데미 회원/ OL-Park 회원 : 단체요금 적용
소마미술관
Tel : 02.410.1066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 88-2
www.somamuseu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