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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내려온 자개의 신화이숙경 | 미술사,미술이론
김유선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 자개는 단순히 매체라기보다는 작가가 시각화하고자 하는 궁극적 진리의 응축이다. 사실 작가는 자개라는 한 매체에 빠져드는 것이 매너리즘이 아닌가 하는 염려를 누구보다 앞서 했다. 그러나, "나의 절실함은 자개였다. 사람들 눈에는 다 같은 자개로 보이겠지만 내겐 핏덩이다"라는 작가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김유선은 스스로 자개 작업의 필연성을 확신한다. 작가는 자신이 감지하고 있는 진리, 비록 숨겨져 있지만 이미 드러난 것이기도 한 이 진리를 보여주기 위해 자개가 선택되었음을 깨닫는다.
하찮은 돌이 조개 껍질에 붙어 인고의 세월을 보낸 후 귀한 진주가 되듯이, 작가는 모든 하찮은 존재들도 눈부신 변신에 다다를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물론 이 변신의 과정은 쉽지 않다. 좁은 틈, 텅 빈 복도, 좁은 계단을 통과한 후에야 보이는 그의 작품들처럼, 우리가 찾는 아름다움과 진리는 가장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가장 깊은 절망 이후의 시간에야 찾아지는 숨은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뜻하지 않은 공간과 무의미해 보이는 시간을 내내 비춰주는 푸른빛처럼, 열림에의 계시는 언제나, 이미, 존재한다. 빛은 물성이 해체되고 자아가 사라진 자리에서 비존재로 존재를 대체하기에, 모든 것을 비워낸 이후에야 비로소 우리는 그 자리를 채우는 빛의 존재를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갤러리 디자이너 ZOO는 9월의 전시로 김유선 展을 기획하였습니다. 전통 자개공예 기법을 독학으로 10여 년간 몰두하여 작업을 해 왔으며 자개를 주제로 신비로운 색감과 깊이를 알 수 없는 공간감을 작품 속에 표현하는 김유선 작가의 작품은 잘게 조각 내어진 자개를 원형이나 사각형의 패널에 규칙적으로 붙임으로써 현대와 전통을 동시에 느낄 수 있습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체어 전시장을 겸한 디자이너 ZOO에서의 이번 전시를 위하여 작가는 기존의 평면작업 외에 테이블, 반구형 입체작품 등을 새롭게 작업하였습니다.
아트 스타펀드 50인에 속해 있고 평창동 가나 아뜰리에의 입주 작가이며,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극중 전시회에 나왔던 작품의 실제작가로 화제가 되기도 한 김유선 작가의 이번 작품 전시는 한국적이고 정적인 분위기와 모던한 분위기의 조화로움으로 인해 매우 친근하게 다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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