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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쿠스 뤼페르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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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내면세계를 대변하는 거친 붓 터치와 강렬한 색채, 구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독특한 화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였으며, 오늘날 독일의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주며 현재 동세대의 독일 작가 중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작가이다.
마르쿠스 뤼페르츠Markus Lupertz)(1941~)와 전후 독일 신표현주의 미술



이민영 | 필립강갤러리 큐레이터



마르쿠스 뤼페르츠는 1941년 독일의 사회주의 체제하에 놓여있던 Reichenberg(지금의 체코)에서 태어났으며 2차 세계대전 직후 가족과 함께 서독으로 망명하였다. 1961년 서독의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를 졸업하였으며 독일의 사회주의 체제와 서독의 자유주의, 경제적 급성장물결을 모두 경험한 독일의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민감했던 세대라 할 수 있다.

대학 졸업 후 베를린에 정착한 뤼페르츠는 1960년대 당시 회화의 큰 주류를 이루던 미국의 추상표현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회화의 ‘추상화 주의’에 반대하며 ‘회화를 위한 회화, 열광(dithymbischen) 적 회화’ 라는 슬로건과 함께 회화의 참된 본질을 찾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강렬한, 감정적 주관성을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인물형상과 같은 단순한 모티브를 구상 요소로 캔버스 위에 재현하였다.




이후, 뤼페르츠는 구상과 추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자신만의 작업 스타일을 추구해 나간다. 뤼페르츠가 작가의 내면적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형상성을 채택하고 회화성의 부활을 꾀하는 것으로 요약되는 신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라 여겨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구상과 추상의 교차지점에서 생성해내는 이러한 이미지들은 그의 작품세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이미지들은 자신이 겪었던 경험과 기억의 잔재로서 캔버스 위에서 거친 붓 터치로 강렬하게 표현된다. 그의 그림은 당연 자신이 경험한 독일의 특수한 역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역사적 이야기를 상징하는 여러 심볼을 사용하여 (군모, 깃발..) 이미지의 다양한 차용과 인용의 미학을 보여주는 ‘암시적인 회화’를 제시한다. 또한, 그는 과거 문화유산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애착으로 1980년 대 초기에는 역사화의 거장들의 작품(특히 Poussin, Corot)이나 고전 문학에서 영감 받은 이미지들을 작품 속에서 보여주었다. 이는 다양한 여러 이미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재현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미술의 한 현상으로서 그가 미술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역이었음을 말해준다.



내 작품의 오리진 (origin)은 모든 예술작품이다. -뤼페르츠


또한, 뤼페르츠는 캔버스 틀까지 작품의 영역을 확장시켜 공간과 평면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회화의 근원적 문제에 의문을 제시한다. 이는 미술을 구성하는 기본요소 자체에 대한 물음을 해결해 가는 모더니즘 미학의 원리에 대한 그의 연구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즉, 뤼페르츠는 모더니즘의 끝자락에서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작품들은 1977년 이후로 가면서는 점차 터치와 형태의 해체를 거치며 추상화 되어가는 경향을 보이며, 2000년대 이후의 작업에서는 이중구조로 된 화면과 일부 사실적 형태를 암시하는 선만 드러난 더욱 추상화된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Georg Baselitz, Jorg Immendorff, Anselm Kiefer, A.R Penck 와 함께 독일의 신표현주의의 선두주자로서 여겨지는 마르쿠스 뤼페르츠는 1988년부터 자신의 모교,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학장으로 재직하며 여러 국제적인 전시회와 함께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는 오늘날 독일의 젊은 세대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과 영감을 주고 있는 현재 동세대의 독일 작가 중 가장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또한, 1980년도 이후에는 회화뿐만 아니라 그의 활동무대를 조각가, 극장의 무대 디자이너, 시인, 재즈 피아니스트로 넓혀가며 더욱 폭넓은 예술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 개인의 삶에 대한 끝없는 갈망과 성찰은 개인의 역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며 더 나아가 자신이 속한 문화권의 역사로 이어진다. 이들의 역사적 현실은 주로 분단, 파괴, 분열이라는 부정적인 것들로서 작가의 내면세계는 불안, 긴장, 대항으로서 표현되었다. 즉, 이들의 예술세계는 이들이 처한 현실에 대한 비판정신의 뒷받침 속에서 형성되었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이들의 전위주의적 성격은 당시 미술의 중심을 이루고 있던,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에 반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들 젊은 작가들에게 이러한 모더니즘 미술은 절제주의와 냉정함을 앞세워 형식만을 강조하며 관념적인, 따라서 모호하고 지적이기만 한 추상미술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들은 의식의 해방, 자유로운 감성의 부활을 주창하며, 그동안 모더니즘의 전통 속에서 거의 무시되어 왔던 이미지와 표현성을 회복하고 구체적인 형상을 미술의 핵심적인 요소로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방법적으로 이들은 거대한 화면을 주로 이용하여 자유분방한 표현과 원색적인 색채구사, 거친 붓 터치와 같은 모더니즘 시대에는 금기시되었던 기법들을 그것이 어떠한 매체이든지간에, 과감하게 사용하며 과거의 고전적 미술양식으로부터 (신화 속 주제, 고전 문학, 역사화에서의 형상을 재현하는 작업), 심지어, 모더니스트들에게서 전수받은 개념적, 혹은 추상적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양식을 차용하고, 혼합시키는 양식상의 절충주의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표현주의 미술을 하나의 내용과 형식으로 일반화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작가에 따라 그 표현 방식이 다원화되어 보이고 있다는 점과 여러 곳에서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캔버스위에 보여준다는 점은 다원주의가 포스트모더니즘의 중요 개념의 하나인 점을 고려할 때, 신표현주의는 모더니즘에서 포스트모더니즘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예술운동이라 할 수 있다.

격렬하고 감정적이며, 어렵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이 새로운 형상회화의 움직임은 1960년대 바젤리츠, 뤼페르츠를 시작으로 1970년대 임멘도르프, 키퍼, 펭크의 합류와 함께 신표현주의라는 새로운 거대한 형상회화의 조류를 형성합니다. 루체른의 ‘베를린 격정파展’, 런던의 ‘회화의 새로운 정신展’, 베를린의 ‘시대정신展’을 통하여 국제적 예술 움직임으로 빠르게 전개되며, 이태리의 ‘트랜스 아방가르드’, 프랑스의 ‘자유구상’주의의 탄생과 함께, 유럽지역을 중심으로 하여 동시 발생적으로 국제적으로 퍼져나간다.





또한 상당수의 신표현주의 젊은 작가들은 도권 미술시장의 스타군단으로 새롭게 떠오르며 1980년대 미술시장이 폭발적인 호황을 누리는데 그 일조를 담당하였다. 독일 주간지 <디 자이트>의 비평가인 페트라 킵호프가 '오늘날 독일미술의 현상은 독일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논평한 바 있듯이, 신표현주의의 국제적인 성공의 배후에는 전문적인 미술프로모터들이 있었다. 런던, 베를린 등에서의 몇몇 커다란 전시회들을 통해 작가들은 그룹을 형성하여 국제무대에 데뷔했으며, 이탈리아, 뉴욕의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화랑단체 및 화상들이 그들의 일을 맡아 처리해주었으며, 순회전시를 가지게 했습니다. 이 스타군단은 화랑, 미술관, 또한, 여태까지 독일의 예술작품이라고는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던 아카데미즘적인 개인컬렉션에까지 침투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그들의 폭발적인 인기는 1980년대에 신표현주의 물결이 국제 미술계를 장악하며 미술을 표현주의화로 평준화 시켰던 것은 아니었는지 하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그러나 그들이 모더니즘의 폐쇄성 속에서 실종되었던 듯 보였던 작가의 정신적인, 감성적 표현성의 자유를 되찾았다는 점은 미술사에 있어 중요한 의의다.






필립강갤러리
02.517.9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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